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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국내 알앤비/소울 앨범 베스트 10
리드머 작성 | 2022-12-30 19:33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0 | 스크랩스크랩 | 10,857 View




리드머 필진이 선정한 '2022 국내 알앤비/소울 앨범 베스트 10’을 공개합니다. 아무쪼록 저희의 리스트가 한해를 정리하는 좋은 가이드가 되길 바랍니다.

 

2021 12 1일부터 2022 11 30일까지 발매된 앨범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10. DAUL, Noair, plan8, CHANNEL 201 - Next

Released: 2022-06-10

 

올해 국내엔 릴 모쉬핏(Lil Moshpit), 아프로(APRO), 슬롬(Slom) 등등, 유독 프로듀서가 이끌었던 작품이 상당수 나왔다. 그중에서도 다울(DAUL), 노에어(Noair), 플랜에잇(plan8)이 의기투합한 [Next]는 특히 흥미롭다. 여느 유사한 앨범들이 장르적으로 넓게 포용하려는 것과 달리 이들은 가장 잘하는 알앤비와 팝의 범주에서 곡을 구성했다.

 

오르내림(OLNL) 정도를 제외하곤 모두 알앤비 아티스트를 기용했고, 프로덕션 역시 장르 카테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NEXT]가 주는 맛이 진진하다. 리드미컬한 두 트랙 "What If" "Mirror", 몽환적이고 개성 강한 "공백" 사이로 차분한 트랙들이 배치되었지만, 장르와 프로덕션에서의 강한 일관성 덕에 일곱 트랙이 편안하게 엮인다.

 

개별 곡의 완성도도 큰 편차 없이 일정하며, 후디(Hoody)와 밀레나(Milena)를 비롯한 참여 진의 퍼포먼스도 만족스럽다. [Next]는 세 프로듀서가 괜찮은 합을 이룬 덕분에 다음을 기약하게 만드는 앨범이다.


 

9. 베이빌론 - EGO 90’s

Released: 2022-07-19

 

음악은 시간과 닮은 데가 있어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각자 듣기만 해도 애틋한 시기가 있을 테다. 이를테면 소울 장르를 선호하는 자에게는 60-70년대가 그런 시기일 것이다. 베이빌론에게 90년대도 그러한 시기인 듯하다. 그는 [EGO 90’s] 90년대 알앤비에 대한 사랑을 꾹꾹 눌러 담았다. 당시의 음악을 재구성하고 재해석한다. 그래서 낯설고도 익숙한 음악들이 흐른다. 컨템퍼러리 알앤비, 슬로우잼(Slow Jam), 뉴잭스윙(New Jack Swing), 네오 소울 등의 장르처럼 말이다.

 

그래서 하나의숨은 음악 찾기같기도 하다. “잘 어울려커튼 사이로는 앨리샤 키스(Alicia Keys) “If I Ain’t Got You”, “나보다 그대를은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I Look To You”를 새로이 해석해 놓은 것 같다. “블루하트에서는 이현도가 90년대에 구사하던 음악들이 여럿 스치지만 베이빌론의 보컬이 얹혀서 새로운 무드를 자아내고, “하루일과에서도 솔리드의이 밤의 끝을 잡고”, “끝이 아니기를의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베이빌론만의 담백함이 강점으로 드러난다. 이처럼 베이빌론은 익숙한 음악들을 영리하게 풀어 듣는 재미를 선사한다.

 

커버 곡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김범수의 곡을 리메이크한바보 같은 내게에서 베이빌론은 90년대라는 시간을 조각한다. 쫀쫀하고 겹겹이 쌓인 원래의 구성에서 대부분의 요소를 덜어내고 신시사이저 위주로 미니멀하게 구성하여 눈앞에 시간의 결을 당도하게 한다. 무엇보다 [EGO 90’s]는 음악을 탐구하고자 하는 욕구와 애정이 넘쳐 흐르는 앨범이다. 그저 시대를 풍미한 음악을 재해석한 앨범이라고 정의할 수 없다. 그 애틋한 시간에 보내는 연애 편지이자 사랑의 찬가다.


 

8. 쎄이 - S:inema

Released: 2022-10-27

 

쎄이(SAAY) [S:inema]를 통해 자신의 20대를 돌아본다. “Talk 2 Me”에서는 나긋나긋한 사랑을 갈구하기도 하고, “Alarm”을 통해 자신이 품었던 어둠에 대해 노래하기도 한다. 침잠돼 보이는 키워드에 뻔한 자기 연민으로 흐를까 싶을 때 쎄이는 강한 다짐을 아로새긴다. “Rocky”를 통해서다. ‘승리의 냄새를 맡는다는 노랫말로여왕이 아닌 왕이 되겠다고 선포한다. 그래서 [S:inema]는 꼭 쎄이가 쓴 자서전의 초반부 같다. 앨범 전체를 감상한 뒤 이 작품을 재차 들었을 때 “everything comes n goes”에 담은 삶에 대한 깨달음-윤회 사상-이 더 크게 와 닿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앨범 내내 견지하는 꼿꼿한 자세에 힘을 싣는 건 프로덕션이다. 21곡이 실려 감상 시간이 다소 긴 앨범임에도 지루할 틈을 내어주지 않는다. 베이스 라인과 핑거 스냅 사운드를 감각적으로 수놓은 “Talk 2 Me Nice”와 기타와 키보드의 조화가 재즈로 변주되는 “Sweet As Hell”, 리드미컬하고 산뜻한 “Caffeine!”, 편안한 무드를 조성하는 “Simple Way”, 쎄이의 보컬 퍼포먼스가 중축되어 몰입감을 선사하는 “Rocky”까지 부족함 없다.

 

20대는 누구에게나 혼란스러운 시기이지만, 특히나 여성에게 20대는 혼란스러움이 가중되는 시기다. 자기주장을 관철하는 자에겐기가 세다는 손가락질을, 갈등을 면하고자 웃음 짓는 자에겐수동적이고 답답하다는 피드백을 쉽게 받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의 역할이 딱히 내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지만 그 의지가 20대엔 너무도 쉽게 후려쳐질 수밖에 없다. ‘어린 여자라는 이유로 쉽게 보는 이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속이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쎄이는 그렇게 흔들리던 것들을 [S:inema]를 통해 주체적인 움직임으로 만들어 냈다. [S:inema] 이후의 움직임을 기대하게 만든다.


 

7. 비비 - Lowlife Princess: Noir

Released: 2022-11-18

 

비비(BIBI)는 음악으로 이야기를 쓴다. 그 속엔 불공평한 세상에 대한 혐오감을 가득 품고 온몸에 가시를 칭칭 감은, 어둡고 냉담한 여인이 있다. 그래서 비비가 노랫말 속에서 구사하는 비속어는 허세를 부리기 위함이거나 괜히 센 척을 하기 위함이 아닌 것 같다. 속어를 사용해 존재감을 극대화한다. 누군가를 강하게 멸시할 때 쓰이는’(“나쁜X”)이라는 단어로 자신을 지칭하면서 말이다. 비비가 [Lowlife Princess: Noir]에서 구축한 캐릭터는사랑을 무맛이라 말하며 원나잇을 즐기는 인물인 동시에 누군가에겐 자기 몸이 걸레짝이더라도 쉽게 하룻밤을 꾀어볼 수 있는 상대다(“Lowlife Princess”).

 

그런 의미에서조또라는 표현 또한 캐릭터에 특이성을 부여한다. 한국어 속어를 활용해 전체 맥락을 관통하는 캐릭터를 탄탄히 구축한 것이다. 프로덕션 또한 훌륭하다. 라틴 리듬에 타격감 있는 베이스가 인상적으로 배치된나쁜X”, 최후의 왈츠를 묘사한 듯한가면무도회”, 얇은 하이햇 사운드와 처절한 보컬 퍼포먼스가 섞여 섬뜩함이 깃든 “Lowlife Princess”, 신나게 마구 달리는 록 스타일의 “City Love”까지 비비의 한껏 펼쳐진 음악적 역량이 돋보인다. 특히불륜조또에서는 프로덕션과 보컬 퍼포먼스, 서사의 맥락 모두 성공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Lowlife Princess: Noir]는 아티스트 비비의 존재감과 예술성을 뚜렷하게 각인하는 앨범이다. 구체적인 설정과 적절한 단어 선택으로 캐릭터를 눈앞에 당도하게 하고 리스너를 단숨에 매혹한다. 그래서 자꾸만 그 여인을 바라보게 만든다. 축축하고 눅눅한 곳에서 결핍을 품은 채 홀로 위태로운 춤을 추는 그 여인을, 마스카라가 번진 눈으로 거울을 보며 혼자 웃다 울다 모든 걸 토해내듯 소리 치는 그 여인을.


 

6. 선우정아 - Studio X {1. Phase}

Released: 2022-09-23

 

이미 자신만의 확고한 음악 세계를 갖춘 아티스트가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두 아티스트의 색깔이 화학적 결합을 이루며 ‘1+1’ 이상의 효과를 내기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선우정아는 컬래버레이션 EP [Studio X {1. Phase}]로 그 어려운 일을 해냈다. 전작 [Serenade](2019)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의 목소리만으로도 앨범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는 아티스트다. 이번에는 우원재, 수민, 남메아리, 배현이 등 개성 강한 아티스트를 본인의 음악 세계로 초대했다.

 

선우정아는 매우 영리하게 헙업한다. “black coffee”에서는 강렬한 신시사이저를 활용한 변주로 우원재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Octave”에서는 수민 스타일의 음악에 목소리를 섞어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하나의 곡처럼 이어지는ㅅㅣㄹㅓ에서는 각각 남메아리의 유려한 피아노 연주와 배현이의 과장된 사운드 스케이프로 감정선을 따라가게 만든다.

 

특유의 직설적이고 독특한 표현의 가사와 말을 하듯 툭툭 내뱉는 보컬은 선우정아의 음악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특히 애니콜 광고 음악이었던 이효리의 곡을 커버한 “ANY-motion (2015 Rec.)”는 시대상을 반영한 가사를 추가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미묘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Studio X {1. Phase}]는 참여 아티스트와 선우정아가 모두 빛나는 컬래버레이션의 교과서와 같은 작품이다.


 

5. 신세하 - I Just Can't Control My Feet!

Released: 2022-08-29

 

이번 [I Just Can't Control My Feet!]는 얼핏 보면 기존 음악과 유사한 듯하나, 펑크(Funk)를 뼈대로 삼아 확연히 달라진 결과물이 되었다. 선공개했던 "사이"가 대표적이다. 곡의 진행은 평소 그가 시도했던 신스팝과 크게 차이가 없는 듯하지만, 펑키한 기타 리프와 사이마다 틈입하는 현악 소스가 상당한 재미를 자아낸다. 프로덕션에서의 일관성이 첫 곡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지기에 통일성을 쉽게 느낄 수 있다. 후반부의 변주도 영리하다. 마치 프린스(Prince)가 연상될 정도로 끈적한 일렉트로 펑크(Electro Funk)가 도드라진다.  

 

[I Just Can't Control My Feet!]에서 무엇보다 탁월한 순간은 보컬 운용으로 완성된다. 다양한 음역을 통해 보컬 활용을 높였다. 비슷한 음만 반복하던 멜로디도 한층 캐치해진 덕에 러닝타임 내내 매력 넘치게 들린다. 종종 정제하지 않고 내뱉은 듯한 소리도, 전후로 여러 악기와 소스가 등장하여 가창을 보완한다. 자연스레 보컬에서의 감흥이 한층 높아졌다.

 

아무리 독보적인 스타일과 개성에도 상응하는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해당 아티스트에게 매료되고 설복되긴 어렵다. 그래서 신세하라는 이름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 '어때 이 음악이면? 같이 있자 내일도'라며 유혹하는 가사에 묻어난 자신감처럼, 커리어에서 가장 즐거운 20분을 완성했다.


 

4. 소울 딜리버리 - Foodcourt

Released: 2022-03-18

 

어떤 음악은 철저한 기획 속에서 만들어지지만, 어떤 음악은 즉흥적으로 탄생한다. 밴드 소울 딜리버리(Soul Delivery)의 음악은 후자다. 밴드는 드럼 신드럼(SHINDRUM), 기타 준스 세컨드 라이프(Joon’s Second Life), 키보드 하은(HAEUN), 베이스 정용훈으로 이루어졌다. 네 사람이 잼을 하면서 자연스레 트랙이 쌓였고, 이것이 [FOODCOURT]라는 앨범으로 이어졌다.

 

트랙은 네 사람의 사적인 추억과 앨범을 작업하며 마주한 일상의 조각을 담고 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대화하는 것처럼 친근하고 따스한 느낌이 든다. 연주에선 일상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진다. 앨범은 옴니버스 형식이지만, 구성적 장치들 덕분에 일관성이 느껴진다. “하늘정원”, “Breaktime”, “The Last Day”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대표적이다. 동일한 리프를 트랙마다 다른 템포, 다른 악기로 연주해 마치 하나의 트랙이 죽 이어지는 것 같다. 더불어 마지막 트랙 “Rhythm, Hope, Love”은 앨범의 나머지 곡들을 전부 샘플링하여 만든 곡이다. 중간에 들어간 보이스 샘플의 내용처럼 앨범을 통째로앙코르하는 것 같다. 긴 여정을 매듭짓는 멋진 마무리다.

 

소울 딜리버리는소울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통해 뭉친 밴드다. [FOODCOURT]라는 제목처럼, 소울을 바탕으로 알앤비, , 블루스, 재즈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사운드가 차려졌다. 한국에서 블랙뮤직을 기반으로 한 밴드는 여전히 드물다. 그래서 일단 반갑다. 무엇보다 탄탄한 완성도의 음악으로 채운 앨범을 발표했기에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보배 - 희극지왕

 

 

슬롬 - Weather Report

 

 

아프로 - Avenue

 

 

주애 - 6 Shots

 

 

카이아반트 - Piece Of Space

 

 

3. - Kpop

Released: 2022-03-11

 

(Che)의 첫 번째 정규 앨범 [Kpop]은 스케일이 넓다. 물리적인 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1990년대 스타일의 붐뱁(“Poison”)부터 팝 록(“대중목욕탕”, “물어볼게”), 포크(“Live”)까지 여러 장르를 자연스럽게 오간다. 퍼포먼스도 트랙에 따라 팔색조처럼 변한다. 멜로디의 결을 살려 여유롭게 진행되다가도 많은 양의 단어가 빠르게 쏟아지며 리듬감이 형성된다. “Elevator Flow”, “Poison”처럼 완전히 랩에 가까워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노래에 라임과 플로우를 가미해 랩처럼 들리게끔 만든 인상이 강해 흥미롭다.

 

앨범을 관통하는 키워드는엘리베이터. 첫 곡 “Elevator Flow”에서 인생을 한 번의 선택으로이 결정되는 엘리베이터에 비유하고, 결정을 유보하는 현재 상태를 토로한다. ‘라는 감정을 목욕탕에 있는 소재들로 유쾌하게 풀어낸대중사우나와 돈과 관련된 힙합의 클리셰를 비틀어 조소를 날리는처럼 독특한 표현으로 이를 표현했다. 이외에도슬픈 거 한 번만 따라봐 줄래’(“어쩔 수가 없네”)처럼 기존 관념을 뒤집은 표현이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앨범의 타이틀 'Kpop'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아이돌 위주의 케이팝(K-Pop)과 다르다. 기존의 케이팝처럼 여러 장르의 요소를 차용했지만, 결과물에는 체의 개성이 가득 담겼다. 마치 AI처럼 무덤덤한 보컬은 처음 들으면 낯설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서히 스며들게 하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본인만의 색깔과 철학을 가득 담아, 새롭게케이팝을 정의했다.


 

2. 에이트레인 - Private Pink

Released: 2022-09-25

 

에이트레인(A.Train)의 감정은 색으로 표현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음악이 가시화된 것으로 정의되는 건 상상의 여백을 지우는 일이지만, 에이트레인의 정의는 생각의 활로를 뚫는다. 예상하지 못한 색채를 전면에 드러내기 때문이다. 전작 [Paingreen]에서는 상처의 색을 초록으로 정의했고, [Private Pink]에서는 개인사를 분홍색으로 드러낸다.

 

초록과 분홍은 보색 관계다. 두 색의 관계처럼 전작과 이 작품의 관계는 한 쌍으로 묶이지만 대조된다. 죽음을 동경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묘사한 [Paingreen]과 달리 [Private Pink]는 죽음을 동경하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초록대문”, “가정통신문등 보편성과 핍진성을 확보한 소재로 전작과 이어지는 서사에 집중하게 한다.

 

[Private Pink]의 프로덕션도 [Paingreen]과 닮은 듯 닮지 않았다. 대표적으로나도 좀 알았으면 좋겠다가 전작이 품은 음울한 분위기와 유사하지만, 스윙 재즈가 가미된가정통신문”, 산뜻한 피아노 사운드로 시작해 웅장함을 쌓는식물등 존재감 강한 트랙들이 곳곳에 자리한다. 더불어 김뜻돌, 오소영 등 참여 진과의 합이 새로운 빛깔을 뿜어낸다. 보색 관계의 두 색이 섞이면 무채색이 되는 것과는 달리 에이트레인이 만든 두 세계는 섞이면 섞일 수록 더 강한 유채색을 만든다. 에이트레인은 누구도 대체할 수 없고 만들어 낼 수 없는 빛깔을 만들어 냈다.


 

1. 라드 뮤지엄 - RAD

Released: 2022-03-17

 

[RAD]는 곱씹을수록 고뇌하게 되는 앨범이다. 들을 때마다 앨범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매번 다르게 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묻는 바는 다음과 같다. ‘인간은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가.’ 특정한 이야기가 깃든 서사가 아니라 아티스트가 걸었던 생각의 길에 리스너를 끌고 온다. 그 길엔 아티스트의 발자국이 일정하지 못한 패턴으로 나 있다. 따라갈 의무가 없는 미로 같은 길에 서서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야 하는 게 맞는 것인지 [RAD]를 들을 때마다 고뇌하게 된다.

 

확신 없는 흐릿한 세계에 놓이는 건 꽤 불안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그 가운데서 즐겁다. 전체 흐름이 유기적으로 흐르면서도 곡의 완성도가 각각 훌륭하기 때문이다. “God’s Work”부터젖은 우산까지 녹녹하던 진행이한량부터 펑키하게 반전되고 “4D”까지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Say Hello Inner Child” “Forever”에 다다라서는 미니멀하고 차분한 사운드로 마무리되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트랙들이 서로 촘촘하게 짜여 있다. 프로덕션의 흐름은 마치 생각이 튀어 오르다 잠재되는 모습과 닮았다. 라드 뮤지엄은 머릿속에 담긴 추상적인 것들을 음악으로, 하나의 작품으로 탁월하게 구현했다. 감상 중 희열이 따라오는 건 당연하다.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땐 삶에 대한 질문에 어떤 답도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티스트의 결론도 마찬가지로 보였다. 그러나 몇 번이고 들으며 곱씹은, 지금의 결론은 또 다르다. ‘지금을 느끼며 살아야 한다는 것. 그렇게 살고 싶다는 것. 투명한 마음을 지닌 채 눈앞의 것을 그대로 보고, 숲의 향을 그대로 맡고, 뺨에 닿는 바람결을 그대로 느끼며 사는 것. 삶의 챕터마다 어떤 역할을 해줄 작품을 만나는 일은 “God’s Work”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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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김지성
    1. 김지성 (2023-01-01 10:41:22 / 175.223.15.***)

      추천 4 | 비추 0

    2. 개인적으로 private pink를 올해의 앨범이라고 생각하지만, 라드님의 RAD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둘 다 대단한 작품을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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