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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qIsDope - ShaqIsDope
강일권 작성 | 2017-12-07 22:0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 | 스크랩스크랩 | 24,263 View

Artist: ShaqIsDope
Album: ShaqIsDope
Released: 2017-11-16
Rating:
Reviewer: 강일권









오늘날 밈(meme) 컨텐츠의 인기에 힘입어 히트하는 곡을 종종 볼 수 있다. 최근 한 달 만에 유튜브 조회 수 9,000만을 돌파한 빅 샤크(Big Shaq)“Man’s Not Hot”도 그중 하나다. 빅 샤크는 원래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마이클 대파(Michael Dapaah)의 랩퍼 자아다. 그가 ‘BBC 라디오 1Xtra’의 프리스타일 랩 코너인 ‘Fire In The Booth’에 출연하여 선보인 랩에서 독특한 후렴구 –‘The ting goes skrrrahh, pap, pap, ka-ka-ka(대략 더 팅 고즈 스크르르르럽, , , 칵칵칵으로 발음된다.)가 폭발적인 패러디 반응을 이끌어냈고, 곧 정식 싱글로 발표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이 곡이 화제가 된 데에는 왕년의 농구 스타 샤킬 오닐(Shaquille O'neal)도 일조했다. 랩퍼이기도 한 그가 디스곡을 발표한 것이다. 본인의 유명한 별명, 빅 샤크를 사용한 것에 불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상에 빅 샤크는 오직 한 명뿐!’임을 주창하는 이 디스곡에는 생소한 이름의 랩퍼가 피처링했는데, 그가 바로 샤크이즈도프(ShaqIsDope). 캐나다 토론토 출신, 빅 퍼니셔(Big Punisher)와 패볼러스(Fabolous)를 가장 좋아하며, 드레이크(Drake)에 이은 차기 캐나다 출신 힙합스타를 꿈꾸는 랩퍼다. 

 

그는 작년에 [Black Flames]EP를 통해 범상치 않은 신예임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반응은 미미했고, 일부 마니아에게만 이름을 알린 것에 만족해야 했다. 혹자는 샤킬 오닐의 사이드킥 정도로 인식할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셀프타이틀을 내세운 이번 EP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결과를 예상하긴 어렵겠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이번 EP로 말미암아 그의 정규 앨범을 기대하는 이들이 훨씬 늘어날 것이다. 탄탄한 프로덕션과 바짝 조이는 랩핑이 결합한 7곡이 주는 몰입감이 상당하다.

 

일단 샤크이즈도프의 랩부터 압도하고 들어간다. 그는 매우 정확한 발음으로 라임을 꽂아 넣으면서도 플로우의 속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며 청각적 쾌감을 배가시킨다. 일정한 속도로 쉼 없이 랩을 이어가다가 개인기를 뽐내듯 두 번의 텅트위스팅을 곁들여 분위기를 환기하는 “New Hope”가 좋은 예다. 한편으론 그가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패볼러스의 영향이 느껴지기도 하고, 카랑카랑하게 뱉는 지점에선 푸샤 티(Pusha T)가 겹쳐지기도 한다. 물론, 여러 랩퍼들의 장점을 흉내 내기에만 급급한 카피캣 따위와는 차원이 다르다. 샤크이즈도프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실하다.  

 

아킬로(Ahkilo), 제이 에잇오에잇(Jay 808), 애론 바우(Aaron Bow), 다니엘 월시(Daniel Worthy) 등등, 다소 생소한 프로듀서 진이 만든 프로덕션이 제대로 뒤를 받친다. 트랩(Trap)과 클라우드 랩 사운드의 기조 속에서 음울한 무드와 짧지만, 중독적인 멜로디 라인의 결합이 돋보인다. 오늘날 흔히 접하는 무드와 사운드지만, 결국, 누가 어떻게 만들었느냐가 관건이다. 전반적으로 차갑게 가공한 사운드, 잔뜩 압박을 가한 샘플 소스, 상황에 따라 나서기와 물러서기를 반복하는 리듬 파트, 이 모든 것이 맞물려서 감성 깊은 곳을 건드린다. 중간에 수록된 “Need You Now”와 마지막을 장식하는 “All Means”가 남기는 여운은 깊고 진하다.

 

그는 끝내주는 플로우뿐만 아니라 가사적인 감각 또한 탁월한 랩퍼다. 힙합 씬의 새로운 희망임을 선포하는 첫 곡 “New Hope”처럼 보편적인 브래거도치오(braggadocio) 트랙에선 워드플레이의 빈도를 적절히 조절해가며 여유롭게 존재감을 부각하는 한편, 앨범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 서사 트랙에서는 살아오며 겪은 고통의 무게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군데군데에서 느껴지는 감정선의 조율은 단연 돋보이는 지점이다.

 

흡사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의 첫 번째 공식 EP [Hell Can Wait](2014)을 들었을 때의 느낌이다. 음악적으로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흡입력과 밀도 면에서의 얘기다. 현재의 수준에서 확장만 잘 이루어진다면, 그의 정규 데뷔작은 걸작의 반열에 오를 확률이 높다. 앨범을 다 듣고나면, 얼핏 유치하고 단순해보이던 이름이 더없이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샤크이즈도프를 (본의 아니게) 수면으로 끌어올린 빅 샤크와 친히 그를 초빙한 O.G 샤킬 오닐에게 감사를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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