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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uture & Metro Boomin - We Don't Trust You
- 황두하 작성 | 2024-04-19 13:56 업데이트 | 추천하기 22 | 스크랩 | 21,581 View
Artist: Future & Metro Boomin
Album: We Don't Trust You
Released: 2024-03-22
Rating:
Reviewer: 황두하
[We Don’t Trust You]는 2024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다. 퓨쳐(Future)와 메트로 부민(Metro Boomin)은 꽤 오래전부터 작업해오며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메트로의 유명한 시그니처 사운드인 ‘If young Metro don’t trust you, I’m gon’ shoot you’는 퓨처의 목소리다. 둘의 사이가 얼마나 가까운지 짐작할 수 있는 지점이다. 앨범의 타이틀도 이 시그니처 사운드에서 따온 만큼, 합작 앨범 소식에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앨범의 전반부는 기대치에 부합할 정도로 강렬하다.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트랩 사운드와 퓨쳐의 차진 랩싱잉, 그리고 게스트의 조력까지 어느 하나 흠잡을 데 없다. “Ice Attack”과 “Claustrophobic”의 후렴구는 퓨처가 왜 지금의 자리에 올랐는지 납득하게 할 정도로 중독적이다. 그런가 하면, “Type Shit”에서는 트레비스 스캇(Travis Scott)과 플레이보이 카티(Playboi Carti)가 퓨처의 플로우와 라임을 이어받아 각각 자신의 스타일로 해석해 듣는 재미를 더했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Like That”이다. 공격적인 신시사이저로 포문을 열며 빠른 템포의 808드럼으로 순식간에 집중하게 만들고, 퓨처가 차분하게 리듬을 밀고 당기며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절정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등장이다. 처음부터 빠르게 내달리는 신들린 래핑으로 혼을 빼놓더니 드레이크(Drake)와 제이 콜(J. Cole)을 향한 디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아직 4개월밖에 안 지났지만, 이 정도면 2024년 ‘올해의 벌스’라고 할만하다.
이러한 기세는 “Cinderella”까지 이어지다가 “Runnin Outta Time”부터 살짝 꺾이기 시작한다. 피아노 루프로 진행되는 단출한 미디엄 템포의 비트는 감각적이기보다 부실한 느낌이다. 퓨쳐의 래핑도 전반부에 비해 늘어진다. “Fried (She a Vibe)”와 “Everyday Hustle”도 마찬가지다.
특히 알프레다 브로킹턴(Alfreda Brockington)의 “I’ll Wait For You”를 샘플링한 소울풀한 분위기의 “Everyday Hustle”은 퓨처의 목소리와 미묘하게 따로 노는 듯하다. 오히려 릭 로스(Rick Ross)의 묵직한 목소리가 얹히는 순간 답답함이 풀린다. 그래서 릭이 곡의 주인처럼 느껴진다.
다행히 (보너스 트랙을 제외하고) 마지막 두 곡 “Seen It All”, “WTFWM”에서 다시 집중력을 회복한다. 래핑 덕분이다. 전자에서는 많은 단어를 빠르게 뱉으며 리듬감을 형성하고, 후자에서는 단어를 툭툭 내뱉으며 끈적한 그루브를 만든다. 그중에서도 “WTFWM”의 후렴은 “Ice Attack”, “Claustrophobic”과 더불어 앨범 내에서 가장 중독적이다.
[We Don’t Trust You]는 집중력이 흐려지는 구간도 있지만, 퓨쳐와 메트로의 이름값에 부합하는 완성도를 보인다. 아쉬운 점이라면, 가장 기억에 남고 화제가 되는 부분이 두 사람이 아닌 켄드릭이라는 점이다. 그의 벌스가 워낙 파괴력이 강하기도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순간도 부재하다.
켄드릭으로부터 시작된 드레이크를 향한 연쇄(?) 디스는 2010년대부터 유지되어 왔던 미국 메이저 힙합 씬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어찌 되었든 일련의 사건이 이 앨범으로부터 촉발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훗날 2020년대를 돌아볼 때 [We Don’t Trust You]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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