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머

주메뉴

최근 공지사항 및 SNS 링크

통합검색
  • Twitter
  • Facebook
  • Youtube
  • 통합검색

컨텐츠

Review

  1. Home
  2. Review
최엘비 - 독립음악
이진석 작성 | 2021-12-01 17:1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42 | 스크랩스크랩 | 39,157 View

Artist: 최엘비(CHOILB)
Album: 독립음악
Released: 2021-11-07
Rating:
Reviewer: 이진석









최엘비(CHOILB)는 스토리텔링에 능한 아티스트다. 앨범의 큰 주제를 설정하고, 경험을 토대로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를 이어 붙이며 극을 짜는 솜씨가 탁월하다. 디테일한 단어 선택과 탄탄한 발성을 무기로 한 랩 퍼포먼스 역시 감흥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지난 두 작품, [오리엔테이션] [CC]는 이 같은 역량을 여지없이 보여준 뛰어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주목받은 것은 아니다. 최엘비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건 고등학교 시절 함께 음악을 시작했던 씨잼(C JAMM)과 비와이(BewhY)보다 늦은 시기다. 처음 발매했던 EP가 큰 반응 없이 지나가고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시는 동안, 씨잼과 비와이는 유명 힙합 레이블과 계약하거나 [쇼미더머니]에서 우승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유명세를 키워갔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친구들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그가 느낀 열등감은 [독립음악]을 관통하는 중요한 정서다.

 

우선 첫 트랙아는 사람 얘기를 통해, 자연스레 극 안으로 끌어들인다. 앨범의 주제와 성격을 소개하는 동시에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도입부다. 이어서 그는 돈이 부족해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고(“마마보이”), 남다른 재능을 펼쳐가는 친구들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평범함을 통감하며(“섹스”) 과거의 지질한 면면을 차례로 전시한다.

 

이후, 비로소 본인의 작품을 통해 한 명의 뮤지션으로서 거듭나고자 다짐한 그는(“주인공”, “독립음악”) 과거의 모습까지 지금의 최엘비를 이루는 조각으로 받아들인다(“최엘비 유니버스”). 이처럼 전보다 개인적인 서사를 중심에 놓은 만큼, 랩 피처링을 기용하지 않은 것은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견고한 기본기와 또렷한 전달력을 갖춘 최엘비의 랩 덕에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가사에서의 장점도 여전하다. 생전 나누었던 대화를 재구성해 죽은 친구를 추모하는살아가야해.”나 본인의 이름보다 앞에 내걸었던 두 크루를 의류 브랜드로 비교한 슈프림은 특유의 표현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프로덕션 역시 말끔하다. “섹스에선 재지한 피아노 라인이 중심을 잡는가 하면독립음악도망가!”에선 최엘비가 영향받은 밴드 음악의 기운이 풍기기도 한다. 모노캣(Monocat), 코아 화이트(Coa White), 피셔맨(Fisherman), 돈 싸인(Don Sign.) 등등, 다양한 이가 참여했음에도 주로 부드럽고 경쾌한 분위기로 일체감 있게 진행된다.

 

다만, 아쉬운 부분 역시 존재한다. 최엘비가 느낀 열등감은 분명 앨범의 서사를 풀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비슷한 내용이 몇 개의 트랙에 걸쳐 반복되다 보니, 어느 시점부턴 동어반복으로 느껴진다. 이는 뒤로 갈수록 스토리의 흡입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다행히 마지막 트랙도망가!”에 이르러 다시 감흥이 살아난다. 전작 [CC]의 마지막 트랙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에서 그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에 구원받은 경험을 털어내며 그들과 같이죽음마저 막는 음악가가 되고자 다짐했다. 이후, 크루와 친구들의 그늘을 벗어나 음악적으로 홀로 선 끝에 이뤄낸 브로콜리너마저와의 협연은 전작의 선언과 오버랩되며 뭉클한 느낌을 선사한다.

 

최엘비가 [독립음악]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전작들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세심하고 친근한 단어 선택을 통해 몰입감을 높이고, 견고한 랩과 프로덕션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차이는 있다. [오리엔테이션] [CC]가 누구나 보편적으로 경험해봤을 법한 요소들로 이루어진 반면, [독립음악]은 지극히 개인적인 고뇌와 극복의 과정으로 구성됐다. 그래서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 건 아쉽지만,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여전히 사람을 끄는 맛이 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진석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코멘트

  • 등록
  • LIMBo베플
    1. LIMBo (2021-12-04 13:22:55 / 68.83.204.***)

      추천 6 | 비추 0

    2. 이토록 진솔하고 담백한 느낌이 나는 앨범은 뱃사공 탕아 이후로 오랜만이었어요. 오리엔테이션, CC도 좋았지만 최엘비식의 스토리텔링이 무르익었달까. 본문 내용처럼 동어반복 같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앨범의 주제의식인 "열등감"의 성질과 같이 그 부분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고, 곱씹어보는거 같아서 오히려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ifrita베플
    1. ifrita (2021-12-24 10:26:31 / 39.7.24.***)

      추천 6 | 비추 0

    2. 열등감, 패배감, 죄책감. 이런 감정들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앨범.
      마치 자기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사람한테는 인생 최고의 앨범중 하나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한테는 그냥 볼만한 드라마 정도.
  • ripxxxtentacion
    1. ripxxxtentacion (2022-01-04 15:17:07 / 39.115.95.**)

      추천 6 | 비추 3

    2. 진석이형은 살면서 열등감이라는 감정을 느낀 적이 없나봐요?
  • ifrita
    1. ifrita (2021-12-24 10:26:31 / 39.7.24.***)

      추천 6 | 비추 0

    2. 열등감, 패배감, 죄책감. 이런 감정들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에 따라 평가가 갈릴 앨범.
      마치 자기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사람한테는 인생 최고의 앨범중 하나가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한테는 그냥 볼만한 드라마 정도.
  • 하태현
    1. 하태현 (2021-12-15 22:54:17 / 221.144.207.***)

      추천 15 | 비추 2

    2. 저에겐 이게 에넥입니다
  • 양홍원
    1. 양홍원 (2021-12-10 17:23:58 / 221.150.227.***)

      추천 4 | 비추 14

    2. 3.5면 적당한데
  • ㅛㅅㄱ
    1. ㅛㅅㄱ (2021-12-09 19:28:51 / 220.79.132.***)

      추천 27 | 비추 5

    2. 맨 처음엔 이 앨범이 3.5점이라는게 화가 났지만, 지금은 이 앨범을 3.5점정도로 밖에 못느낀게 불쌍하다 생각한다
  • 민석
    1. 민석 (2021-12-08 20:43:27 / 182.226.10.***)

      추천 9 | 비추 2

    2. 댓글 달려고 가입까지 햇습니다. 올해 정말 쟁쟁한 앨범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 정도로 마음을 관통하는 앨범은 정말 오랜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멋진 랩스킬이나 기교보다도 더 마음을 울리는 힘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그런면에서 3.5점은 좀 아쉽습니다. 최소 4점은 되어야하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올해의 앨범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트브에서 본 댓글이 아직도 기억나는군요.
      "20대의 에넥도트"
  • 눈ㅁ눌바다
    1. 눈ㅁ눌바다 (2021-12-07 09:01:06 / 220.92.152.**)

      추천 14 | 비추 2

    2. 음.... 저는 별점 4개 정도 예상했는데 의외네요

      저는 이 앨범이 20대 중후반의 감성을 완전히 관통한다고 생각해요. 저스디스같은 랩 퍼포먼스나 창모같이 웅장한 음악은 아니지만

      그 담백한 음과 랩이 이상하게 감성을 자극하고 가사 하나하나에 눈물이 날 정도로 통감하게 됩니다.

      왜인지는 몰라도...... 이 앨범만큼 제 감성을 건드린 앨범이 없었어요. 동어반복도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 면에서 통일성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하고요....


      아마 30대가 되면 제가 예전에 10대 떄 소울컴퍼니를 좋아했지만 지금에 안 들었던 것처럼

      아마 이 앨범을 지금만큼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제 인생앨범이 된 것 같습니다.
  • seungchul
    1. seungchul (2021-12-05 07:44:25 / 121.166.127.***)

      추천 2 | 비추 2

    2. 아쉽고 좋네요
  • LIMBo
    1. LIMBo (2021-12-04 13:22:55 / 68.83.204.***)

      추천 6 | 비추 0

    2. 이토록 진솔하고 담백한 느낌이 나는 앨범은 뱃사공 탕아 이후로 오랜만이었어요. 오리엔테이션, CC도 좋았지만 최엘비식의 스토리텔링이 무르익었달까. 본문 내용처럼 동어반복 같은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앨범의 주제의식인 "열등감"의 성질과 같이 그 부분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고, 곱씹어보는거 같아서 오히려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때허
    1. 때허 (2021-12-03 20:50:29 / 114.207.221.**)

      추천 7 | 비추 0

    2. 개인적으로는 CC보다 더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어요. 쇼미더머니 8에 나와서 무개성이라고 비난받을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했는데 본인에게는 정말 큰 상처가 되었던 것 같네요

더보기

이전 목록 다음

관심 게시물

  1. 로딩중
GO TOP

사이트맵

리드머(RHYTHMER) | ⓒ 리드머 (Rhythmer). All rights reserved.

이메일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