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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Big L
Single: Return of the Devil's Son
Released : 2010-11-23
Rating : Not Rated
Reviewer : 양지훈
'90년대 중반 동부의 가장 유능한 랩퍼 중 한 명이었던 빅 엘(Big L, 1974~1999)이 숨을 거둔 후에도 그의 흔적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투팍(2Pac)이나 노터리어스 비아이지(The Notorious B.I.G.)처럼 요절한 유명 뮤지션의 사후 앨범이 연이어 등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이 [A Freestyle History], [The Achieves: 1996-2000], [Live from Amsterdam] 등등, 몇 해를 간격으로 빅 엘의 사후 앨범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나마 정식(official) 앨범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은 최근에 발매된 [139 & Lenox]와 [Return of the Devil's Son] 뿐이다. 그리고 그 중 [Return of the Devil's Son]은 상대적으로 준수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우선 우리는 [Return of the Devil's Son]을 통해 의심할 여지가 없는 빅 엘의 랩 실력을 수차례 재확인할 수 있다. 앨범의 완성도를 논하기 이전에 분명한 것은, 빅 엘의 랩은 도마 위에 올려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뛰어나다는 것이다. 어떤 멍석을 깔아 놓아도 찬란한 빛을 발한다. "Principal of the New School"과 "Audition"에서의 명료한 딜리버리, "Doo Wop #5"에서 폭발하는 절정의 플로우 등, 하이톤 랩퍼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스킬을 만끽할 수 있다.
그렇지만, [Return of the Devil's Son]이 앨범으로서 각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모두가 예상했듯이 미공개 프리스타일 트랙, 생전에 만든 1집과 앨범의 아웃테이크, 리믹스의 조합이 앨범의 전부이다 보니, 당연히 빅 엘 사후에 제작된 여타 앨범과 별반 차이가 없는 구성을 취한다. 기존에 공개된 곡의 재탕이라 봐도 무방한 곡도 더러 존재하는데다가 쇼비즈(Showbiz), 로드 피네스(Lord Finesse), 제이-러브(J-Love) 등 이름값 있는 프로듀서의 손길이 닿았지만, 'Unreleased & Remixed'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한다. 깔끔하게 페이드-아웃(fade-out)되지 않고 끝나버리는 "Harlem World Universal"과 같은 곡이 그러한 한계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증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약 '의도적인 조악함'을 원한다면, 나무랄 데 없는 앨범이 되겠지만, 미공개 트랙 모음집 그 이상의 무언가를 바란다면,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발상을 전환하면 꽤 좋은 앨범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 '90년대의 로우(raw)함을 진국이라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앨범을 통해 기대한 만큼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D.I.T.C. 크루의 추종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괜찮은 소장품이 될 것이다. 빅 엘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Lifestylez ov da Poor & Dangerous]가 제격이지만, [The Big Picture]까지 접한 이후, 계속해서 빅 엘의 발자취를 찾으려는 청자에게 [Return of the Devil's Son]은 여느 사후 앨범보다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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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사나이!!!! 정규앨범을 들으면 빅엘이 왜 천재라는 말을 들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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