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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é Noir - Food For Thought
장준영 작성 | 2022-02-10 23:39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6 | 스크랩스크랩 | 10,431 View

Artist: Ché Noir
Album: Food For Thought
Released: 2022-01-21
Rating:
Reviewer: 장준영









뉴욕 버펄로(Buffalo) 출신 래퍼 겸 프로듀서인 셰 노어(Ché Noir)는 현재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아티스트다. 2010년대 중반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셀프 프로듀싱한 트랙과 믹스테입 등, 꾸준히 결과물을 내놓았다. 베니 더 부처(Benny the Butcher)와 써티에잇 스페쉬(38 Spesh), 랜섬(Ransom) 등 여러 아티스트와도 활발히 작업했으며, 프로듀서 아폴로 브라운(Apollo Brown)과 합작한 [As God Intended](2020)로 상당한 주목을 얻어냈다.

 

아폴로 브라운 특유의 풍성한 프로덕션을 듣는 재미도 상당했지만, 앨범에 참여한 블랙 쏘웃(Black Thought)과 스카이주(Skyzoo)에 밀리지 않는 랩 스킬, 그리고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이 돋보이는 앨범이었다. 성공적인 협업 이후에도 꾸준히 EP와 싱글 발표를 이어간 그는 이윽고 새 앨범과 함께 돌아왔다. 

 

[Food For Thought]의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의 변화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평소 그의 사색을 진솔하게 담았다. 관용구의 이미지에서 비롯한 음식이라는 보조관념을 다수 사용했으며, 기존 작업물과 다르게 개인적인 일화와 종교적인 소재를 끌어왔다. "Communion"이 대표적이다.

 

예수가 고난을 짊어진 것을 기념하는 성찬식에 빗댔다. 자신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 상처 입고, 가족과 친구를 잃은 것에 괴로워하며, 불행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나열했다. "Praises"에선 여러 고통스럽고 거친 현실에서도 노력하여 성공하겠다는 악에 받친 다짐을 외친다.

 

"Bless the Food" "Daily Bread"에선 감사와 만족을 다룬다. 그를 현재 위치에 있도록 한 것은 열정과 노력, 그리고 신앙심 덕분이라고 말한다. 스포큰 워드(Spoken Word)로 채운 "Water To Wine"에선 와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포도를 와인으로 만들기 위해선 일련의 과정이 필요한 것에 빗대어, 현재 겪는 노력과 고난이 헛되지 않다는 것을 역설한다. 특히 "Communion", "Praises"의 내용과 연결되어 삶을 견디기 위해 스스로 응원하는 모습처럼 들리기도 한다.

 

셰 노어는 이전부터 블랙 커뮤니티의 삶과 래퍼로서의 자신감을 주된 이야기로 삼았다. 이번 역시 두 내용이 토대를 이룬다. 써티에잇 스페쉬와 랜섬이 함께한 "Table For 3"에서는 범죄와 위협이 만연한 거리를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동시에 절망적인 현실에도 불구하고 재력 과시처럼 동떨어진 이야기를 쏟아내는 래퍼를 비판한다. 러브더지니어스(7xvethegenius)와 아르마니 시저(Armani Caesar)를 초대한 "Ladies Brunch"에선 여성 래퍼로서의 자부심과 우월감을 표출했다.

 

이상의 이야기가 가치 있는 건 프로덕션과 퍼포먼스가 탄탄한 덕이다. 그는 본래 프로듀서로서의 역량도 두루 드러내 왔다. [Food For Thought]에서도 대부분의 트랙에 참여하여 거친 사운드와 음울한 분위기를 일관되게 주조했다.

 

카튠 비츠(Cartune Beatz), 트리키 트립즈(Tricky Trippz), 첩 더 프로듀서(Chup the Producer)가 담당한 프로덕션도 준수하다. 현악과 건반 소스로 웅장하고 강렬한 사운드를 들려주며("Split the Bread"), 스크래치와 빈티지한 비트를 적극 사용하고("Brains For Dinner"), 샘플링을 통해 몽환적인 무드를 끌어냈다("Gold Cutlery"). 다채로운 붐뱁 비트 위로 셰 노어의 랩은 묵직하고도 강하게 귀에 꽂힌다. 강하지만 격앙되지 않은 톤으로 일관되게 뱉으며, 뻔하지 않은 표현을 라임으로 구성한 지점이 돋보인다.

 

솔직한 이야기가 유려한 퍼포먼스를 만나 생동감을 얻고, 탄탄한 프로덕션이 몰입감을 배가한다. 셰 노어가 이룬 삶의 고찰이 [Food For Thought]로 완성됐다. 주목해야 할 언더그라운드 래퍼가 또 한 명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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