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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c Negrito - White Jesus Black Problems
장준영 작성 | 2022-09-15 15:5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7 | 스크랩스크랩 | 8,685 View

Artist: Fantastic Negrito
Album: White Jesus Black Problems
Released: 2022-06-03
Rating:
Reviewer: 장준영









판타스틱 니그리토(Fantastic Negrito)
의 음악은 여러모로 경계선에 있는 듯하다. 세 차례나 수상했던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의 부문이 '베스트 컨템포러리 블루스 앨범(Best Contemporary Blues Album)'이었던 것처럼, 그의 음악은 블루스를 토대로 한다.

 

다만, 온전히 블루스로 묶기엔 포괄하는 장르의 폭이 매우 넓다. 블루스는 물론, , 소울, 가스펠, 컨트리 등등, 여러 장르가 들어오고 나가면서 하나의 결과물을 이룬다. 이러한 특징은 그가 몇 년 전 SNS에 올린 문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는 말하길 내 음악이 록치곤 너무 블루지하고, 블루스치곤 너무 록적이며, 이 나라에선 너무 소울풀하다고 하면서, 저 나라에선 너무 펑키하다고 말해. 난 음악을 믿지, 장르를 믿지 않아. 사람들을 믿지, 국가를 믿지 않고. / Some people have said My music is “too bluesy for rock, too rocking for blues, too soulful for this country, too funky for that country.” I don’t believe in genres I believe in music, I don’t believe in countries I believe in people.)’

 

프로덕션이 경계선에 걸쳐있는 것처럼, 다루는 내용과 메시지도 여러 이야기를 포괄한다. 현재 사용하는 예명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그는 개인적인 일화와 사회, 정치적인 소재를 거리낌 없이 곡에 담아냈다. 표현 방식에서도 마치 래퍼와 같이 노골적인 표현도 쏟아내곤 한다.

 

특징은 새 앨범 [White Jesus Black Problems]에서도 이어진다. 풍부한 코러스와 사이키델릭한 건반이 어우러지는 "Venomous Dogma"부터 펑키한 기타 리프가 귀를 강렬하게 찌르는 "Trudoo", 컨트리를 품은 듯한 "You Better Have a Gun" "Virginia Soil", 타악기와 박수 소리에 에코 사운드를 활용한 "Register of Free Negroes"가 귀를 사로잡는다.

 

블루지하고 묵직한 기타 연주가 중심을 잡으면서도 오르간, 신스, 현악기, 코러스 사용이 늘어나 이전보다 블루스의 비중이 줄어든 듯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보컬 퍼포먼스에서의 변화도 꽤 크다. 전작에선 폭발적인 기타 솔로 사이로 두텁게 내지르는 가창이 주였다. 반면에 신작에선 가성과 중저음의 활용이 부쩍 늘었다.

 

"They Go Low" "Oh Betty"가 대표적이다. 줄어든 기타 솔로만큼 날카롭고 귀를 찌르는 가성이 많아졌으며, 두터운 코러스가 여백을 풍성히 채웠다. 록에 더욱 가까웠던 보컬은 보다 소울과 가스펠에 맞닿으며 이전과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이야기가 주는 재미도 무척 흥미롭다. 18세기 백인 계약하인과 흑인 노예 간의 사랑이라는, 실제 그의 조상이 겪었던 내용이 노랫말을 이끈다. 두 사람의 사랑이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는 상황을 묘사하고("Nibbadip"), 괴로움과 그리움을 표현하고("Oh Betty"), 노예가 된 현실에서 탈출하겠다는 의지와 필사적인 다짐을 드러낸다("Man with No Name", "Trudoo", "Virginia Soil"). 명료하고 생동감 있는 표현이 실화와 만나면서 느껴지는 묘미가 상당하다. 

 

과거를 꺼내면서도 중간마다 현재를 뒤섞는 순간도 있다. "You Better Have a Gun"에선 폭력적인 게임에 노출된 10대와 이 같은 현실을 비판하며, "Highest Bidder"를 통해선 자본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한다. 과거의 이야기가 두 사람의 사랑 사이에 존재했던 차별, 혐오, 폭력을 묘사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론 일관되지 않은 듯한 현시대의 이야기도 메시지에선 일맥상통하여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판타스틱 니그리토의 음악은 경계선에 위치한 만큼 거침없이 모든 구획을 돌아다니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렇기에 독특한 결과를 도출한다. 이야기와 프로덕션까지 [White Jesus Black Problems]는 다시 한번 그만의 특징과 강점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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