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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pentwithfeet - Deacon
황두하 작성 | 2021-04-13 11:4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4 | 스크랩스크랩 | 12,321 View

Artist: serpentwithfeet
Album: DEACON
Released: 2021-03-26
Rating:
Reviewer: 황두하









프랭크 오션(Frank Ocean) 이후, 블랙뮤직 씬에서 성 정체성을 드러내놓고 활동하는 퀴어(Queer) 아티스트가 많아졌다. 자넬 모네(Janelle Monae), 켈라니(Kehlani),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시드(Syd), 블러드 오렌지(Blood Orange), 영 엠에이(Young M.A), 릴 나스 엑스(Lil Nas X)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저마다 본인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음악에 녹여냈다.

 

서펀트윗피트(serpentwithfeet)도 마찬가지다. 그가 2018년에 발표한 정규 1 [soil]은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애달픈 집착을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담아낸 작품이었다. 미니멀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가스펠을 조화시키고, 이국적인 악기와 독특한 소스를 난입시켜 그의 집착을 소리로 구현했다. 여기에 얕게 떨리는 독특한 톤의 보컬을 더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위태로움을 표현해냈다. 첫 정규작이었지만, 전에 없던 얼터너티브 사운드와 섬세하게 감정선을 밟아나가는 퍼포먼스로 본인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했다.

 

3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정규앨범 [DEACON]의 사운드는 전작의 연장선에 있지만, 분위기는 정반대다. 프로덕션에는 서펀트를 비롯해 샘파(Sampha), 릴 실바(Lil Silva), 테이크 어 데이트립(Take a Daytrip)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전처럼 가스펠, 소울,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보다 부드러운 질감의 신시사이저를 운용하고, 피아노와 기타 등의 리얼 악기 비중을 늘렸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밝고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작보다 리듬 파트를 강조한 것도 눈에 띈다. 간결한 어쿠스틱 기타 라인이 인상적인 미디엄 템포 알앤비 트랙 “Amir”, 댄스홀 사운드를 서펀트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Sailorss Superstition”, 독특한 질감의 소스로 리듬 파트를 완성한 “Fellowship”은 그가 여태 발표한 곡 중 가장 댄서블하다. 그런가 하면, “Same Size Shoe”에서는 결혼 행진곡이 떠오르는 장난스러운 코러스로 전에 없던 유쾌한 면모까지 드러낸다.

 

사운드의 변화는 사랑에 빠진 서펀트의 마음을 나타내는 듯하다. 그는 운명처럼 만나게 된 새로운 연인과의 러브 스토리를 다양한 관점에서 두서없이 풀어냈다. 사소한 공통점과 운명이라 믿게 되는 우연들에 아이처럼 기뻐하고(“Same Size Shoe”, “Amir”), 때로는 조심스럽지만, 용감하게 사랑의 폭풍 속으로 뛰어들 것을 다짐하기도 한다(“Sailors’ Superstition”, “Heart Storm”). 종래에는 연인과 함께 아름답게 늙어갈 것을 희망하면서(“Old & Fine”),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는 사랑으로 충만한 현재를 찬양한다(“Fellowship”).

 

서펀트의 러브 스토리가 특별한 건 그의 성 정체성 때문만은 아니다. 감정의 변화가 워낙 극적이기 때문이다. 전작에서 광기에 가깝게 애정을 갈구하던 그가 [DEACON]에서는 한없이 다정하고 섬세한 목소리로 사랑의 환희를 노래한다.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덕분에 다소 노골적인 표현이 들어간 “Wood Boy” 같은 곡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그야말로 현 세대에 어울리는 새로운 형태의 아름답고 감격스러운 사랑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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