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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psody - Laila’s Wisdom
조성민 작성 | 2017-11-02 00:4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3 | 스크랩스크랩 | 23,097 View

Artist: Rapsody
Album: Laila’s Wisdom
Released: 2017-09-22
Rating: 
Reviewer: 조성민









올해에도 오랫동안 회자할만한 앨범들이 몇 장 발표됐다. 그중에서도 랩소디(Rapsody)의 정규 2 [Laila’s Wisdom]은 특정 힙합 팬층에게 그 어느 작품보다 깊숙이 와닿을 만하다. ‘90년대에 적을 둔 플로우와 붐뱁 비트, 진득한 네오 소울 샘플 등, 비교적 정통적인 사운드와 방식으로 현세대의 흐름을 명확히 짚어내는 영민함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과거의 결과물에서부터 이어온 음악적 색깔과 캐릭터 역시 굳건하게 설계됐다. 그렇기에 이 작품에는 화려하진 않지만, 탄탄한 내공을 가진 엠씨가 성공하는 방식과 발자취가 남아있다. 랩소디는 본인의 솔직하고 해학적이며 주관적인 면모를 어필하면서 한순간도 품위를 잃지 않는다.

 

랩소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는 잼라 레코즈(Jamla Records)의 기둥이자 비트 장인 나인스 원더(9th Wonder)를 뽑을 수 있다. 과거 랩소디의 정규작과 EP에서처럼 이번에도 그는 전반적인 프로듀싱을 담당했다. 샘플링 작법에 일가견이 있는 나인스 원더는 플랫한 붐뱁 드럼으로 중심을 다져 놓고 색감 있는 샘플을 얹는 것으로 유명한 프로듀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그의 프로덕션 컨셉트는 재즈, 소울, 펑크(Funk) , 블랙 뮤직의 모태가 되는 장르들을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사운드의 농도를 짙게 표현하고자 한 것으로 생각한다.

 

특히, 앨범 중·후반부에 이어지는 “Nobody” “Black & Ugly”, 그리고 “A Rollercoaster Jam Called Love”의 후반부와 “U Used 2 Love Me”까지의 구간이 이에 해당한다. 물론, 해당 트랙들에 참여한 앤더슨 팩(Anderson. Paak), 비제이 더 시카고 키드(BJ The Chicago Kid), 뮤지끄 소울차일드(Musiq Soulchild), 테러스 마틴(Terrace Martin) 등의 최상급 보컬리스트와 프로듀서들 덕분이기도 하다. 음악적 깊이가 배가 됐다.

 

그런가 하면, 한층 더 개성이 돋보이는 곡으로는 초반부의 분위기를 휘어잡는 “Power”를 뽑을 수 있다. 펑키하고 강렬한 베이스라인과 드럼, 랜스 스카이워커(Lance Skiiiwalker)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퍼포먼스 덕에 강력한 뱅어 트랙으로 완성됐다. 이외에도 유려한 비트 스위치로 세련미를 부각한 “Chrome”이나 ‘90년대 R&B 트랙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Sassy”, 그리고 펑키함과 백업 코러스가 인상적인 “Pay Up” 역시 프로덕션적으로 우수한 곡들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대목은 랩소디의 내러티브 능력이다.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여러 사회적 이슈를 재치 있게 꼬집고 힙합을 포함한 블랙 문화에 대한 찬사를 조화롭게 녹여냈다. 마치 켄드릭 라마의 앨범 [DAMN.]처럼 트랙마다 다른 주제를 토대로 이야기를 채워 나가는 형식을 취한다. 예컨대 “Power”에서는 권력을 악용하는 자와 그 힘에 희생되는 대상을 서술하고, “Chrome”에서는 남성에게 쓰인 편견을 꼬집는 한편, “Sassy”를 통해 끈기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Black & Ugly”에서는 외모지상주의를 다룬다.

 

그리고 이상의 트랙들을 한데 모았을 때 전혀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랩소디의 이야기가 어렸을 때 그녀를 키워준 할머니라일라(Laila)의 가르침이라는 큰 서술적 뿌리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본작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인 트랙이 첫 곡 “Laila’s Wisdom”일수도 있는 이유다.

 

[Laila’s Wisdom]에선 힙합 클래식이라 불리는 작품들이 공통으로 지닌 덕목을 여럿 발견할 수 있다. 수준 높은 프로덕션과 뚜렷한 메시지를 담은 힘 있는 가사, 게다가 로린 힐(Lauryn Hill)을 연상시키는 완숙미 넘치는 랩까지. 랩소디의 퍼포먼스는 시종일관 비트를 압도하고,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와 블랙 쏘웃(The Black Thought) 역시 명성에 버금가는 랩으로 앨범을 빛냈다. 확실히 켄드릭 라마의 영향력이 앨범 곳곳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랩소디의 오리지널리티 또한 확연하다. 그녀는 이 앨범을 통해 현세대에서 가장 재능있는 리리시스트(Lyricist)이자 랩퍼 중 한 명임을 확실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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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RAWQUIP
    1. RAWQUIP (2017-11-07 14:23:44 / 222.102.78.**)

      추천 3 | 비추 0

    2. 하..... 이 앨범 갠적으로 올해의 앨범을 언급할때 등장해야할 앨범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잘만든 작품인데 국내 힙합커뮤에서는 잘 언급이 안되더라구요 ㅠㅠ 슬픔 ㅠㅠ 그래도 리드머에서 다뤄주긴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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