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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엘비 - 독립음악
이진석 작성 | 2021-12-01 17:1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60 | 스크랩스크랩 | 117,147 View

Artist: 최엘비(CHOILB)
Album: 독립음악
Released: 2021-11-07
Rating:
Reviewer: 이진석









최엘비(CHOILB)는 스토리텔링에 능한 아티스트다. 앨범의 큰 주제를 설정하고, 경험을 토대로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를 이어 붙이며 극을 짜는 솜씨가 탁월하다. 디테일한 단어 선택과 탄탄한 발성을 무기로 한 랩 퍼포먼스 역시 감흥을 끌어올리는 요소다. 지난 두 작품, [오리엔테이션] [CC]는 이 같은 역량을 여지없이 보여준 뛰어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주목받은 것은 아니다. 최엘비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낸 건 고등학교 시절 함께 음악을 시작했던 씨잼(C JAMM)과 비와이(BewhY)보다 늦은 시기다. 처음 발매했던 EP가 큰 반응 없이 지나가고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시는 동안, 씨잼과 비와이는 유명 힙합 레이블과 계약하거나 [쇼미더머니]에서 우승하는 등 승승장구하며 유명세를 키워갔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친구들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며 그가 느낀 열등감은 [독립음악]을 관통하는 중요한 정서다.

 

우선 첫 트랙아는 사람 얘기를 통해, 자연스레 극 안으로 끌어들인다. 앨범의 주제와 성격을 소개하는 동시에 몰입감을 끌어올리는 도입부다. 이어서 그는 돈이 부족해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고(“마마보이”), 남다른 재능을 펼쳐가는 친구들을 지켜보면서 자신의 평범함을 통감하며(“섹스”) 과거의 지질한 면면을 차례로 전시한다.

 

이후, 비로소 본인의 작품을 통해 한 명의 뮤지션으로서 거듭나고자 다짐한 그는(“주인공”, “독립음악”) 과거의 모습까지 지금의 최엘비를 이루는 조각으로 받아들인다(“최엘비 유니버스”). 이처럼 전보다 개인적인 서사를 중심에 놓은 만큼, 랩 피처링을 기용하지 않은 것은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견고한 기본기와 또렷한 전달력을 갖춘 최엘비의 랩 덕에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 가사에서의 장점도 여전하다. 생전 나누었던 대화를 재구성해 죽은 친구를 추모하는살아가야해.”나 본인의 이름보다 앞에 내걸었던 두 크루를 의류 브랜드로 비교한 슈프림은 특유의 표현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프로덕션 역시 말끔하다. “섹스에선 재지한 피아노 라인이 중심을 잡는가 하면독립음악도망가!”에선 최엘비가 영향받은 밴드 음악의 기운이 풍기기도 한다. 모노캣(Monocat), 코아 화이트(Coa White), 피셔맨(Fisherman), 돈 싸인(Don Sign.) 등등, 다양한 이가 참여했음에도 주로 부드럽고 경쾌한 분위기로 일체감 있게 진행된다.

 

다만, 아쉬운 부분 역시 존재한다. 최엘비가 느낀 열등감은 분명 앨범의 서사를 풀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비슷한 내용이 몇 개의 트랙에 걸쳐 반복되다 보니, 어느 시점부턴 동어반복으로 느껴진다. 이는 뒤로 갈수록 스토리의 흡입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다행히 마지막 트랙도망가!”에 이르러 다시 감흥이 살아난다. 전작 [CC]의 마지막 트랙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에서 그는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에 구원받은 경험을 털어내며 그들과 같이죽음마저 막는 음악가가 되고자 다짐했다. 이후, 크루와 친구들의 그늘을 벗어나 음악적으로 홀로 선 끝에 이뤄낸 브로콜리너마저와의 협연은 전작의 선언과 오버랩되며 뭉클한 느낌을 선사한다.

 

최엘비가 [독립음악]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전작들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세심하고 친근한 단어 선택을 통해 몰입감을 높이고, 견고한 랩과 프로덕션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낸다. 차이는 있다. [오리엔테이션] [CC]가 누구나 보편적으로 경험해봤을 법한 요소들로 이루어진 반면, [독립음악]은 지극히 개인적인 고뇌와 극복의 과정으로 구성됐다. 그래서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범위가 줄어든 건 아쉽지만, 그가 풀어내는 이야기는 여전히 사람을 끄는 맛이 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이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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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Pseudo베플
    1. Pseudo (2022-11-30 13:32:40 / 118.235.26.**)

      추천 8 | 비추 1

    2. 최초의 3.5점 한대음 수상작..
  • ripxxxtentacion베플
    1. ripxxxtentacion (2022-02-20 18:48:51 / 39.115.95.**)

      추천 9 | 비추 1

    2. 자라님 그럼 이 앨범이 눈물 팍팍 짜내게 만드는 것 빼고는 영 부족한 완성도를 보여줬단 말인가요?
  • Pseudo
    1. Pseudo (2022-11-30 13:32:40 / 118.235.26.**)

      추천 8 | 비추 1

    2. 최초의 3.5점 한대음 수상작..
  • 코코
    1. 코코 (2022-06-08 00:03:36 / 59.5.189.***)

      추천 9 | 비추 1

    2. 참 예술 평론이라는게 이래서 어려운가봅니다. 저는 오히려 동어반복이야말로 열등감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서 더 스토리에 몰입도를 높혀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열등감, 혹은 패배감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공감대를 느낄수 있는 범위가 줄어들었다고 느끼시면, 아마 이진석 평론가님의 인생이 평균보다 평탄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3.5점 아쉽지만 이게 예술 평론의 문제인가 봅니다.
  • 70's Rockstar
    1. 70's Rockstar (2022-05-18 18:27:25 / 1.245.96.**)

      추천 3 | 비추 5

    2. 저도 이거 듣고 엄청 뭉클해지고 훌쩍했었는데 그거랑 별개로 전작 2개에 비해선 퀄리티가 조금 떨어지는 편인건 팩트가 맞아요 3.5점이 적당한 점수인데 밑에 대깨들 많네
  • dol
    1. dol (2022-04-20 21:17:33 / 211.49.101.**)

      추천 13 | 비추 1

    2. " 20대의 에넥도트"
      에넥도트 나올때 이센스 나이 : 28
      ㅋㅋ
  • koidz
    1. koidz (2022-04-13 09:47:35 / 106.245.7.***)

      추천 2 | 비추 0

    2. 3.5 좀 아쉽고 개인적으로도 4점에 가깝다고 생각은 하지만 에넥도트에 갖다가 비비는건 뭐임 대체?ㅋㅋㅋㅋ 가사는 말할필요도 없고 사운드부터도 솔직히 에넥도트에 비견될 정도는 아닌데 올려치기가 넘 심한 앨범같음.. 그런건 빼고 생각하면 21년도 앨범중엔 하트코어와 함께 최고였던거같음
  • ㅈ드머
    1. ㅈ드머 (2022-04-02 15:02:30 / 1.228.26.***)

      추천 5 | 비추 4

    2. 진짜 ㅈ문가인 마냥 평점 짜게 평가하는거 보면 혐오스럽습니다 자라님. 혹시 뭐 되세요?
  • 자라
    1. 자라 (2022-02-28 07:02:15 / 124.51.249.***)

      추천 12 | 비추 19

    2. 3.5라는 점수가 부족한 완성도의 앨범에게 부여되는 점수인가요?
      리드머에서 3.5면 평작 이상이고 수작 턱걸이는 하는 점수라고 보는데요
      요즘 트렌드가 가사의 진중함과는 거리가 멀다보니
      자전적인 가사 좀 쓰면 에넥도트와 나란히 할 수준 같은가요?
      에넥도트가 단순히 자전적 가사 때문에 4.5짜리 앨범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그럼 프더비는요?
      제가 보기엔 이 리뷰 점수에 관심 가지고 열 올리는 분들은
      힙합보단 최엘비를 더 좋아하는거 같네요
  • ripxxxtentacion
    1. ripxxxtentacion (2022-02-20 18:48:51 / 39.115.95.**)

      추천 9 | 비추 1

    2. 자라님 그럼 이 앨범이 눈물 팍팍 짜내게 만드는 것 빼고는 영 부족한 완성도를 보여줬단 말인가요?
  • 자라
    1. 자라 (2022-02-14 12:19:27 / 124.51.249.***)

      추천 7 | 비추 20

    2. 3.5면 잘 줬는데 왜들 난리인지
      여러분이 눈물 흘리면서 들었다고 훌륭한 앨범 되는거 아니에요
      그럼 영화도 관객들 눈물 팍팍 짜내면 아카데미 휩쓸겠네요
  • YJ
    1. YJ (2022-02-13 03:35:23 / 223.38.17.**)

      추천 24 | 비추 5

    2. 감정없는 로봇이 리뷰한건가 싶을 정도의 리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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