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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Revolution presents Malcolm & Martin - Life Doesn't Frighten Me
황순욱 작성 | 2011-03-09 16:02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3 | 스크랩스크랩 | 26,575 View

Artist: Malcolm & Martin
Album: Life Doesn't Frighten Me
Released: 2011-03-01(온라인: 02-01)
Rating: 
Reviewer: 황순욱








내가 디제이 레볼루션(DJ Revolution)을 기억에 선명히 새기게 된 것은 다일레이티드 피플즈(Dilated Peoples)의 "Work The Angles"를 듣고 난 후이다. 곡에서 마치 인간의 물리적 한계와 대결하는 것 같았던 그의 스크래치 테크닉은 현란했을 뿐만 아니라 리드미컬했고, 덕분에 나는 한동안 디제이 사운드에 푹 빠졌었다. 물론, 이후에 더욱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긴 했지만, 당시 레볼루션이 주었던 인상은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디제잉이라는 특성상 그가 남긴 모든 작업을 확인하긴 힘들지만, 이후에도 레볼루션은 [King Of The Decks] 같은 앨범을 통해 탄탄한 완성도와 풍요로운 구성으로 팬들과 신뢰를 이어갔다.

디제이 레볼루션은 과거 스웨이 앤 킹 테크(Sway & King Tech)와 함께 유대를 쌓으며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불어 넣었는데, 그 역할은 이제 말콤 앤 마틴(Malcolm & Martin)이 맡게 되었다. 새롭게 파트너가 된 이들은 부기 다운 프로덕션스(Boogie Down Productions)의 1987년 작 [Criminal Minded]를 본뜬 동명의 믹스테입과 [Movement Music] 같은 작품을 공개하며 심상치 않은 예고를 선보였다. 그리고 얼마간의 작업 끝에 마침내  데뷔앨범 [Life Doesn't Frighten Me]를 공개하게 되었는데, 여기에는 기대했던 것처럼 예사롭지 않은 솜씨와 날카로운 시선이 함께 자리 하고 있다.

타이거 JK(Tiger JK)와 윤미래(Tasha)가 포함된 글로벌 프로젝트, 선주(SUNZOO)의 멤버로도 활약 중인 스타일리스틱 존스(Styliztik Jones)와 그의 오랜 동료 케이비 아이민(Kb iMean)은 두 흑인인권운동가의 이름을 따, 팀 명을 말콤 앤 마틴으로 정했다. 두 멤버는 각자 독특한 음색과 스타일을 섞어 화학효과를 내는데, 여기에 넘치지 않게 적당히 따른 비트와 맛을 돋우는 스크래치 양념은 마치 원래 그러하였던 것처럼 절묘하게 어울린다. 그리고 이들의 앨범 [Life Doesn't Frighten Me]는 꾀부림없이 정공법으로 진행된다. 자리를 휩쓸고 가는 강한 바람은 없지만, 자신들의 삶에서 건져낸 생생한 라임과 매끄러운 플로우 덕분에 잔잔하면서도 지속적인 여운을 남긴다.

여운의 시작은 "Welcome To The Movement"부터다. 예상대로 레볼루션의 턴테이블 테크닉으로 시작하여 아이민의 날카로운 목소리와 존스의 매끄러운 플로우가 교대로 귀를 파고드는데, 이 앨범의 방향이 어디로 흘러갈지 알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Lunchtyme Cyphers"는 거리에서 녹음한 듯한 현장감이 매력으로 힙합이 어디에서 발전해왔는지를 알려주고, 랩이란 장르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레볼루션의 실력을 보고 싶다면, "Do It Again"을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 랩을 싣지 않은 이 곡은 완성형 테크니션의 솜씨가 바로 이거라고 말하는 것 같다. "Black Coffee"의 얌전한 성찰도 좋다. 힘을 빼고 들을 수 있는 편안한 트랙이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뻔하지 않다.

"Hustle"은 속도감 있게 진행되지만, 살짝 가미한 피아노 터치가 안락한 느낌이 드는 묘한 악기구성이 인상적인 트랙이고, 친구들을 불러 스패니쉬 랩을 더한 "Heritage"는 앨범에서 가장 흥겨운 순간으로 기록할 만하다. 온갖 감사를 전하는 "Thank God"이 마지막을 장식할 때까지 [Life Doesn't Frighten Me]는 레볼루션과 말콤 앤 마틴이 자신들의 취향 안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소리와 이야기를 들려주며 포만감을 선사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마르코 폴로(Marco Polo)가 비트메이킹을 맡은 리드 싱글 "Movement Music"은 탄탄한 멤버들의 조합이지만, 애석하게 가장 돋보이는 곡은 아니다. 자연스러운 맛은 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매력이 산화돼버리는 느낌이랄까. "Win Or Lose"를 비롯한 몇 트랙도 이와 같은 이유로 금방 질려버리는 감이 있다. 이들이 못난 곡은 아니지만, 평범한 게 불만인 정도라면, 본작의 완성도가 탄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디제이와 엠씨가 주인공을 이루어 만드는 소리가 데스크톱 스튜디오와 간편한 시퀀싱 작업의 편리함에 지분을 잃고 있는 시점에서, 디제이 레볼루션과 말콤 앤 마틴이 내놓은 [Life Doesn't Frighten Me]는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이처럼 훌륭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테크놀로지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기술에 갇혀 본질을 너무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 본질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난 이 앨범이 그것을 일부 대변한다고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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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황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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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강명훈
    1. 강명훈 (2011-03-11 08:51:09 / 112.155.205.**)

      추천 0 | 비추 0

    2. 듣고 싶은데 어떻게 구할수 없나요?
  • howhigh
    1. howhigh (2011-03-10 00:29:15 / 124.54.125.**)

      추천 0 | 비추 0

    2. 저도 들어봤는데....스타일릭스트 존스, 케이비 아이민 이 두멤버의 랩도 좋고....꽤 다채롭게 앨범이 펼쳐지는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 thathiphop
    1. thathiphop (2011-03-10 00:12:38 / 1.109.189.***)

      추천 0 | 비추 0

    2. 리뷰보고 들어봤는데 참 좋네요. 전형적인 예전 힙합의 감흥이긴 한데 묵직하게 때려주는 드럼 비트와는 좀 다릅니다. 여튼 거장과 신진 세력이 잘 만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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