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주메뉴

최근 공지사항 및 SNS 링크

통합검색
  • Twitter
  • Facebook
  • Youtube
  • 통합검색

컨텐츠

Feature

  1. Home
  2. Feature
루키즈 온 더 블럭: 자넷서
강일권 작성 | 2020-04-03 07:25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8 | 스크랩스크랩 | 12,773 View




※루키즈 온 더 블럭(Rookies On The Block)은 주목할만한 힙합, 알앤비 신예를 엄선하여 간단한 인터뷰와 함께 소개하는 기획입니다.  


아티스트의 역량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선 앨범을 통해야 한다고 믿지만, 간혹 한두 곡만 들어봐도 범상치 않다는 걸 가늠할 수 있을 때가 있다. 지난 220일 데뷔 싱글 [PRIMITIVE]를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자넷서(Janet Suhh)의 경우가 그렇다. 알앤비/소울에 기반을 두고 랩까지 껴안은 그는 단번에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실력을 지녔다.

 

개성 있는 음색과 리듬을 밀고 당길 줄 아는 보컬, 그리고 일부에서 엿보이는 말맛을 살린 작사법 등은 그의 앞날을 기대하게 하는 핵심 요소다. 특히, 예상치 못한 랩 실력이 돋보인다. 아직 한 곡의 한 벌스(verse) 정도라 속단하기 어려우나,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다만, 100% 영어 가사로 이루어졌기에 한국어 가사의 랩을 들어보고 싶긴 하다. 언어가 달라지면, 바이브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최소한 EP 발표를 목표로 다음 발걸음을 준비 중이다. 싱글을 들어봤다면,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그리고 자넷서는 서사무엘의 동생이다. 현재로선 그 오빠의 그 동생이 될 확률이 높다.



 

리드머(이하 ’): 아티스트를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맘먹은 계기가 뭐였어요?

 

자넷서(이하 ’):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흥얼거리는 건 좋아했지만, 가수가 돼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노래를 만들게 된 것도 디제잉을 배운 게 계기였어요. 원래 스크래칭 디제이를 하고 싶었거든요. 음악 듣는 걸 너무 좋아해서요. 그러다가 비트도 만들어보고 싶더라고요. 근데 만드는 법을 몰라서 오빠에게 내가 킥과 스네어를 직접 찍어서 틀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거야?”라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평소에 말도 별로 없던 오빠가 으이구하더니 낙원상가에서 중고 장비를 많이 사다 준 거예요. 그때부터 방에서 만들기 시작했는데….

 

: 그게 대략 언제쯤이에요?

 

: 2년 전쯤이에요. 그때 처음 만든 게 “Tuna Fish”였어요(*필자 주: 데뷔 싱글에 수록된 2곡 중 하나로 서사무엘이 작곡을 비롯하여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신스, 비트박스 등으로 조력했다.).

 

: 크레딧을 보면, 서사무엘 씨가 많은 부분에 참여했더군요.

 

: . 곡을 완성해서 오빠에게 들려줬더니 보컬은 괜찮지만, 인스트루멘탈 부분이 좀 모자란 것 같다면서 도와줬어요. 보컬을 떠서 보냈더니 두 시간 정도 뒤에 손을 봐서 보내줬는데, 그때 느낀 바가 컸어요. 제가 찍었던 사운드랑 오빠가 찍은 사운드의 차이가 확 느껴지더라고요. 귀가 좀 확 트이는 시점이었던 것 같아요.

 

: 그 이후에도 서사무엘 씨의 도움을 좀 받았나요?

 

: 아니요, 오빠나 저나 서로에게 부담되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은 것 같아서요. 이후부터는 쭉 혼자 하려고 노력했어요. 지금 기억은 안 나는데, 예전에 한 래퍼가 이런 말을 한 적 있어요. ‘최고의 사람들 곁에 서려면 너 스스로 최고가 돼야한다.’. 제가 교류하고 싶은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을 하려면, 저부터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 싱글도 발표한 거고요.

 

: 자넷서란 아티스트명은 외국에서 살 때 지은 이름이예요?

 

: 네 맞아요. 캐나다에 있을 때 친구의 어머니가 지어줬어요. 영어 이름이 있어야 한다면서요. (웃음) 친구들도 다 자넷서라고 불렀고요. 오빠 이름이 서사무엘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처음엔 서자넷으로 해야하나 싶었어요. 근데 그냥 익숙한 이름으로 간 거죠. 무엇보다 자넷서란 이름으로 불렸을 때 굉장히 좋았던 기억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자넷서로 불리면, 무의식적으로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 서사무엘 씨는 먼저 탄탄한 커리어를 쌓았고, 자타가 공인하는 아티스트가 됐잖아요? 그런 오빠의 동생으로 소개될 때의 기분은 어때요?

 

: 전 좋아요.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오빠라는 사실을 떠나서 서사무엘이란 사람은 음악을 정말 잘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진짜 열심히 살아요. 전 루즈한 스타일인데…. 그래서 서사무엘의 동생이란 말은 항상 저 스스로를 반성하게 하는 수식어 같아요. 좋은 것 같습니다.




 

: “Morning”을 들어보면, 랩 실력도 인상적입니다. 앞으로도 쭉 병행할 생각이에요?

 

: 노래를 만들다가 랩이 필요하겠다 싶으면 넣으려고 해요.

 

: 혹시 한국어 가사로도 쓸 생각이 있나요? 다른 아티스트들의 랩을 들어본 결과, 영어 가사와 한국어 가사 간의 바이브가 확실히 차이를 보이거든요. 자넷서 씨의 한국어 가사 랩도 꼭 들어보고 싶어서 말이죠. (웃음)

 

: 생각은 있어요. 어떤 틀을 정해놓고 쓰는 건 아니라서요. 영어 랩도 그냥 친구들이랑 얘기하던대로 쓴 거였거든요.

 

: 따로 랩 연습도 해요?

 

: 그렇진 않아요. 제가 원래 친구들을 웃기는 걸 좋아하는데요, 영어 수업 시간에 발음이나 톤을 특이하게 해서 들려주곤 했어요. 그런 행동들을 해오다 보니까 발음이나 뱉는 어투 등이 자연스럽게 (랩에) 배는 것 같아요.  

 

: 싱글의 대제목을 ‘PRIMITIVE(원시적인 단계의)’로 지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 곡들을 만들었을 당시 되게 많이 우울했어요. 너무 슬퍼서 뜯기는 기분이랄까요.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요.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조차 없게 되는 때가 있거든요. 그래도 전 다행히 주변에서 일어나, 일어나해주는 사람들이 좀 있었어요. 그때의 절 돌아보면, 말하는 거나 생각하는 방식이 생고기 같았어요. 작업한 결과물들도 날 것 같은 느낌이 컸고요. 그래서 지은 제목이에요. 당시의 전 굉장히 원시적인 인간이었다는 의미에서요.

 

: 말씀을 듣고 보니 “Morning”에서 느껴진 심상이 더 와 닿네요. 통상 희망적이거나 상쾌한 이미지로 그리는 아침이 자넷서 씨의 곡에선 공허하고 우울하게 그려졌으니까요.

 

: 한창 우울했던 때엔 밖에 나가지도 못했어요.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너무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전 상처도 잘 받는 성격이라서요. 사람들이 한쪽에서 상처를 받으면 다른 쪽의 누군가를 통해 치유하는 과정을 겪잖아요? 저는 그때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었어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냥 많이 슬펐어요. 그렇다 보니 방안에만 갇혀있다시피 했죠. 잠도 잘못자서 밤새는 경우도 잦았고요. 제방에 창문이 하나 있어요. 어느 날 시체처럼 누워있는데, 햇빛이 들어오는 걸 봤어요. 점점 밝아지는데, 보고 있으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런 마음 상태에서 썼던 곡이 “Morning”이에요.

 

: 어떻게 보면, 자넷서 씨에게 우울은 음악을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네요. 일전에 우울증을 앓는 친구가 있어서 이것저것 찾아본 적 있어요. 우울증이란 게 평생 갈 수도 있는 것이며, 어설픈 위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글을 봤던 게 기억납니다.

 

: 맞아요. 근데 또 전 주변에서, 이런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는데멱살 잡고 끌어올려준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만큼 밝아질 수 없었을 거예요. 지금 정말 많이 밝아진 거거든요. 전 성격 자체가 좀 우울한 쪽으로 타고난 것 같아요. 그런 감정을 음악으로 해소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고요.



 


: 노래, 혹은 가사를 통해 가장 담아내고 싶은 건 뭐에요?

 

: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너무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제 얘기를 하는 것도 좋지만, 어떤 사람과 대화를 했을 때 얻은 아이디어나 인상깊었던 부분에 영감을 얻어서 써보려고 노력해요. 제가 롤모델로 삼는 아티스트가 강산에 씨예요. 특히, 가사가 참 좋아요. 노래를 뱉을 때 꾸밈이 없는 것 같음에도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고요. 제가 너무 힘들었을 때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듣고 위안이 많이 됐거든요. ‘보이지도 않는 끝 지친 어깨 떨구고 한숨짓는 그대 두려워 말아요.’, ‘걸어 걸어 가다 보면 저 넓은 꽃밭에 누워서 난 쉴 수 있겠지.’ 같은 구절들은 공감이 많이 갔어요. 진짜 이 힘든 모든 걸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이렇게 노래를 통해 위로받았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제 노래로 위로해주고 싶어요.

 

: 음악을 하며 상업적인 성과도 신경 써야 할 순간이 올 텐데 여기에 대한 고민도 하는 편인가요?

 

: 의도를 하려고 하면 더 안 되는 것 같아요. 돈은 저절로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해서요. 돈을 목적으로 삼는 순간 음악을 만드는 데에 방해요소가 될 것 같아요.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더 듣지 않을까?’라는 식으로 가면 제 자신이 없어지는 느낌일 것 같고요. 그렇다고 또 너무 한쪽으로 빠져버리는 것도 제 취향은 아니에요. 중립을 잘 지키면서 해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앨범도 낼 예정이죠?

 

: 일단 싱글 두 개를 더 낼 거예요. 그 다음 미니 앨범을 낼 것 같고요.

 

: 추후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 수민 씨요. 정말 멋있어요. 팬심도 있고요. (웃음) 자이언티 씨도 멋있고요. 그리고 강산에 씨요. 그분과 함께 작업하게 된다면 정말 영광일 거예요.

 

: 강산에 씨와의 작업은 저도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멋진 곡이 나올 것 같습니다. 끝으로 신예로서의 포부가 있다면 듣고 싶어요.

 

: 이번 싱글을 듣는 분들이 너무 슬프게 느끼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더 잘 준비해서 다음 싱글을 발표할 테니까 많이 많이 기대해주시길 바라요.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강일권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코멘트

  • 등록
  • 임재호
    1. 임재호 (2020-06-18 22:26:30 / 110.70.59.***)

      추천 0 | 비추 0

    2. 기대되네요.
      새로운 아티스트는 언제든지 환영이죠.

      그리고 루키즈 온 더 블록 좋네요.

이전 목록 다음

관심 게시물

  1. 로딩중
GO TOP

사이트맵

리드머(RHYTHMER) | ⓒ 리드머 (Rhythmer). All rights reserved.

이메일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