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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 Mensa - The Autobiography
조성민 작성 | 2017-08-13 00:15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23,869 View

Artist: Vic Mensa
Album: The Autobiography
Released: 2017-07-28
Rating:
Reviewer: 조성민









[The Autobiography]
는 빅 멘사(Vic Mensa)가 씬에 발을 들인 후, 4년 만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이다. 인상 깊은 EP 몇 장을 내놨지만, 디스코그래피는 비교적 약소하다. 특히, 요즘은 음악이 빠르게 소비되고 세력 변동이 지나치게 유동적이면서 아티스트의 작업량을 미덕 이상으로 취급하는 시대다. 여전히 신진 세력으로 분류되는 랩퍼임을 감안하면 멘사가 남긴 발자취는 크지 않은 편. 일례로, 고등학교 동문이자 데뷔 시기도 비슷했던 챈스 더 랩퍼(Chance The Rapper)는 이미 만개한 숙련도를 선보인 결과물을 내놓았다.

 

멘사에게는 부담감이 느껴질 법한 상황이다. 하지만 본작을 듣고 나면,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흘러간 공백이 어느 정도 의도했다는 인상을 준다. 과거 [Innanetape] [There’s Alot Going On], 그리고 소수의 싱글을 통해 여러 차례 시도한 폭넓은 프로덕션 운용이 좀 더 완숙미를 갖춘 형태로 담겼기 때문이다. 멘사의 탈 장르적 취향과 프로덕션에 대한 고집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만큼 프로덕션은 이번 앨범의 강점이다.

 

하나의 뚜렷한 사운드 컨셉트가 존재한다기보다 각 트랙의 색깔을 확대하고 감상 포인트를 살린 식이다. 사용한 악기와 작법, 보컬 양식에서 차이를 보일지언정 대중성을 가미했다. 멘사의 마음에 있던 모든 음악적 시도들이 원 없이 감행된 느낌이랄까. 그의 열망을 잘 표출하면서도 너무 모나지 않도록 적절한 조율이 돋보인다. 그리고 이는 앨범의 총괄 프로듀서 노 아이디(No I.D.) 덕이다. 베테랑 프로듀서의 지휘아래 각 곡은 성격과 의도에 맞게끔 기획됐다. 여러모로 [B.o.B Presents: The Adventures of Bobby Ray](비오비의 정규 1)에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초창기적 음악이 연상되는 소울 샘플링 기법과 차갑게 떨어지는 신스 베이스, 트랩 바이브, 락 스피릿을 몇 스푼씩 버무린 느낌이다.

    

주목해야 할 곡들은 초반부에 많이 포진한 편이다. 언제 들어도 매료되는 다론도(Darondo)의 저명한 소울 넘버를 샘플링한 “Didn’t I (Say I Didn’t)”를 시작으로, “Memories on 47th St.”를 거쳐 “Rollin’ Like A Stoner”로 이어지는 구간은 프로덕션도 돋보이지만, 서사적으로도 매우 견고하다. ‘자서전이라는 앨범 타이틀에 기반한 컨셉트를 철저히 지키면서 자기소개자기과시를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배합해냈다. 이 밖에 친구의 죽음을 추모하는 “Heaven on Earth”와 시카고에서 벌어지는 갱 폭력을 묘사한 “Down For Some Ignorance”, 과거 겪은 우울증과 마약 중독을 이야기하는 “Wings”도 현재 빅 멘사가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겪었는지 잘 나타내는 곡들이다. 여기에 보너스 트랙으로 자리한 “OMG”는 본작이 앞서 필요로 했던 강력한 뱅어 역할을 한다.

 

멘사의 랩은 대체로 기복 없이 준수한 편이다. 특정한 부분에서 더욱 빛나는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내거나 클러치 능력을 겸비한 랩이라 할 순 없지만, 목소리 톤도 부담 없이 듣기 좋고 느릿하게 정박에 떨어뜨릴 때 나오는 여유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다. 보컬 능력 또한 듣기 적당한 수준이다. 다만, 그의 가사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단순하고 유치한 언어 유희와 표현법이 그가 써낸 펀치 라인 중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비록 그 수준이 릴 야티(Lil Yachty)처럼 형용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참담한 것은 아니지만, 진실성을 어필하며 감정을 한껏 고조시키는 스토리텔링 트랙과 러브 송에서는 부정적인 효과가 난다. 멘사 수준의 랩퍼라면, 이 정도보다는 나아야 했을 부분이 군데군데 확연하다.

 

결과적으로 [The Autobiography]는 오랜만에 보는 재기 넘치는 앨범이다. 멘사 스스로 주체 못 하는 끼와 다재다능함이 담겼다. 더불어 더 나아질 여지도 제시한다. 그는 분명 준수한 아티스트지만, 로직(Logic)만큼 진한 페이소스나 제이 콜(J. Cole) 수준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으며, 빅 션(Big Sean)만한 클러치 메이커도 아니다. 멘사는 모든 면에서 적당히 준수한 현재 본인의 능력을 좀 더 갈고 닦아서 개성을 뚜렷이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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