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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guel - War & Leisure
황두하 작성 | 2017-12-16 23:03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3 | 스크랩스크랩 | 28,463 View

Artist: Miguel
Album: War & Leisure
Released: 2017-12-01
Rating:
Reviewer: 황두하









미겔(Miguel)은 데뷔 이래 본인만의 영역을 견고하게 쌓아왔다. 알앤비를 바탕으로 빈티지한 질감의 록 사운드를 결합한 그의 음악은 매번 함께 거론되곤 하는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이나 위켄드(The Weeknd)의 음악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었다. 더불어 사랑에 관하여 때로는 야생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열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사 역시 미겔의 음악을 완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2015년에 발표한 세 번째 정규 앨범 [Wildheart]는 광활한 사운드 스케이프로 이러한 음악 스타일을 펼쳐낸 걸작이었다. PBR&B로 대표되는 얼터너티브 알앤비가 흔해진 작금의 알앤비 씬에서도 그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이후 2년 만에 발표한 새 정규 앨범 [War & Leisure]는 기존에 보여주었던 것들을 정리해서 응축한 작품이다. 그만큼 규모는 작아졌지만, 농도는 더욱 짙다. 꾸준히 함께 해오고 있는 헤피 페레즈(Happy Perez)나 살람 레미(Salaam Remi) 등을 포함해 상당히 다양한 프로듀서들이 참여했는데, 그럼에도 프로덕션적으로 일관성을 보인다. 이는 미겔이 프로듀서들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작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그 결과 첫 트랙인 “Criminal”부터 “City of Angels”까지 일정한 텐션을 유지하면서 사운드적으로 굉장한 흡입력을 갖추게 되었다. 아울러 거의 모든 트랙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렉 기타 사운드가 앨범의 빈티지 록적인 색깔을 강화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중에서도 랩퍼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과 함께 트랩을 시도한 “Sky Walker”나 고 프린스(Prince)가 떠오르는 1980년대 풍의 펑크(Funk) 사운드를 차용한 “Told You So”는 주목할만한 트랙들이다. 각각 미겔이 추구하는 음악 스타일의 (시대적으로도) 극단에 있는 곡들이라 할 수 있는데, 앨범 안에서 무리 없이 어우러진다는 점이 흥미롭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본인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후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곡들이 이어지는데, 역시 완성도가 탄탄한 편이다. 라틴 음악의 리듬 파트를 차용한 “Caramelo Duro”, 제이 콜(J. Cole)이 정치적인 메타포를 흩뿌린 벌스를 보탠 힙합 소울 트랙 “Come Through and Chill”, 몽환적인 분위기의 공간감을 강조한 전형적인 PBR&B “Anointed”가 그것이다. 이전까지 이어진 열정적인 기운이 후반부의 트랙들까지 이어지면서 진한 여운을 남긴다.

 

다만, 마지막 트랙인 “Now”는 구성상 다소 아쉽다. 일렉 기타로 단출하게 진행되며 미겔의 보컬이 강조된 이 곡은 완성도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과 인종 차별 등의 사회문제를 짚으며, 행동을 요구하는 메시지 또한 감동적이다. 그러나 이전 트랙들과 분위기적으로나 주제적으로 낙차가 심해서 앨범이 급작스레 마무리된다는 인상이 강하다. “Now” 이전에 이러한 낙차를 해소할만한 트랙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겔은 앨범에서 전쟁이나 범죄, 테러 등을 메타포 삼아 사랑과 섹스에 대한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을 드러낸다. “Criminal”이나 “Banana Crip”에서 각각 범죄의 종류와 무기의 종류를 강박적으로 나열하는 것은 대표적이다. 이러한 것들을 사랑에 빗대는 건 그다지 참신하지 않을 수 있지만, 미겔은 이를 정공법으로 돌파해냈다. 비슷한 성격의 메타포들이 앨범을 관통하고 있어 트랙 순서대로 들었을 때 듣는 맛을 더한다.

 

[War & Leisure]는 전작만큼 스케일이 크진 않지만, 그만큼 응축된 음악적 완성도를 보여준다. 마무리가 다소 아쉽지만, 일정한 스타일을 네 번째 앨범까지 이어오면서도 식상해지거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017년의 마지막을 뜨겁게 불태우고 있는 그의 열정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하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황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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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Enomis
    1. Enomis (2017-12-20 06:51:14 / 120.50.80.**)

      추천 3 | 비추 1

    2. 전 굉장히 아쉽더군요.
      농도가 짙기는커녕 한없이 옅고
      무엇보다 미겔이 지금껏 만들어놓은 울타리 안에서
      너무 안전하게만 노니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인상적인 곡이 몇 개 있긴 하지만
      전작 'Wildheart'의 위용이나 과감함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어요.
      좋아하는 아티스트라 몇 번이고 귀를 붙이려고 노력해봤지만
      일단 지금까진 상당히 실망스러운 작품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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