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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 더 질라 - 전화하지마 비행 중이야
황두하 작성 | 2018-12-30 04:3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 | 스크랩스크랩 | 6,857 View

Artist: 제네 더 질라(Zene The Zilla)
Album: 전화하지마 비행 중이야
Released: 2018-12-12
Rating:
Reviewer: 황두하









영떡스클럽(Young Thugs Club)의 멤버로 씬에 등장한 제네 더 질라(Zene The Zilla)는 독특한 캐릭터로 그룹 내에서도 두각을 보였다. 개성 강한 패션과 뽕끼 섞인 랩-싱잉 퍼포먼스, 그리고 실제 말투를 그대로 옮긴 듯한 어휘 선택이 돋보이는 가사는 그의 음악을 완성하는 특징이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신예 랩퍼들과 그를 차별화시키는 무기가 되었다. 특히, 특유의 랩-싱잉은 같은 YTC4LYF 크루의 멤버인 우디고차일드(Woodie Gochild)나 던밀스(Don Mills)를 떠오르게 하면서도 고유의 색깔을 지녔다.

 

그는 올해에 들어서 왕성한 창작욕을 보였다. 올해 초 한 달 간격으로 세 장의 EP를 연속 발표하고 수많은 피처링 작업에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더콰이엇(The Quiett)과 팔로알토(Paloalto)의 앨범에 참여한 것이 인상적이다. 전자에서는 두 곡이나 참여하며 안정적인 랩-싱잉으로 주인공보다 돋보인 활약을 보여줬다. 팔로알토와 함께한그늘 (Shelter)”에서는 통통 튀는 타이트한 플로우의 벌스로 하이라이트를 가져갔다. 그가 왜 베테랑 랩퍼들의 선택을 받게 됐는지 증명하는 순간들이었다.

 

[전화하지마 비행 중이야]는 이처럼 기대를 모은 제네 더 질라의 첫 번째 정규앨범이다. 전반부는 노골적인 자기과시로 점철되었다. 여전히 본인의 캐릭터를 담아낸 가사와 특유의 플로우가 돋보이지만, 그동안 선보였던 것의 반복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같은 라인이 다른 순서로 배치됐을뿐 새롭거나 재치가 번뜩이지는 못한다.

 

특히, 별다른 의미 없이 반복되는 수준 이하의 한영혼용 탓에 고유의 매력마저 보여주지 못한 “T+ke’MLL”선배 (Remix)”의 패착은 아쉽다. “선배 (Remix)”에서는 격하게 감정을 뱉어내는 벌스로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여준 팔로알토의 활약만이 기억에 남는다.

 

다행히도 중반부부터 캐릭터가 살아났다. 그가 가사에 종종 활용했던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SAMSUNG”과 유명세를 얻은 후 전화를 건 지난 연인을 비난하는후회해도 돼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된다. 그중후회해도 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유의 표현은 물론, 의외로 섬세한 감정표현이 이어져 2분도 채 안되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매우 진한 여운을 남긴다.

 

멜랑꼴리한 무드를 자아내는 신시사이저를 차곡히 쌓은 프로덕션도 인상적이다. 이 두 곡 덕분에 이어지는 트랙들에서도 제네만의 색깔이 묻어나온다. 아쉬운 건 분위기가 올라올 즈음에 앨범이 끝난다는 것이다. 10곡이라는 짧은 곡 수를 영리하게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

 

첫 정규 앨범에서 제대로 터지길 기대했던 제네 더 질라의 잠재력은 절반 정도밖에 발휘되지 못한 느낌이다. 그동안 호흡을 맞춰온 나쁜개츠비(badassgatsby), 슬로(SLO), 에디 파우어(Eddy Pauer) 등이 참여한 트랩 기반의 프로덕션은 준수한 편이고, 피처링 게스트들의 활약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정작 주인공인 제네의 활약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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