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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스택스 - 'Buffet' Mixtape
이병주 작성 | 2017-03-11 18:2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32 | 스크랩스크랩 | 67,139 View

Artist: 빌스택스(Bill Stax)
Album: 'Buffet' Mixtape
Released: 2017-03-03
Rating:
Rating (2020) :
Reviewer: 이병주









십수 년을 활동해온 아티스트가 줄곧 사용해온 이름을 바꾼다는 것이 엄청난 결심인 건 분명하다. 예전에 선보였던 음악과 다른 음악을 하겠다는 선언적인 의미로 본다 하더라도, 그 주체가 이미 계속해서 발전적인 변화를 보여준 바스코(Vasco)란 점에서 다소 당혹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2년 전 발표했던 정규 앨범 [Code Name : 211]에서 트랩 뮤직을 선보이기도 했고, 저스트 뮤직 합류, [쇼미더머니] 출연 등, 다양한 범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그에게 일어난 변화가 응축된 결과라고 보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더 나아가 이번 믹스테입(Mixtape)은 빌스택스(Bill Stax)로서 의도한 변화가 어떤 것인지를 아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돈 세는 기계의 소리로만 채운 인트로를 통해 포문을 여는 이 앨범은 자기과시, 돈과 여자라는 아주 익숙한 키워드들을 바탕에 두고 있다. 그러나 앨범의 핵심적인 부분은 이 같은 내용보다 랩 퍼포먼스다. 거칠고 강렬하게 뿜어내던 그의 랩은 점점 리듬감을 녹여내는 동시에 더 차분하고 정돈된 형태로 변했으며, 앨범 내 일부 곡에서는 클라우드 랩에 가까운 모습까지 보인다. 게다가 감각적인 라임 배치와 여유로운 플로우 구성은 마치 막 데뷔한 괴물 같은 스무 살의 래퍼처럼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하여 아직 활동 중인 이들이 최근에 들려주는 처참한 수준의 랩과 음악을 떠올려보면 이는 더욱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의 이야기들이 많은 부분 내밀하고 개인적인 경험에 닿아 있거나 운전과 요리 등에 빗댄 표현들로 고유의 바이브를 만들고 있지만, 특별한 통찰이나 의미 있는 시선을 담아내는 류와는 거리가 있다. 그렇다 보니, 가사 내용 자체가 만들어내는 쾌감이 부족하단 점은 아무래도 아쉬운 부분이다. 곡에서 후렴의 비중이 매우 큰 부분이라든지 가사 전반에 걸쳐 단순하고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영어의 활용은 그런 아쉬움을 가중시킨다. 그럼에도 빌스택스가 훌륭한 랩을 흔들림 없이 선보이는 사이 등장하는 참여 진 역시 앨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번에 흐름과 분위기를 바꿔 놓는 천재노창이나 꽉 찬 딜리버리를 선보이는 화지 등, 피처링 진의 선정과 배치에도 성공한 셈이다.

 

프로덕션 역시 대단하다. 흥미로운 부분은 앨범의 비트에 대해서도 랩에서 한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반복해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트 대부분을 책임진 제이키드먼(Jay Kidman)은 이미 어느 정도 조명을 받아왔음에도 여전히 실력에 비해 과소평가된 프로듀서라고 할 수 있다. 항상 작업 시점을 기준으로 미국 메인스트림 힙합의 트렌드를 완연하게 재현해냈는데, 이번 앨범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복잡한 레이어링 대신 날 선 메인 음원을 중심으로 미니멀하게 구성한 비트가 아주 매끄럽다. 게다가 모든 소리를 동원해 세심히 연출한 리듬부가 돋보이며, 무겁고 음울한 분위기를 바탕에 깔아 빌스택스의 랩과 훌륭한 짝을 이룬다. 특히, 앨범 전반부에서 비트의 기여도는 상당하다.

 

독특하고 분명한 캐릭터와 부족함 없는 디스코그래피를 가지고 있던 그는 지금껏 씬의 대표적인 뮤지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해왔지만, 그렇다고 최고의 래퍼로 거론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많은 이가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게으름에 허우적거리다 도태되어 갈 때 그는 쉼 없이 달리며 진화하고 증명해왔다. 분노가 여유로 바뀌었고, 랩과 프로덕션은 더욱 탄탄해지고 섹시해졌다. 이미 지금까지 성취만으로도 한국 힙합 씬 안에서 의미 있는 인물이지만, 이번 앨범은 그가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약하려는 강렬한 신호탄과도 같다는 점에서 더 인상적이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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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 The Neptunes
    1. The Neptunes (2017-03-11 20:56:59 / 114.204.202.***)

      추천 7 | 비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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