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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stionlove: 하드코어 힙합(Hard-Core Hip Hop)이 뭐길래?!
강일권 작성 | 2011-02-07 17:58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3 | 스크랩스크랩 | 40,469 View



얼마 전 트위터 DM을 통해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도대체 하드코어 힙합이 뭔가요? 드럼 강하게 때려주는 뭐, 그런 힙합음악인가요?’. 얼핏 이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법한 장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음악적으로 대충 감은 잡아도 구체적인 정의를 알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곧장 지식검색을 한번 해보았죠. 아니나다를까 하드코어 힙합에 대한 당황스러운 해석들이 난무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힙합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펴는 첫 번째 오지랖은 ‘하드코어 힙합’으로 정했습니다(*하드코어 랩이라고도 표기하지만, 여기서는 하드코어 힙합으로 통일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하드코어 힙합의 정의는 이미 그 단어 자체에 드러나 있어요. 이 장르의 선구자들인 런 디엠씨(Run D.M.C), 스쿨리 디(Schoolly D), 부기 다운 프로덕션스(Boogie Down Productions), 퍼블릭 에너미(Public Enemy) 등의 랩만 들어봐도 알 수 있듯이 하드코어 힙합은 주로 남자들의 시점에서 매우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표현을 담고 있는 랩을 통틀어 일컫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욕설과 직접적인 성적 표현 등). 아직 쥐-훵크(g-Funk)로 대표되는 웨스트 코스트 힙합이 수면으로 부상하기 전에 등장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이스트 코스트 힙합의 영향력 아래에서 성장해 왔고요. 그렇다 보니 음악적으로도 매우 육중하거나 둔탁한 드럼과 단순한 샘플 루핑이 주가 됐던, 우리가 흔히 로우(Raw)한 비트라고 말하는 초기 이스트 코스트 힙합의 스타일을 곧 하드코어 힙합의 음악적 특성으로도 말할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하드코어 힙합은 음악적인 스타일로 구분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죠. 랩, 즉, 가사가 어떠한 표현과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정의되는 것이니까요.


사진: 하드코어 힙합의 선구자 중 한 명인 Schoolly D

자, 그런데 이쯤에서 한 가지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번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고요. 제가 여기저기 게시판을 둘러보고 검색을 해보니 의외로 많은 분이 하드코어 힙합에 대해 아래와 같이 해석하고 있더군요.

“하드코어 힙합은 단순히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내용의 힙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힙합’, 혹은 ‘본질을 잃지 않은 힙합’을 일컫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이러한 해석은 너무 확대해서 해석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hard-core’라는 단어에 ‘핵심적인’이라는 뜻이 담겨 있긴 합니다(가끔 핵심을 얘기하라고 할 때 ‘코어를 얘기해보라.’라고 말하곤 하죠). 그러나 하드코어 힙합에서 ‘hard-core’는 포르노 영화나 B급 영화 등에서 볼 수 있는 노골적이고 거침없다는 의미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가리온이 두 번째 싱글 [그 날 이후]를 발표했을 때 하드코어 힙합에 대해 위와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절대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당시 공연장에 있었던 (99% 확실한) 제 기억에 따르면, 가리온이 언급한 ‘본질에 더 다가가는 힙합이 하드코어 힙합’이라는 말은 자신들이 새롭게 또 하나의 의미로 정의하고 싶다는 거였지, 현재 장르로서 언급되는 하드코어 힙합의 의미 자체를 부정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 한 가지 많이 궁금해하시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하드코어 랩과 갱스터 랩(Gangsta Rap)의 차이일 겁니다. 일단 큰 특성 면에서는 두 장르가 다르지 않아요. 단지 갱스터 랩은 실제 갱 출신이거나 그들과 연관 있는 –N.W.A로 대표되는-랩퍼들이 갱스터의 삶(주로 총, 마약, 여자와 관련된)에 초점을 맞춘 내용의 랩을 발표하고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면서 또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게 된 것이죠. 이렇게 생각하면 쉽게 구분이 되실 겁니다. 둘 다 공격적이고 직설적인 랩 음악인 건 같지만, 하드코어 힙합은 갱스터 랩이 다루는 주제의 범위보다 더 포괄적인 내용을 담는다는 것! 갱스터 랩은 최초 하드코어 힙합의 영향력 아래에서 탄생했지만, 곧 갱스터 랩이 엄청나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하드코어 힙합을 대중에게도 알리게 되었다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라고 할 수 있고요.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건 하드코어 힙합은 거침없고 노골적인 표현과 내용들을 담아내는 랩을 통틀어 일컫는 장르이기 때문에 비트의 스타일로 구분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단지 초기 하드코어 힙합이 인종차별 문제 등, 흑인사회와 관련한 주제에 주로 시선을 들이댔다면, 오늘날에는 그 범위가 스웨거(Swagger)와 파티 등으로 확대되었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힙합/알앤비 음악과 관련하여 평소 궁금하거나 모호하게 생각했던 점들이 있다면, 리드머 트위터(@inplanet)로 질문해주세요~ 퀘스쳔러브(?uestionlove)에서 가능한 궁금증을 해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강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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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HungerNomA
    1. HungerNomA (2011-05-19 00:37:53 / 121.152.245.**)

      추천 0 | 비추 1

    2. RAWQUIP님의 말씀에 절대적으로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 엄마를 도살해서 냉장고에 넣어놨어. 신고하는 병쉰들은
      다 썰어버린다" 이런 랩을 얹으면 그게 하드코어지.

      라고요? 정말로 잘못 이해하고 계신데요

      하드코어라는 단어가 "성향"을 표현 해주는 차원으로 붙는 말은 맞지만
      RAWQUIP님이 말씀하신 것은 절대로 하드코어가 아닙니다.
      잔인하고 어려운 가사,철학적인 가사,둔탁하고 단순한 뤂이 하드코어라뇨?
      하드코어는 끝까지 힙합의 본질을 지키려하는 날 것 그대로의 음악입니다.그렇기 때문에 철학적인 가사나 깊이있는 주제를 다룰 수 있고 다소 리릭이 잔인해 보일 수 있습니다.
      확실히 다른 상업적인 음악들에 비해(음악이 상업성을 배제한다는 말이 아님)
      초기 힙합의 특성이 발전 되어 둔탁한 드럼과 심각한 랩(정말 어이 없는 표현)이 하드코어 힙합이라 불리는 것들의 주된 특징이 되었지만
      지금 저 말씀은 RAWQUIP 님이 잘못 생각하시고 계신 것 같네요.

      처음에 말씀 하신 것처럼 하드코어란 "성향"을 표현 해주는 단어입니다.
      사운드 보다도 뮤지션의 태도,마인드,음악성에 더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니 "하드코어 힙합"이라기 보다는 "하드코어 하다","로우하다"라고 하는게 옳은 표현이 되겠죠.("하드코어 힙합"자체가 틀린 표현이 아님)
      되게 추상적인 개념이기때문에 어느 한명이 함부로 정의내릴 수 없는 말이지만
      이게 제가 생각하는 "하드코어"입니다.


      p.s 맞춤법에 나름대로 신경쓰며 댓글을 썻는데 어리다보니 글쓰는 솜씨나 몰입도가 많이 떨어지네요 이 점 양해바랍니다.
  • 흉터
    1. 흉터 (2011-03-08 16:39:42 / 180.67.214.***)

      추천 0 | 비추 0

    2. 엄.. 전에 달았던 리플들을 좀 다듬어서 다시 올렸습니다.
  • 흉터
    1. 흉터 (2011-03-08 16:39:24 / 180.67.214.***)

      추천 0 | 비추 0

    2. 흉터 (2011-02-10 14:49:45, 180.67.214.***)
      스트레잇 엣지는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보시는 편이 맞을꺼 같습니다. 펑크락 장르 중에 라이프 스타일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음악들이 있는데요. 그 라이프 스타일이 중심이 되어서 탄생시키고 이끌어온 음악이라고 해야 되나. 예를 들면..

      펑쓰 - UK 82
      스킨헤드 - Oi!
      스트레잇 엣지 - 유쓰 크루

      이 런 식입니다. 앞에 말한 라이프 스타일들은 다 중심이 되는 삶의 태도, 자신들만의 패션, 상징같은 것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나열한 것처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펑크락 장르들이 있고요. 그런지에는 라이프 스타일이라고 할만한게 딱히 없지 않나 싶군요. 펑크락만큼 라이프 스타일과 음악이 뚜렷하게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음악은 거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스트레잇 엣지들 자체가 씬에서 크게 대두된게 80년대 후반 뉴욕에서 유쓰 크루 하드코어가 등장하면서부터였는데요. 이 때는 엣지들이 누구를 씬에 끼워주고 빼고 이럴 수가 없는게 이 친구들이 다 어렸습니다. 아마 10대 후반 정도였을 거에요. Warzone이나 Agnostic Front처럼 뉴욕 씬에 이미 80년대 초반부터 해왔던 형들이 있는데, '너희는 엣지 아니니까 끼지 마' 이럴 수가 없었겠죠. 당연히 그 형들한테 본인들도 다 영향을 받았고요.

      그리고 Sick Of It All이나 Warzone같은 경우는 유쓰 크루 시대에 전성기를 보낸 밴드들이고, 스트레잇 엣지 친구들이랑 같이 씬을 꾸렸지만 이 형들은 엣지가 아니었습니다. 만약 엣지들이 엣지가 아니란 이유로 씬에 끼워주지 않았다면 Sick Of It All도 왕따를 당했겠을 겁니다. 물론 실제로는 굉장히 형제애로 똘똘 뭉쳐 있었고요. 당연히 같이 씬을 꾸려 갔고요. 이건 초창기 유쓰 크루 명반들이 모두 나오다시피 한 레벨레이션 레코즈의 디스코그라피를 확인하셔도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컴필레이션 트랙리스트를 참고하세요.

      http://www.revelationrecords.com/release/195

      사 실 무언가를 지켜야 하는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무조건 배척해야 되는건 아니니까요. 처음부터 엣지라면 그래야 된다는 법칙같은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엣지들 중에 심하게 배타적인 사람들이 생겨난건 sXe가 여러 지역에 퍼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 그리고 백인 정서 부분은 제가 오해를 했군요.

      리드머에서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분을 만나서 저도 반가웠습니다. 전 7년 정도 전에 하드코어 펑크를 제대로 접하고 거기서 느낀 것들을 삶에 적용시키면서 살고 있어요. 그게 아니었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덕분에 다시 예전에 듣던 음반들을 꺼내 듣고 있습니다. 감사하네요.

      덧. 나중에 공연장에서 뵐 수 있으면 좋겠군요!
  • 흉터
    1. 흉터 (2011-03-08 16:39:10 / 180.67.214.***)

      추천 0 | 비추 0

    2. 흉터 (2011-02-10 09:35:00, 180.67.214.***)
      힙합만 즐기는 분들은 아직도 뉴메탈을 하드코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던데, euronymous님이 굉장히 좋은 댓글을 달아주셨군요.

      위에 말씀하신 것들 중에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몇 가지만 추가하고 바로 잡겠습니다.

      보 통 락 음악에서 말하는 하드코어 자체가 하드코어 펑크의 약자입니다. 70년대에 영국에서 폭발한 펑크락은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에 더욱 강력한 형태로 영국과 미국에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DIY(공연이나 음반 판매와 같이 씬을 꾸리는 일을 그 음악의 주체가 되는 사람들이 직접 해나가는 것을 말함)를 통해 언더그라운드에서 태동하고 발전해나간 이 음악의 주무대는 미국이었고, 미국 전역에서 엄청나게 많은 밴드들이 등장합니다. 가장 큰 씬들은 뉴욕과 캘리포니아에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레이건 시대를 맞아서 빈부격차가 폭발하고, 말도 안 되게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사회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치안 문제도 심각해서 빈민가에 사는 사람들은 서로 뭉쳐서 무리를 이루지 않는 이상 거리에 나다닐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빈민가에 사는 흑인들이 그랬듯이 그들도 경찰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지요. 괜히 몸수색을 당하고 곤봉으로 얻어 맞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에 불만을 갖고 폭발한게 하드코어 펑크라는 음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훌륭한 밴드는 많지만, 좋아하는 밴드만 좀 나열해 보겠습니다. Bad Brains, Minor Threat, Dead Kennedys, Circle Jerks, Black Flag, Agnostic Front, Suicidal Tendencies 등등.

      말씀하신 스트레잇 엣지는 음악 장르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마이너 쓰릿(Minor Threat)의 이언 맥케이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이 라이프 스타일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1.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긍정적으로 행동한다.
      2. 마약, 흡연, 음주를 멀리 한다.
      3. 섹스는 사랑하는 사람하고만 한다.

      이 라이프 스타일이 탄생한 이유는 80년대 초의 미국 하드코어 펑크 씬이 엄청나게 난잡했기 때문입니다. 펑크 씬의 난잡한 이들이 폭력, 마약, 섹스로 씬을 얼룩지게 하자 이를 정화시킬 필요성을 이언 맥케이는 느끼게 됩니다. 그것을 자신의 밴드인 Minor Threat의 가사로 담아내게 되지요. (그러고보니 KRS-One이 진짜 MC는 범죄에 관한 랩이 아니라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랩을 한다는 메시지를 설파한 것과도 좀 비슷하군요.) 그들의 노래 ‘In My Eyes'나 ’Straight Edge‘ 등에 이 부분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sXe 특유의 긍정적인 정서는 Bad Brains의 영향도 큽니다. 이 부분은 그들의 노래 'Attitude'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스트레잇 엣지에 채식이 추가되면 베간 엣지라는 라이프 스타일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베간들이 갖고 있는 태도도 추가되지요. 동물학대 반대의 입장에서 채식을 하는 뭐 그런 것들을 이야기 합니다. 위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엣지들이 베간인 것은 아닙니다.

      말씀하신 엣지들의 하드코어 펑크는 유쓰 크루(Youth Crew)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Youth Of Today, Bold, Chain Of Strength 등의 밴드가 대표적인 밴드입니다. 80년대 후반 뉴욕에서 활발하게 시작된 하드코어 펑크의 한 장르로, 엣지들하고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음악이지요.

      스트레잇 엣지들이 자신과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면 끼워주지 않았다는 것은 좀 잘 못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뉴욕의 하드코어 펑크 씬은 떡대 좋은 스킨헤드던, 하드코어 떡(Thug)이던, 스트레잇 엣지던 형제애로 똘똘 뭉쳐 있는 집단이었지요. 유쓰 크루 시대의 대표적인 밴드인 Warzone의 멤버 레이비즈(R.I.P)도 스킨헤드였던 사람이고요.

      서 로 편을 가르게 된건 이 라이프 스타일이 여러 지역에 퍼져 나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펑크락과 연결된 라이프 스타일은 스킨헤드, 펑쓰, 스트레잇 엣지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극단적인 성향을 띠고 있을수록 서로 어울리지 못 하게 됩니다. 극우에 심지어 나찌즘까지 수용하게 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지요. 반대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별 문제 없이 같이 섞일 수 있습니다. 뉴욕 하드코어 씬의 대부인 Agnostic Front가 CBGB에서 한 마지막 라이브 DVD를 보면 공연장 안에 펑쓰, 스킨헤드, 엣지, 하드코어 떡(Thug) 할 것 없이 서로 모여서 놀고 있는 현장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또 모든 펑크 락커들이 겉멋만 들어서 여자나 꼬시려고 하는건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위에서 말한 이언 맥케이도 펑쓰의 성향(부조리에 저항하는 것)을 다분히 갖고 있는 인물이었고요. 물론 생각 없는 사람들도 많이 있어 왔지만요.

      하 드코어 펑크가 백인만의 정서를 담은 음악이라는 것도 오해입니다. Bad Brains 멤버들은 전부 다 흑인이었지요. 자메이카 이민자 출신인 이 형들의 하드코어 펑크에는 레게나 째즈, 훵크같은 음악들도 담겨 있고요. 뉴욕 씬에는 정말 다양한 인종이 어울려 있죠. 쿠바 이민자를 포함한 남미 사람, 중국계 아시아인, 런던에서 이주해온 백인까지.

      힙합과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된 하드코어 펑크는 메탈코어의 조상이 되는 NYHC(New York Hardcore)의 밴드들을 들어보시면 됩니다. Madball, 25 Ta Life, Skarhead같은 밴드들이 그렇고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형들은 빈민가에서 자라면서 거칠게 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빈민가에서 자라난 흑인들의 랩에 공감가는 것이 많았을 겁니다. 그래서 힙합을 하드코어 펑크에 적극적으로 수용해서 특유의 그루브를 만들게 된 거고요. 이 밴드들에 영향을 받고 메탈을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해와서 탄생한게 메탈코어입니다.

      하드코어 펑크는 30년동안 언더그라운드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대로 해나가면서 발전했기 때문에 정말 엄청나게 다양한 하위 장르를 갖고 있습니다. Metalcore, Crossover Thrash, Hardcore Thrash, Youth Crew, Crust, Grindcore, 초창기 하드코어 펑크 등. 전 세계 곳곳에 퍼져 있기도 합니다. 일본과 스웨덴, 브라질과 독일 등은 미국이나 영국에도 꿇리지 않는 역사와 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도 씬이 있지요. 홍대, 부산, 대구, 청주, 제주도 등등.

      모두 얘기하려면 정말 끝도 없을테니 얘기는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하드코어 펑크를 통해 인생이 바뀐 사람으로서 제대로 된 하드코어 펑크 얘기가 나온 이상 그냥 넘어갈 수가 없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밴드 중 두 개만 링크로 추가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_-7tryyJ0Ro

      http://www.youtube.com/watch?v=wqqwhbs7Qgw


      덧. 아, 그리고 칼럼 잘 읽었습니다! 전 힙합을 포함한 흑인음악도 사랑합니다. 리드머에 늘 들리는 사람이에요.
  • 비파울
    1. 비파울 (2011-02-21 15:19:13 / 112.164.230.***)

      추천 0 | 비추 0

    2. "P.S.K. we makin' dat green. People always sayin' 'what the hell does that mean?'"

      Schooly D, although from the east coast, influenced the west coast incredibly. KRS-ONE did too with that rasta flow from the "9mm" song.
  • euronymous
    1. euronymous (2011-02-10 10:56:14 / 183.102.139.***)

      추천 0 | 비추 0

    2. 아~ 제가 깊이 모르는 세계가 또 있었네요. 저는 스트레잇 엣지는 우리가 흔히 '얼터너티브'라고 부르는 음악들처럼 그 자체가 음악 장르이자 독특한 문화 사조였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스트레잇 엣지 밴드들 모두 자신들이 삶을 사는 태도를 중시했지만 그와 동시에 자신들의 태도를 굉장히 직선적이고 거친 음악으로 표현하려 했다고 보거든요. 그리고 저는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맞지 않는 삶을 사는 밴드들은 씬에 끼워 주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다소 배타적인 태도는 당시의 스트레잇 엣지 밴드들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요? 어떤 신념이 있었다면 당연히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것을 거부할 줄도 알았을 테니... 물론 나중에 극우 마초를 비롯한 별의별 인간들이 생기게 되지만요.

      그리고 제가 백인들의 정서를 담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90년대 이후에 등장한 뉴 메탈 밴드들에 국한해서 한 얘기였어요. 잘 아시겠지만 콘을 위시해서 그 당시 쏟아져 나온 뉴메탈 밴드들의 정서는 화이트 트래쉬라 불리는 백인 하층민의 정서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었고 홍보 타깃도 그런 사람들이 자주 가는 곳에 집중되었다고 하거든요. 똑같이 거리의 삶을 묘사한다고 해도 흑인 하드코어 힙합퍼들과 백인 뉴메탈 밴드들의 정서는 많이 달랐고 저는 그 차이가 인종에서 연유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 거랍니다.

      흉터님께서 자세한 말씀을 다 해주셔서 제가 딱히 덧붙일 말은 없습니다. 근데 괜히 반갑네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지금은 예전처럼 하드코어를 많이 듣지 않지만 한때는 저도 GMC의 열렬한 서포터였고 유스 오브 투데이나 고릴라 비스킷 같은 밴드들 참 많이 듣고 그랬거든요. 바세린이나 삼청교육대는 요새도 가끔 듣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붐이 일었던 이모셔널 하드코어도 좋아했었고... 헤븐 쉘 번이나 램 오브 갓, 헤잇브리드 정도까지 듣다가 더 이상 안 들었던 것 같아요. 요새도 메탈 코어가 헤비씬의 대세인지는 모르겠지만 십년 전에도 활동하던 밴드들은 아직까지도 앨범을 내긴 하더라구요^^
  • Popeye
    1. Popeye (2011-02-09 13:58:56 / 202.28.78.**)

      추천 0 | 비추 0

    2. 와우 좋은 글 주옥같은 댓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 euronymous
    1. euronymous (2011-02-08 16:47:33 / 183.102.139.***)

      추천 0 | 비추 0

    2. 네 맞습니다. Rock에서 말하는 하드코어와 힙합에서 말하는 하드코어는 음악 스타일이 다른 만큼이나 연관성도 별로 없습니다^^ 다만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Rock에서 말하는 하드코어 음악에서도 음악적 특성 외에 가사의 내용이나 생활 방식 자체의 특성이 강조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하드코어 음악을 흔히 스트레잇 엣지(straight edge 혹은 sXe)라고 불렀는데요. 펑크에 기반한 거친 음악인 건 똑같지만 약물이나 흡연에 반대하고 육식보다 채식을 위주로 하는 생활 방식을 실천하며 뮤지션들과 팬들이 똘똘 뭉쳐 음악을 즐겼다는 점에선 기타 다른 음악과 많이 달랐습니다. 기타와 베이스와 드럼으로 아무리 빡세게 연주를 해도 가사나 태도가 스트레잇 엣지가 아니면 하드코어 씬에 끼워주지를 않았어요. 겉멋이나 들어 여자나 꼬시려고 하는 펑크 롹커들을 스트레잇 엣지는 경멸했습니다.

      그런데 하드코어 음악이 점점 번성하게 되고 다양한 종파들이 생기면서 스트레잇 엣지의 정신 또한 많이 희미해지게 되지요. 일부 스트레잇 엣지들은 폭력성을 앞세운 마초 극우주의자로까지 변하기도 하구요. 90년대식 변종 하드코어 밴드들의 경우는 아예 약물과 섹스에 탐닉하는 백인 청년들의 정서를 적나라하게 표현하게 됩니다.

      즉 80년대까지만 해도 Rock에서의 하드코어는 힙합에서의 하드코어와 구분되는 고유의 태도와 가사를 표방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많은 종파들이 생기게 되고, 90년대 이후 뉴 메탈 밴드들이 득세를 하면서는 힙합에서 말하는 하드코어의 정서를 일정 부분 공유하게 되지요. 그래서 그랬는지 90년대 중반에는 하드코어와 힙합/랩을 뒤섞은 변종 밴드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일부 하드코어 힙합 뮤지션들처럼 방탕하고 거친 인생을 가사에 노골적으로 묘사하게 됩니다.

      근데 아무래도 Rock에서의 하드코어는 백인들이 주로 즐기던 음악이었던 만큼 하드코어 힙합과 달리 백인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묘사할 수밖에 없었지요. 거침없이 막 나가는 인생도 인종에 따라 다르게 펼쳐지는 모양입니다.
  • Soulgang
    1. Soulgang (2011-02-08 15:01:03 / 1.101.69.**)

      추천 0 | 비추 0

    2. 유로니모스님이 부연 설명을 잘해주셨네요. 다만 혹시라도 혼동하실지 모를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록에서 말하는 하드코어와 하드코어 힙합의 연관성은 하드코어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가 비슷할 뿐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습니다. 록에서 하드코어는 음악적인 특성을 중심으로 분류하지만 하드코어 힙합은 음악적인 스타일이 어떻든 가사만 가지고 판단하니까요 ^^
  • 남성훈
    1. 남성훈 (2011-02-08 10:59:10 / 211.1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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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t's the return of the prince, the boss
      this is real hardcore, Kid Rock and Limp Bizkit's soft
      -got yourself a gun 나스옹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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