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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싱어의 전성시대 2부: 오토튠, 랩과 노래를 잇다
강일권 작성 | 2017-04-12 00:49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0 | 스크랩스크랩 | 24,367 View



: 강일권

 


힙합 그룹 푸지스(Fugees)의 멤버로 활동할 때부터 랩과 노래, 양쪽에서 탁월한 재능을 과시한 로린 힐(Lauryn Hill)1998년에 발표한 솔로 앨범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로 판을 뒤흔든다. 모든 벌스(Verse)가 랩으로 된 곡은 단 두 곡뿐이었으며, 노래와 병행한 벌스를 포함하더라도 랩이 차지하는 지분은 미미했으나 본작은 엄연히 알앤비와 동시에 힙합으로도 분류됐다. 샘플링과 루핑에 기반한 프로덕션은 물론, 사회, 정치적인 부분에 시선을 들이댄 가사가 랩퍼로 대변되던 힙합 뮤지션의 음악과 일맥상통했기 때문이다. 수록곡 중 “Everything Is Everything”의 두 번째 벌스에선 당시로선 드물게 랩과 노래가 두 번에 걸쳐 교차되는 부분이 등장하기도 한다. 랩과 힙합을 보컬 형식과 프로덕션으로 어느 정도 구분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사실 로린 힐보다 1년 앞서서 노래로 된 힙합 앨범을 발표한 아티스트가 있긴 했다. 마스타 에이스(Masta Ace)가 이끌던 그룹 마스타 에이스 인코포레이티드(Masta Ace Incorporated)의 멤버였던 싱어송라이터 르샤이(Leschea). 로린 힐과 마찬가지로 출신과 활동 무대부터 힙합이었던 그녀의 앨범은 붐뱁(Boom-Bap) 프로덕션과 노래, 그리고 랩퍼들과 비슷한 세계관의 가사가 결합하여 힙합 소울과 차별화했지만, 인지도가 약했던 탓인지 기존의 힙합 소울 카테고리에 머물렀다.



 


처음부터 랩퍼임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만 차치한다면, 로린 힐처럼 랩과 노래를 동시에 구사하며 성공한 아티스트가 한 명 더 있긴 하다. 바로 미씨 엘리엇(Missy Elliott)이다. 팀발랜드(Timbaland)의 지원 아래 랩퍼로 데뷔했던 그녀는 첫 앨범에서부터 노래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첫 싱글인 "The Rain (Supa Dupa Fly)"은 랩이었지만, 이어진 "Sock It 2 Me", "Beep Me 911", "Hit Em wit da Hee" 등의 싱글은 랩과 노래의 비중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후자가 더 클 정도였다. 미씨는 로린 힐의 앨범 이후 ‘99년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 [Da Real World]에서 더욱 본격적으로 보컬리스트로서 면모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런 로린 힐과 미씨 엘리엇도 랩과 노래를 분리하여 구사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랩 싱어의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현재 유행하는 스타일의 시초를 따지자면, 앞서 언급한 도미노와 코케인이라 할만하며, 전신에 가까운 영역을 구축한 건 본 떡스 앤 하모니를 거쳐 로린 힐과 미씨 이후에 등장한 오토튠 과학자에이콘(Akon), 그리고 오토튠 마법사-페인(T-Pain)이었다. 에이콘이 음정 보정 프로그램인 오토튠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사용하여 보컬 스타일의 새로운 활로를 열었다면, 그가 발굴한 티-페인은 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전례 없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특히, 티페인이 디제이 스크류(DJ Screw)가 창조한 혁신적인 작법인 '챱드 앤 스크류드(Chopped and Screwed/보컬을 길게 늘여서 변형시키는 것)'를 보컬에 접목하여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낸 “Chopped N Skrewed“는 파격 그 자체였다. 또한, 흥미로운 건 이들의 포지션이 ‘90년대의 갱스터 싱어들과 비슷했다는 사실이다. 알앤비보다 힙합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이 먼저였고, 보컬을 구사하는 방식이나 어레인지 면에서 기성 알앤비 스타일과 달랐기 때문이다. 다만, 두 아티스트는 연인 간의 사랑을 비롯한 보다 보편적인 주제를 주로 노래했고, 상업적인 성공도 거머쥐었다. 이들이 구축한 보컬 스타일은 힙합과 알앤비 양쪽에 한 획을 긋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데 에이콘과 티-페인 역시 (이전에 랩을 했던 적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컬리스트였다는 점에서 노래도 하는 랩퍼인 랩 싱어는 아니었다. 그 본격적인 시작은 바로 릴 웨인(Lil Wayne)부터다.

 

웨인은 두 아티스트가 유행시킨 오토튠을 활용하여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멜로딕 랩핑을 구사했다. 대히트 싱글 "Lollipop"이 대표적이다. 본 떡스 앤 하모니보다는 멜로디의 부각이 덜했고, 에이콘이나 티페인보다는 확실히 랩에 가까웠다. 분명히 음정은 엉망이고 되는대로 대충 읊조리는 듯한데, 중독적인 멜로디 라인이 형성되고, 그것이 오토튠 사운드와 만나 오묘한 감흥을 불러일으켰다. 일례로 더 게임(The Game)2008년에 발표한 “My Life”에서의 후렴구를 들어보라. 그야말로 독보적인 스타일이었다. "Lollipop"이 수록된 [Tha Carter III]의 대성공 이후, 웨인은 노래하듯 랩스타일의 비중을 늘려갔고, 많은 랩퍼들이 그를 후렴구에 초빙하고 싶어했다. 물론, 보컬리스트로서의 과욕이 넘친 탓에 [Rebirth] 같은 괴작을 내기도 했지만, 웨인이 랩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던 건 분명하다.



 


한편, 프로듀서이자 랩퍼 칸예 웨스트(Kanye West)는 웨인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그해, 오토튠 보컬로 완전 무장한 앨범 [808s & Heartbreak]를 내놓았다. 어머니 돈다 웨스트(Donda West)를 잃은 슬픔 속에서 탄생한 이 앨범에서 칸예는 릴 웨인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오토튠을 활용하며 노래를 부각했다. 특히, 웨인이 철저하게 힙합 프로덕션 위에서 랩 스타일의 일환으로 사용한 경우라면, 칸예는 장르의 확장과 의도한 무드에 맞춰서 사용한 경우였다. 실제로 그는 노래하는 데에 매우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그러므로 엄밀히 따지자면, [808s & Heartbreak]에서의 칸예와 오늘날 랩 싱어 사이의 고리는 다소 느슨하지만, 랩과 노래의 만남을 본격화하는 데 일조한 건 사실이다. 비로소 랩퍼가 직접 노래를 껴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같은 흐름을 등에 업고 등장하여 선풍을 일으킨 아티스트가 바로 드레이크(Drake).

 

3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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