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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elle Monáe의 'Dirty Computer'에 영향을 미친 것들
김정용 작성 | 2018-05-03 23:5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4 | 스크랩스크랩 | 23,367 View



: 김정용 풋볼리스트 기자(Contributor)

 


자넬 모네이(Janelle Monáe)47개월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모네이는 몇 장의 싱글을 제외하면 사회 운동과 영화 출연 등, 음악 외적인 작업에 더 집중해왔다. 새 앨범 [Dirty Computer]는 앞선 앨범 3부작과 비슷한 메시지를 공유하면서도 음악적으로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Dirty Computer]는 모네이의 점진적인 변화가 담긴 앨범이다. 그동안 모네이가 겪은 일들과 그 사건들이 새 앨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리했다. 우리 시대의 프린스(Prince), 모네이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키워드들이다.


 

Yoga

 

모네이는 2015년에 개인 작업보다 본인이 설립한 독립 레이블 원더랜드 레코드(Wondaland Records)’를 안착시키는 데 더 비중을 두는 듯했다.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 지데나(Jidenna), 로만 지안아서(Roman GianArthur) 등이 참여한 단체 앨범 [Wondaland Presents : The Eephus]가 대표적이다.

 

모네이는 이 앨범에서 가장 잘 알려진 노래 “Yoga"를 지데나와 함께 작업했다. 사운드만 들으면 평범하고 개성 없는 노래처럼 느껴지지만, 가사에는 모네이 특유의 당당한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나를 위한 은밀한 댄서는 바로 나니까’, ‘내 가슴에서 손 떼등의 가사는 [Electric Lady] 수록곡 “Q.U.E.E.N”에서 내가 거울을 보며 혼자 트워크를 하는 게 이상해?’라고 질문했던 가사에 대한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는 여자들끼리 춤을 추며 요가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배우 테사 톰슨(Tessa Lynne Thompson)이 카메오처럼 등장한다. 톰슨은 [Dirty Computer]와 함께 공개된 동명의 46분짜리 영상에서 모네이와 함께 주인공을 맡았다. 이 영상이 각 수록곡의 뮤직비디오 역할도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상당수의 뮤직비디오에 톰슨이 출연한다.

 

많은 사람들이 톰슨과 모네이가 이번에 처음 힘을 합친 줄 알지만, 사실 이들의 호흡은 “Yoga”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Dirty Computer] 영상에 모네이와 톰슨의 섹스를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고, 둘이 평소에도 붙어 다니는 모습이 여러 번 포착되자 사귀는 것 아니냐는 가십이 나왔다. 모네이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사람들의 호기심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모네이는 이번 앨범에서 범성애자(pansexual)로서의 정체성을 영리하게 활용한다.


 

Prince의 죽음

 

2016년은 대중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신비로운 슈퍼스타였던 프린스(Prince)와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가 세상을 떠난 해다. 둘 다 모네이의 음악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뮤지션들이다. 특히, 20164월 사망한 프린스는 모네이와 인연이 깊다. [Electric Lady] 수록곡인 “Givin Em What They Love”에 프린스가 참여했다. 프린스는 이후에도 모네이와 교류를 이어가는 중이었고, [Dirty Computer]의 작업을 도왔다.

 

모네이는 최근 인터뷰에서 그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지만, 그가 그립다. 그의 영혼은 날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모네이는 범성애적이면서 섹시한 이미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 세계, SF 콘셉트 등 여러 면에서 프린스를 계승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동안 모네이의 음악은 프린스,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등등, 다양한 선배 뮤지션들의 영향을 받은 혼합물이었다. [Dirty Computer]는 프린스에게서 받은 영향이 압도적인 비중으로 드러난 앨범이다. 이 앨범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TR-808 드럼 사운드를 입은 프린스 음악의 재창조라고 할만하다.

 

소울과 재즈 같은 장르의 색채는 옅어진 대신 프린스에게서 물려받은 펑크(Funk), 때론 록에 가까운 사운드가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프린스를 연상시키는 수록곡 “Make Me Feel”은 실제로 프린스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의 DJ였던 렌카 패리스(Lenka Paris)에 따르면, 프린스가 평소 연주했던 신시사이저 라인이 이 곡에 쓰인 걸 나중에 알았다고 한다.


 

‘Fem The Future’

 

모네이는 일종의 사회 운동가로도 활동해왔다. 흑인 인권 시위에서 부르기 좋은 노래 “Hell You Talmbout”을 원더랜드 레코드 아티스트들과 함께 만들어 무료 배포한 것이 한 예다. 할리우드의 화두인 페미니즘 운동에서도 모네이는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아티스트 중 하나다. 특히, 20169월부터 페미니즘 운동 ‘Fem The Future’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모네이는 이 운동의 이름으로 여러 아티스트를 초대하여 연대하는 행사를 여러 번 가졌다.

 

흑인 인권운동과 여성운동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해온 모네이의 행보는 음악 세계에도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모네이의 가사에서 페미니즘은 간접적으로만 반영돼 있었다. 반면, [Dirty Computer]에는 ‘fem the future’라는 가사가 직접 등장할 뿐만 아니라 ‘hit the mute button, let the vagina have a monologue(음 소거 버튼을 누르고 질이 독백을 하게 해)’를 비롯해 페미니즘 선언문에 가까운 라인이 가득하다.

 

싱글 “PYNK”여성의 몸 안에 있는 분홍색 신체부위’, 즉 여성 성기에 대한 노래인데, 이를 직접적으로 형상화한 옷을 입고 뮤직비디오에 출연하기도 했다. 모네이의 성기 모양 바지 사이에서 톰슨이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은 행위예술에 가까워 보인다.

 

가사가 너무 직접적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담게 되면 예술로서의 가치는 떨어질 수도 있다. 모네이는 가사를 노골적으로 쓴 대신, 음악의 형식과 감정을 섬세하게 조절함으로써 함정을 피해간다. 시원하게 내지르는 모네이 특유의 가창력 대신 내밀한 화법의 비중이 늘었다. 반대로 랩의 비중을 늘려 직설화법에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문라이트히든 피겨스

 

모네이는 2016년 말 두 편의 영화를 통해 배우로 본격 데뷔했다. 둘 다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작품들이다. 동성애자 흑인의 성장기를 다룬 [문라이트, Moonlight], 나사에서 일한 흑인 여성 과학자들의 이야기 [히든 피겨스, Hidden Figures] 모두 모네이의 음악세계와 일맥상통한다. 한 아티스트의 음악과 배우 활동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드문 사례다.

 

특히, [히든 피겨스]에서 모네이가 맡은 과학자 메리 잭슨은 모네이의 캐릭터 그 자체다. 모네이는 “Django Jane”의 가사 'We ain't hidden no more, moonlit nigga, lit nigga‘를 통해 두 영화를 활용한 펀치라인을 썼다.

 

한편, [히든 피겨스]의 사운드트랙 작업을 함께했던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Dirty Computer]의 수록곡 “I Got The Juice”의 프로듀싱과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모네이는 퍼렐이 주도한 [히든 피겨스] 사운드트랙에서 유일하게 두 트랙에 참여한 보컬이었다.


 

필립 K. 딕의 일렉트릭 드림스

 

[일렉트릭 드림스, Electric Dreams]20175월에 발영된 영국 드라마다. SF 소설의 거장 필립 K. 딕의 단편 10개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10편짜리 옴니버스 작품이다. 모네이는 여덟 번째로 방영된 오토팩(Autofac)’에 안드로이드 역할로 출연했다. 모네이가 음악 속에서 줄곧 연기해 온 캐릭터(신디 메이웨더)와 비슷하다.

 



블랙 팬서

 

20181월 개봉한 [블랙 팬서, Black Panther]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첫 흑인 주인공 영화이자 역사상 최초로 흑인들이 모든 주역을 맡은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다. 많은 흑인 예술가들이 이 영화에 찬사를 보냈다. 특히, [블랙 팬서]는 아프로 퓨처리즘을 최초로 영상화한 영화라는 점에서 모네이의 음악과 연결 지어 생각할만하다.

 

아프로 퓨처리즘은 흑인 인권 문제와 SF를 결합한 장르다. 모네이는 음악으로 아프로 퓨처리즘을 계승해온 대표적인 뮤지션이다. 영화 속에 묘사되는 와칸다는 아프리카 특유의 색감과 첨단 과학기술을 조화시킨 시각 디자인으로 화제를 모았다. 모네이에게 [블랙 팬서]는 자기 음악 속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모네이는 이 영화와 원작 만화에 등장하는 두 가지 개념에서 직접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구상 최강의 금속으로 묘사되는 비브라늄은 “Crazy, Classic, Life”에 영감을 제공했다. 여성들로만 구성된 와칸다 최강 부대 도라 밀라제는 “Django Jane”의 콘셉트에 영향을 줬다.

 

모네이는 영화에 등장한 여성 배우들과도 친분을 맺고 있다. 올해 모네이가 주최한 ‘Fem The Future’ 행사에는 [블랙 팬서]에 출연한 루피타 뇽오,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까지 연속으로 출연한 다나이 구리라가 모두 참가했다. 모네이의 친구이자 MCU에서 발키리를 연기하는 톰슨, 넷플릭스(Netflix)가 제작하는 MCU 드라마에 출연 중인 로자리오 도슨 등, 마블 세계관에 있는 흑인 여성 배우 대부분이 모네이와 인연을 맺었다. 루피타 뇽오는 최근 트위터에 모네이의 노래 “Make Me Feel”에 맞춰 춤추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모네이는 앨범 발매 후 가진 인터뷰에서 [블랙 팬서]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다음 영화에 출연하고 싶냐는 질문엔 이렇게 답했다. “물론 영광이지. 라이언 쿠글러 감독, 전화 주세요.” 만약 [블랙 팬서]의 세계가 더 확장된다면, 마블 영화에서 연기하는 모네이를 보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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