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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a - Care For Me
이진석 작성 | 2018-05-08 17:4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6 | 스크랩스크랩 | 5,115 View

Artist: Saba
Album: Care For Me
Released: 2018-04-05
Rating:
Reviewer: 이진석









지난 수년간 시카고에선 주목할만한 재목들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 노네임(Noname), 자밀라 우즈(Jamila Woods)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시카고의 새로운 세대는 희망찬 메시지와 따스한 가스펠 바이브를 섞어서 시카고 블랙뮤직에 색다른 지역색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사바(Saba) 역시 이들과 함께 나타난 신예다.

 

앞서 언급한 세 뮤지션의 앨범에서 객원으로 활약한 그는 곧이어 발매한 정규작 [Bucket List Project]를 통해 역량을 드러냈다. 적극적으로 시카고 서부의 현실을 조명하고, 꿈을 가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전하며, 적재적소에 스킷(Skit)을 삽입해 이야기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는 곧 그가 랩 퍼포먼스뿐만 아니라, 앨범 단위의 결과물에서 본격적인 서사를 풀어낼 수 있는 뛰어난 이야기꾼임을 짐작하게 했다.

 

사바의 두 번째 정규작 [Care For Me]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사건이 있다. 바로 그의 사촌동생이자 절친한 친구, 또 래퍼이기도 한 존 와트(John Walt)의 비극적인 죽음이다. 사바가 소속된 그룹 피벗 갱(Pivot Gang)의 멤버인 존 와트는 작년 2월 괴한의 습격을 받고 싸움 끝에 흉기에 찔려 살해당했다. 이 사건은 곧 [Care For Me]가 본작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긍정적인 분위기로 희망찬 이야기를 풀어가던 전작과 달리 [Care For Me]엔 존 와트를 잃은 사바의 슬픔이 전체에 녹아있다.

 

그의 심정을 헤아리듯, 사바와 함께 프로덕션을 이끈 대대 피벗(DaedaePIVOT)과 다우드(Daoud)는 침잠된 동시에 따스한 사운드로 이를 받쳐준다. 시카고 유미디어 프로젝트(YouMedia Project) 출신 아티스트의 공통점이라고 볼 수 있는 특유의 가스펠적인 색채는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결과물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무드에서의 큰 변화 없이 잔잔하게 이어지는 중에도, 사바의 퍼포먼스가 격해지거나 감정선의 변화가 일어날 때면 변주를 통해 이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한다.

 

한편, 주된 초점은 존 와트의 죽음에 맞춰져 있지만, 사바는 이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한다. “Life”로 다시 한번 현실을 직면한 그는 이어지는 “Calligraphy”를 통해 지역사회에 녹아있는 폭력적인 갱 문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Logout”에선 챈스 더 래퍼와 함께 소셜 미디어의 어두운 면을 지적하기도 한다.

 

이렇듯 사바는 존 와트의 죽음에 대해 개인적인 슬픔을 표함과 동시에 서부 시카고에 퍼진 갱 문화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나아가 세상을 성찰하는 계기로 삼는다. 무엇보다 후반부 “Prom/King”을 통해 마지막으로 추억을 회상하고, 마지막 트랙 “Heaven All Around Me”를 통해 비로소 떠나 보내는 구성은 어느 때보다 가슴 뭉클하다.

 

더불어 전보다 원숙해진 사바의 퍼포먼스는 작품을 더욱 견고하게 하는 요소다. 그는 톤과 완급을 능숙하게 넘나들며 때론 흥얼거리는 듯한 랩-싱잉으로 변화무쌍하게 작품을 끌어간다. 탁월한 장악력을 선보이는 “Logout”, 점차 격해지는 감정을 쏟아내는 “Grey”“Prom/King”은 그중에서도 특히 돋보인다.

 

전작 [Bucket List Project]에서의 사바가 꿈을 노래하는 희망찬 소년이었다면, [Care For Me]에서는 진한 슬픔을 이겨내고 한층 성숙하게 피어난 그를 마주할 수 있다. 존 와트의 죽음을 서술하는 첫 트랙 “Busy/Sirens”부터 하늘로 떠나는 그의 시점을 그리는 “Heaven All Around Me”까지, 비로소 소중한 동료를 잃은 상실감을 딛고 일어난 사바는 현재까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앨범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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