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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y And Friends - Aguà Extend'eau
김효진 작성 | 2022-06-22 16:2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2 | 스크랩스크랩 | 10,261 View

Artist: Clay And Friends
Album: Aguà Extend'eau
Released: 2022-06-10
Rating:
Reviewer: 김효진









음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사한다.
간단하게는 눈물을 차오르게 하는 슬픔일 수도 있고,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간접 경험일 수도 있다. 종종 철학적인 가사를 통해 사색이 담긴 고찰을 엿보게 해주기도 한다. 나아가 특정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툭 던질 때도 있다. 그런가 하면, 몸을 들썩이게 하는 것이 주된 임무처럼 느껴지는 음악도 있다. 이를테면 펑크(Funk) 같은 음악 얘기다.

 

캐나다 그룹 클레이 앤 프렌즈(Clay And Friends)가 발표한 [Aguà Extend'eau]의 근간은 펑크다. 다만, 이들이 구사하는 펑크 음악은 단지 일시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는다. 추측하건대 그들이 선사하고자 한 것은무거운 상황을 가볍게 넘기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들뜨게 만드는 프로덕션을 바탕에 두고 말이다.

 

“Ce N’est Que De L’eau”가 좋은 예다. 그들의 표현 방식이 빛을 발한 곡이다. 핵심 소재인눈물을 노래할 때 축 처진 감정, 눅눅한 미련, 애절함, 비통함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 무언가에 홀릴 듯한 엉뚱스러운 무드 위에 같은 가사의 노래가 반복되며 중독성이 강해진다.

 

아무렇지 않게 곡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의 표현 방식에 웃음 짓게 되고, 예상치 못한 위로를 받게 된다. 그러고는 그들이 부른 가사처럼 생각하게 된다. 기쁨의 눈물이건, 슬픔의 눈물이건 그건 단지 물일 뿐이라고.

 

본격적인 위로는 종종 역효과를 낸다. 힘을 내야 할 것만 같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군가의 감정에 깊이 이입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무심한 듯 던지는 말들이 도리어 알맞을 때가 있다. 그들은 마치 그러한 진리를 아는 듯 덤덤하게 말을 던진다. “그냥 몸을 흔들어!(“Bouge Ton Thang”)”. 슬픔에 기울지 않은 채 던져진 말들이 무거운 상황을 조금은 가볍게 넘길만한 힘을 준다.

 

그들이 부르는 노랫말에 힘을 실어주는 건 단연 프로덕션이다. 경쾌한 리듬이 펑키한 무드를 구축한다. 탄탄히 심어둔 베이스 라인은 곡의 중추가 되고, 전체 분위기를 잡는다. 앨범의 첫 부분부터 그렇다. “Bouge Ton Thang”에서 도드라지는 베이스는 드럼과 조화를 이루며 흥을 돋우고, 곧장 뒤를 잇는 “Chocolat” 또한 신명 나게 내달린다. 마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가 구사하던 펑키한 곡들을 연상하게 한다.

 

이후 “Ce N’est Que De L’eau”, “Chanson Pour Les Tristes Personnes”처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의 곡이 등장하지만, 중심을 잡는 베이스 리듬 덕에 큰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앨범의 후반부에 “Que Onda”, “Cardin”처럼 신나는 무드의 곡이 재등장함에도 뜬금없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 또한 마찬가지다. 잇따라 이어지는 곡의 분위기에 고저가 있을지라도 프로덕션의 기반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다만, 마무리는 아쉽다. “Lovely Day”까지의 구간은 분위기가 달라질지언정 프로덕션의 기반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곡 사이사이를 끈끈하게 연결하는 통일성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앨범을 마무리 짓는 “Grandes Idées”는 앞선 곡들과 통일성도 없을뿐더러 그들의 강점이라 느껴지던 흥취마저 없다. “Lovely Day”의 명확한 엔딩이 앨범의 끝과 더 어울리기도 한다.

 

클레이 앤 프렌즈는 캐나다 동부 출신의 멤버들로 구성되어 구사하는 언어가 두 가지-불어와 영어-. 그래서 그들이 부르는 노랫말은 불어였다가 영어가 되기도 한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랩을 했던 아티스트이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노래에 가까운 랩을 구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클레이 앤 프렌즈가 어떤 언어를 구사하든,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하든 전하고자 하는 바는 한 치의 의심 없이 마음에 와닿는다. 어쩌면 음악 본연의 역할은 언어와 스타일을 뛰어넘는 어떤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앨범이 충실히 해내고 있는 역할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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