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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케이 - 그린웨이브
남성훈 작성 | 2017-05-01 20:03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2 | 스크랩스크랩 | 42,025 View

Artist: 더블케이(Double K)
Album: 그린웨이브
Released: 2017-04-23
Rating:
Reviewer: 남성훈









등장한 지 15년이 넘은 더블케이(Double K)는 데뷔 후 지금까지 과소평가와 과대평가 사이 어딘가에서 표류하고 있는듯한 랩퍼다. 2000년대 초반 힙합 음악을 대중에게 주입하는데 큰 역할을 한 크루인 무브먼트(Movement) 안에서도 특유의 쏘아붙이는 랩 스타일로 기대를 모았던 그였다. 다이나믹 듀오의 2004년작 [Taxi Driver]에 실린 “Pride” 같은 곡에서는 인트로 랩으로 앨범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가져갈 정도였다. 하지만 같은 해 발표한 데뷔작 [Positive Mind]는 어정쩡한 컨셉트와 프로덕션, 그리고 별다를 것 없는 가사 때문에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무려 6년만에 발표한 [Ink Music]도 이전보다는 그의 실력에 걸맞은 작품이었지만, 기존의 명성을 생각했을 때 체면치레를 했다는 것 이상의 평가를 하기는 어려운 앨범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전히 그에 대한 평가는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엇갈리기 마련이다. 어쨌든 정규 결과물로는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그가 7년 만에 [그린웨이브, Green Wave]를 발표했다.

 

우선 시선을 잡아 끄는 것은 더블케이의 경력을 그대로 반영한 듯한 참여 진이다. 무브먼트 크루에서 함께했던 타이거JK, 도끼는 물론, 코홀트(Cohort)의 비프리(B-Free), 오케이션(Okasian), 그리고 식케이(Sik-K), 저스디스(Justhis)를 아우르는 신진세력까지 포진해있다. 보컬은 박재범, 서인국, 이민우가 참여해 대중적인 접점까지 배치했다. 일단 한국 힙합에 관심을 가진 청자 거의 대부분에게 듣는 재미는 충분히 제공할만한 앨범이다. 최근 주가를 높여가는 그루비룸(Groovyroom)을 비롯하여 다수의 프로듀서가 제공한 비트 역시 산만함을 가중하던 전작에 비하면 훨씬 정돈되어 있고, 대부분 트랙의 테마에 걸맞은 세련된 무드로 편안한 감상을 돕는다.

 

아쉬운 부분이 도드라지는 것은 가장 핵심적인 감상의 포인트라 할 수 있는 더블케이의 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더블케이의 랩은 여전하다.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며 만들어내는 플로우 위에 라이밍을 구성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자칫 감상이 피곤해질 수 있는 이런 스타일을 무리 없이 이끌어가는 특유의 톤 처리가 발군이다. 하지만 더블케이의 다양한 면을 그려내려 한 가사는 많은 부분 일차원적이고, 유려하게 랩을 하고 있다는 효과만 줄 뿐, 이야기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영어 랩 가사는 불필요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귀를 잡아 끌거나 기억에 남는 라인도 찾기 어렵다 보니 랩을 뱉는 그의 천부적인 재능은 이번에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채 소진되고 만다. 무엇보다 [그린웨이브]에서 모든 참여 랩퍼에게 하이라이트를 뺏기는 상황은 더블케이에게 또 다른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각각 오케이션, 도끼, 비프리가 참여한 “Birthday”, “OMG”, “Night Time”이 이어지는 구간에서 도드라지는데, 결과적으로 7년만의 정규앨범에서 충분히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기에 영리한 섭외로 보이지 않는다.

 

물론, 배틀랩퍼로서의 매력을 듬뿍 담아낸 “Eat”“Breaking Bad” 같은 트랙이 주는 감흥은 상당하다. 특히, “Breaking Bad”에서 점점 피치를 올려가는 뛰어난 랩 운용을 통해 힙합 씬 전체를 언급하며,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모습은 더블케이가 대체불가능의 랩퍼임을 다시금 보여준다. [그린웨이브]는 더블케이가 보여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이 각 트랙마다 담겨있고, 충분히 즐길만한 힙합 앨범이지만, 분명 아쉬움이 크다. 그 아쉬움이 더블케이의 랩이 지닌 순간적인 힘에서 기인하는 것은 흥미롭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가 데뷔하던 때부터 있었던 것이고, 지금에 와서는 더블케이에게서 이 이상의 가치를 가진 앨범을 기대하는 것이 온당한가?’라는 의문에 다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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