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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샵 - Khundi Panda Vs Damye Vs Viann Vs Noogi
황두하 작성 | 2021-06-17 17:3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6 | 스크랩스크랩 | 28,103 View

Artist: 플랫샵(Flatshop)
Album: Khundi Panda Vs Damye Vs Viann Vs Noogi
Released: 2021-05-27
Rating:
Reviewer: 황두하









플랫샵(Flatshop)
은 구성부터 독특하다. 한국힙합 씬에서 ‘1MC 1프로듀서’, 혹은 프로듀서나 래퍼들끼리의 합작은 자주 있었지만, 이들처럼 밴드를 표방한 경우는 드물다. 기타와 메인 보컬에 담예(Damye), 랩은 쿤디판다(Khundipanda), 베이스와 서브 보컬에 누기(Noogi), 그리고 건반과 리더를 맡은 비앙(Viann)까지. 각자의 장기를 살려 새로운 형태의 밴드를 만들었다.

 

비앙과 쿤디판다는 일찍이 [재건축](2017)부터 좋은 합을 보여줬고, 담예와 누기는 [가로사옥](2020)에 참여한 바 있다. 멤버들의 면면만 본다면, 비앙과 쿤디판다가 기존에 보여준 음악과 비슷한 결일 것이라고 짐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본작은 담예의 음악과 더 가깝다. 알앤비, 힙합, 팝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펑키함을 강조한 프로덕션에서 담예의 전작 [The Sandwich Artist](2020)가 떠오른다. 중간마다 전자음과 독특한 소스가 난입하는 지점에서는 비앙의 손길이 느껴진다. 여기에 누기의 베이스 연주가 사운드의 뼈대를 잡아준다. 상승하는 신스에서 퓨쳐 펑크(Future Funk)의 기운이 느껴지는 후렴구와 808드럼과 소스들이 어지럽게 부딪히는 벌스 부분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첫 곡 “K-JUICE”는 대표적이다.

 

그런가 하면, “Brozone”에서는 신드럼(SHINDRUM)이 드럼으로 참여해 가장 팝에 가까운 밴드 사운드를 구현하기도 한다. 날카로운 전자음으로 호전성을 드러내는 힙합 트랙 “...가질 수 없다면을 제외하면, 모든 곡이 비슷한 무드를 공유한다.

 

퍼포먼스의 중심도 담예다. 그는 부드러운 톤의 보컬로 리듬을 밀고 당기면서 프로덕션의 펑키함을 극대화한다. 가창력이 특출나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리듬감이 워낙 좋고, 귀에 꽂히는 멜로디 라인을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특히 모든 곡에서 한 번 들으면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중독적인 후렴구로 대중적인 접근성을 높였다.

 

그 사이로 쿤디판다의 타이트한 랩이 적재적소에 등장하여 귀를 잡아끈다. 매번 날카롭고 공격적인 톤으로 랩을 뱉던 그가 이번에는 살짝 톤 다운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프로덕션에도 잘 묻어나 흥미롭다. 담예의 보컬과도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일례로아이스 스케이팅에서는 후반부의 짧은 분량임에도 포인트를 적절히 살린 랩 디자인이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밝은 무드의 프로덕션은 본작에 담긴지질한 남자의 구애 스토리와 관련이 있다. 앨범의 화자는 상대의 문자 하나에 김칫국을 마시고(“K-JUICE”), 다양한 방법으로 환심을 사보려고 하지만(“아이스 스케이팅”, “두유노”), 결국 실패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가질 수 없다면”, “사랑 따위”). 종래에는 친구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미련을 보이며(“Brozone”) 지질함의 극치를 달린다.

 

뻔한 스토리지만, 곡마다 구체적인 상황 설정과 독특한 표현으로 듣는 재미를 더했다. “두유노는 대표적인 예다. 쿤디판다와 담예는 각자 자신의 인맥과 인프라(?)를 총동원해서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구애를 펼친다.

난 앤더슨 팩이랑 작업한/ 딘 이랑 작업한 / 크러쉬랑 작업한 / 비와이 회사 소속 쿤디(랑 작업한 담예는 나야~)’라는 가사는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다. 전반적으로 유쾌한 바이브로 일관해 남자의 집착에서 느껴지는 부담감을 어느 정도 덜어냈다. 다만, “...가질 수 없다면의 폭력성은 실제 데이트 폭력 이슈가 끊이지 않는 한국 사회의 맥락에서 아무리 유머로 포장해도 유쾌하게 해소되질 않는다.

 

[Khundi Panda Vs Damye Vs Viann Vs Noogi]는 컨셉 앨범으로서의 완성도가 탄탄하다. ‘지질한 남자의 구애라는 주제는 한국 대중문화에서 굉장히 많이 다뤄졌었고, 그래서 전개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본작도 그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디테일하고 참신한 표현들 덕분에 부담없이 들을 수 있다. 더불어 밴드라는 형식으로 네 아티스트가 뭉쳐서 만든 사운드는 몸을 흔들 수밖에 없을만큼 흥겨운 그루브를 자아낸다.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음악적 역량을 만개하고 있는 젊은 음악가들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어서 더욱 반갑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황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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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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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트랩백 (2021-06-19 15:48:57 / 175.223.45.***)

      추천 11 | 비추 1

    2. 염따 리뷰 2016년 이 리뷰 2021년
      그사이에 5년이란 시간이 있는데 리뷰어도 관점이나 생각이 바뀌었나보죠.
      데이트폭력이 막 공론화되고 얘기되기 시작한거도 얼마 안됐잖아요

      사람 본성도 아니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이나 견해가 바뀌는건 너무 자연스러운일인데
      아메바도 아니고
  • John doe
    1. John doe (2021-06-18 12:23:36 / 222.238.180.***)

      추천 9 | 비추 6

    2. 다만, “...가질 수 없다면”의 폭력성은 실제 데이트 폭력 이슈가 끊이지 않는 한국 사회의 맥락에서 아무리 유머로 포장해도 유쾌하게 해소되질 않는다


      ——-

      내가 알려 줬지
      일요일에도 하는
      내가 가르쳐 줬지 산부인과도
      그런 건 내가 다 했는데
      너는 내가 만든 작품인데
      넌 지금 또 어디서 어떤 놈이랑
      뒹굴거릴까 뒹굴거릴까
      넌 지금 또 어디서 대체
      어떤 어떤 놈이랑
      뒹굴거릴까 뒹굴거릴까
      처음은 난데 처음은 난데
      처음은 난데 처음은 난데
      이제는 싫어 너와의 모든 기억
      제발 내 머릿속에서 싹 지워
      버리고 싶은데 오 이런
      우린 역사가 너무나 길었지
      너 26살 때 면접 보고
      이력서 돌릴 때 그때
      아무것도 몰랐잖아
      물어볼 오빠도 없는 넌
      이대 나온 여자
      대기업 다니던 형들부터
      취업 스터디에 불러줬던
      그 누나들도 전부
      내가 소개해 줬잖아
      별거 아니어도 나 아니면
      과연 누가
      결국 넌 CJ에 들어갔고
      고맙다면서 넌 울고불고했어
      근데 내가 받은 건 뭐야
      입사하고 반년 만에
      갑작스레 내게 등 돌리네
      걸레 같은 년 네 얘기 다 들었어
      술 처먹고 그 선배가
      전부 다 불었어
      너 면접하는 거 봐준다던
      그 형이 사는 오피스텔에서
      넌 지금 또 어디서 어떤 놈이랑
      뒹굴거릴까 뒹굴거릴까
      넌 지금 또 어디서 대체
      어떤 어떤 놈이랑
      뒹굴거릴까 뒹굴거릴까

      —— 한편, 자신을 떠난 전 연인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는 “처음은 난데” 같은 곡은 지나치게 노골적이어서 불편한 지점이 있기도 하지만, 앨범을 통해 제시한 캐릭터의 연장선에서 보자면, 이해할만하다. 철저하게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억울함을 토로하며 비슷한 경험을 했을 남성들의 공감을 호소하는 동시에 결국, 다른 이와 섹스에 대한 질투가 귀결이라는 점에서 본인의 지질함마저 드러내며 묘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같은 평론가인데 비비탄총 38구경 널 조준해 삐까뻔쩍 이런 가사쓰는 플랫샵은 데이트 폭력 떠올라서 불편하고 저 위에 가사는 당시 평론하실때 오히려 묘한 정서를 느끼셨다니 놀랍네요.

      다시 말하면 전 애인 나이 학벌 직업 다 들어가 있는 노래는 음반의 문맥상 ㅇㅋ고 사이버 망령 여자친구 한테 원망하는 노래는 불쾌하다는 건 좀 웃기네요.

      플랫샵 가사 전반도 지질함의 연속인데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어요.

      페미니즘 옹호하는 편은 아닌데
      평론 할때 이중 잣대가 너무 심한거 아닌가요

      만약 그때는 옳고 지금은 틀리면 저번에 리뷰 별점
      조절 할때 언급을 하셔야하는거 아닌가요?

      물론 다른 내용은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담예 화이팅 군대 잘갔다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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