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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불문) 음악이 관련된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리드머 필자들이 각자의 취향을 듬뿍 담아 선정한 추천 리스트를 공유합니다. 매주 금요일 업데이트.
장준영 Pick: 영화 '왕과 함께, Down With the King'
최근 미국 넷플릭스(Netflix)에서 스트리밍을 시작하여 소소하게 화제를 모은 영화가 있다. 2021년작인 [왕과 함께, Down With the King]. 음악 산업을 비롯한 여러 상황에 신물이 난 래퍼 머니 머시(Money Merc)가 작은 마을로 도망가서 생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실제 랩스타인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를 끌어들여 주인공의 끝없는 고뇌와 변화하는 심경을 고요하면서도 차분히, 농촌의 정경을 통해 풀어낸다.
클로이 자오(Chloe Zhao)의 [로데오 카우보이, The Rider](2017)를 떠오르게 하는 순간도 종종 마주할 수 있다. 특히 래퍼로서 겪는 여러 감정을 솔직하게 나열하는 머니 머시의 모습은 깁스의 진심을 다른 페르소나로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어 흥미롭다. 무엇보다 연기를 꽤 잘한다. 국내 넷플릭스에선 이미 작년 6월부터 스트리밍 중이다. 앨범과 함께 다음 필모그래피도 기다리게 하는 작품.
황두하 Pick: 바드코어 유튜브 'Beedle The Bardcore'
'바드코어(Bardcore)'란 마이크로 장르가 있다. 현대의 음악을 중세시대 스타일로 재해석한 것이다. 2020년대 들어 온라인의 능력자들이 시도하기 시작하여 알음알음 알려졌는데, 가장 유명한 채널 중 하나가 'Beedle The Bardcore'다. 이 채널은 주로 힙합 음악을 중세시대 풍으로 편곡하여 업로드한다.
누군가는 장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그렇게 치부하기엔 완성도가 대단하다. 특히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Humble" 같은 곡은 웅장함이 한층 더해져 '중세 힙합'의 세계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채널에는 GTA의 배경음악이나 오징어게임의 OST를 바드코어로 편곡한 영상도 있으니 한 번 체크해보길 바란다.
강일권 Pick: 음악 물리매체 덕후의 공간 '팝시페텔(popsipetel)'
이제 CD, DVD, 블루레이(Bluray) 등의 물리매체를 직접 손과 눈으로 느껴가며 구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은 거의 남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팝시페텔'은 우리처럼 여전히 물리매체의 손맛을 잊지 못하는 이들에게 보석 같은 읍반/영화 숍이다. 아니 음악과 영화를 아우른 '덕후 숍'이란 표현이 더 적확할지도 모르겠다. 그곳에 가면 다양한 장르의 음반, 블루레이, DVD, (음악, 영화 관련) 도서가 맞이한다.
특히 숍을 운영하는 김경진 대표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컬렉션이 눈길을 끈다. 그는 한국에서 손꼽힐 만큼 높은 덕후력과 수집욕을 갖춘 인물이다. 90년대부터 음악산업계에 몸담은 이래 현재는 음악 도서 번역과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팝시페텔을 운영 중이다. 정기적으로 소수 마니아를 대상으로 한 음악 강좌도 진행한다. 홍대에 갈 일이 있거든 믿고 가보시라. 당신이 만약 물리매체 덕후라면 팝시페텔은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될 것이다. 인스타: @popsipe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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