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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au - Thekamau-Cassette: Urth Gold
강일권 작성 | 2017-10-08 21:2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1 | 스크랩스크랩 | 21,925 View

Artist: Kamau
Album: Thekamau-Cassette: Urth Gold
Released: 2017-09-12
Rating:
Reviewer: 강일권









탈힙합화가 덜 진행된 2000년대 초반의 안드레 쓰리싸운전드(Andre 3000)가 솔로 앨범을 냈다면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 브루클린 출신의 랩퍼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카마우(Kamau)의 새 앨범엔 그만큼 예사롭지 않은 얼터너티브 블랙뮤직이 담겼다. 그의 음색과 보컬 스타일마저 안드레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안드레는 카마우에게 큰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다만, 점점 블랙홀을 향해 나아가던 안드레와 달리 카마우는 아직 블랙뮤직 안에 있다.

 

대뜸 안드레 쓰리싸우전드의 이야기부터 꺼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카마우가 카피캣이란 소린 아니다. 보통 다른 아티스트와의 비교는 부정적인 평가 요소로 거론되지만, 적어도 카마우에게 만큼은 그렇지 않다. 신선하기 때문이다. 카마우가 안드레의 “Hey Ya”를 커버한 결과물은 좋은 예다. 특정 아티스트에게 받은 영향을 자기화하여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신예와 그저 카피캣의 영역 안에 갇힌 신인 사이의 극명한 차이를 체감할 수 있다.   

 

또한, “Hey Ya” 커버가 그 예고편이라면, [Thekamau-Cassette: Urth Gold]는 본편이다. 일단 오늘날 등장하는 많은 힙합/알앤비 신예의 앨범이 그렇듯이 본작 역시 여러 장르의 혼종이다. PBR&B, 클라우드 랩, 트랩 뮤직, , 일렉트로닉이 당연한 수순처럼 결합되었고, 다소 미니멀한 구성과 침잠된 무드가 주를 이룬다. 여기서부터 절묘하다. 이 흔한 구성 안에서 전혀 흔하지 않은 음악이 튀어나왔다. 카마우를 비롯한 노 와일드(No Wyld), 매프 유(MaffYuu), 서킨(Surkin), 엑스무어 엠퍼러(Exmoor Emperor) 등등, 생소한 이름의 프로덕션 진 덕이다.

 

전반적으로 변칙적인 진행이나 과감한 실험보다 멜로디와 어레인지 등, 세부적인 면에서의 치밀함이 돋보인다. 같은 장르를 섞어도 아티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밀도와 감흥이 달라진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다. 특히, 카마우의 색깔 진한 랩과 노래는 들을수록 빨려 들어간다. 역동적이거나 내달리는 비트에 바짝 붙어서 카랑카랑하게 랩을 쏟아붓다가도 순식간에 노래를 통해 기가막힌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 -싱잉, 노래 사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는 꽤 있지만, 이처럼 자유분방하고 단 한 곡 안에서도 탁월한 유기적 관계를 맺는 경우는 드물다. 시인 못지않은 은유의 가사도 빼놓을 수 없다. 스포큰 워드에도 능한 카마우는 연인과의 사랑과 사회 이슈에 초점을 맞춘 주제를 시적으로 풀어놓는 한편, 몇몇 곡에선 색을 나타내는 제목과 영상을 통해 효과적으로 이미지화한다.

 

소극적으로 깔린 808드럼 비트 위로 레이드-(Laid-Back)하게 놓인 건반과 신스가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Cŭnărí”, 아웃캐스트(Outkast)[Stankonia]를 위해 만들어진 곡이라 해도 믿을만한 일렉트로 합 트랙 “Mŭrín”, 트렌드와 ‘90년대 알앤비의 뭉클한 감성이 절묘하게 맞물린 “Mĭnt”, 엄숙한 무드와 여백의 맛이 살아있는 얼터너티브 알앤비 “Bŭrgŭndí”, 멜로디, 악기 구성, 보컬 어레인지, 편곡, 모든 부분에서 가장 꽉 차 있다는 느낌을 주는 “Hāzĭl”, 이전부터 그의 음악에서 도드라졌던 아프리카 토속 음악의 복리듬과 재즈, 힙합이 결합한 “Gōld” 등등, 탁월한 곡들의 향연이다. 마지막 곡 “Gōld”의 후반부에서 카마우가 선사하는 근사한 스캣 파트는 여운의 강도를 더한다.

 

카마우가 작년에 발표한 EP [A Gorgeous Fortune]은 그해의 묻힌 수작 중 하나였다. 여전히 미미한 그의 인지도를 고려했을 때 [Thekamau-Cassette: Urth Gold] 역시 그렇게 될 공산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이 앨범을 만난 건 행운이다. 올해의 발견이라 할만하다. 부디 여러분에게도 그렇게 다가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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