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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O - ㅂㅂ
남성훈 작성 | 2017-03-27 18:0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9 | 스크랩스크랩 | 36,253 View

Artist: TFO
Album: ㅂㅂ
Released: 2017-03-22
Rating:
Rating (2020) :
Reviewer: 남성훈









랩퍼 B.A.C와 프로듀서 사일러밤(Sylarbomb)의 팀 TFO(티에프오) 5년 전인 2012, EP [9; The Fine Number]와 함께 등장했다. 이후 2013년 믹스테입 [PTSM], 그리고 다음 해 동명 타이틀의 첫 정규앨범을 발표하며 꾸준히 고유한 색채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프로덕션과 랩을 포함한 팀의 컨셉트가 한국 힙합 청자들에게 대안적 선택지가 될만했다. [PTSM]이후 2년이 넘는 시간 끝에 발표한 정규 2[ㅂㅂ] 역시 이 같은 팀의 색이 덧칠되어 기대한 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귀를 사로잡는 건 사일러밤의 프로덕션이다. 첫 트랙 "원뿔"에서부터 곡의 직선적인 진행과는 한참 거리를 둔다. 그는 우선 낮게 깔리는 무드로 과감하게 깊이감을 주고 그 안을 다양한 사운드의 종잡기 어려운 조합으로 채워나간다. 이런 식으로 잘 설계된 공간감을 형성하는 비트는 굉장히 입체적이다. 특히, 이번엔 전작에서 감지된 다소 늘어지는 구간마저 없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이다. 전보다 확실히 명료하게 다듬어진 사운드와 치밀한 연출로 짜인 변주 덕분이다. 이처럼 프로덕션의 견고함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이의 집중을 끌어내는 힘은 근래 만나 본 앨범 중 발군이다.

 

앨범 단위로 담아내려는 메시지 역시 기존의 방향성을 고수하는 동시에 변화를 준 것이 엿보인다. 팀의 색채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꽤 큰 방향전환으로 읽히기도 한다. 한국힙합을 향한 조롱과 혐오를 섞으면서 나름대로 코믹함과 서늘함을 함께 녹여낸 전작의 가사는 스스로와 대상을 철저히 분리한 거리감에 기반을 두었다. 하지만 [ㅂㅂ]에서는 그 결이 완전히 다르며, 대상과 거리도 좁아졌다.

 

대표적으로 빠짐같은 곡에서 보이는 조롱은 이전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날이 서 있어 블랙코미디적인 측면이 줄어들었다. 혐오의 정서 역시 대상을 비웃으며 모호하게 관조하는 것에서 적극적으로 상대적 우월함을 과시하는 쪽으로 변화했는데, 중반 이후 백백교”, “”, “ㅂㅂ등의 가사에서 본격적으로 도드라진다. 변화 자체는 흥미롭다. 그러나 문제는 적극적인 가치 전복적 메시지와 앨범 내 퍼포먼스가 주는 감흥 사이에 큰 어그러짐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메인 랩퍼인 B.A.C를 포함하여 참여 랩퍼 중 즉각적으로 기술적인 쾌감을 주는 실력을 지녔거나 주목할만한 스타일을 지닌 이는 찾기 어렵다. 랩이 사운드적으로 기능하며 비트와 어우러지는 구간은 훌륭하고, 프로덕션과 랩핑, 그리고 메시지가 차지게 엮인 “Gold” 같은 곡도 있지만, 대부분 구간에서 랩 자체가 주는 쾌감은 부족하다. 플로우 설계, 그루브, 가사의 밀도 등에서 어설픈 모습을 간간이 발견할 수 있다.

 

이는 B.A.C가 하나의 컨셉트 안에서 흐름을 이어가는 곡들보다 여러 명이 랩을 나눈 후반부 단체 곡에서 유독 확연해진다. [PTSM]에서는 가사와 어우러짐이 어색하지 않고 프로덕션과 이물감이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하여 그럴듯하게 상쇄되기도 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명확한 공격성과 전복적 태도를 적극적으로 내비치는 [ㅂㅂ] 속 구간에서는 고스란히 약점으로 남는다. 가사가 의도한 감흥을 제대로 만들고 설득력을 획득하려면, 적어도 대상으로 삼는 집단 속 상위 랩퍼들보다는 우위의 실력을 보여줘야 함에도 평범한 퍼포먼스로 그친 탓이다

 

결과적으로 TFO는 고유한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보다 견고한 짜임새와 눈에 띄는 변화가 담긴 앨범을 내놓았다. TFO가 지닌 신선함을 환기하고 높은 집중도를 유지하면서 중량감을 더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프로덕션과 랩의 완성도 사이에 불균형이 전작보다 도드라지는 아쉬움은 남지만, [ㅂㅂ]가 꾸준히 앨범 단위 결과물을 통해 활동을 이어가는 TFO의 존재감을 높인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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