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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noop Dogg
Album: Doggumentary
Released: 2011-03-29
Rating: +
Reviewer: 남성훈
우리는 스눕 독(Snoop Dogg)에게 어떤 앨범을 기대해야 할까? 도대체 그의 열한 번째 앨범 [Doggumentary]는 어떤 컨셉트를 갖추어야 하고 어떤 음악으로 채워져야 현명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20년의 세월 동안 갱스터부터 팝 스타, 사회사업가까지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려운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면서, 어느 것 하나 놓지 않고 있는 이 전대미문의 아이콘을 상대로 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의 앨범 중 가장 감흥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은 [Malice N Wonderland] 이후, 스눕 독 자신도 같은 질문을 스스로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던졌을 것이다.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마지막 순간까지 제작과정을 공개하고 팬과 동료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껴안았다는 사실은 [Doggumentary]가 정답을 내놓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필사적 노력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매 순간 즐기며 쌓아간 예측 불가능의 작품임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는 앨범 타이틀과 얼추 맞아떨어진다.강박을 버리니 한결 즐겁다. 스누피 콜린스(Snoopy Collins)라는 자아까지 만들며 존경을 표했던 붓시 콜린스(Bootsy Collins)가 단숨에 귀를 잡아 끄는 끈적한 "Toyz N Da Hood"는 [Doggystyle]부터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였던, 스눕 독 판타지에 빠져들게 하는 특유의 인트로 중 발군이다. 이어지는 두 곡에서 자신을 담담하게 돌아보는 10분간의 실제적인 도입부로 듣는 이의 집중력을 한계까지 당겼다가 "Wonder What I Do", "My Fucn House"를 통해 단번에 극한의 흥겨움으로 풀어버리는 구성은 매번 감탄할 정도로 효과적이다. 프레드렉(Fredwreck) 특유의 통통 튀는 프로덕션이 여전히 반가운 "Peer Pressure"에서는 아들, 딸인 다음세대에게 현자이자 아버지로서 모습을 슬쩍 내비치며 심각하지 않게 무게를 더하고 다시 한 계단 올라선다.
이후, 8곡은 앨범의 기나 긴 하이라이트다. 최적의 파트너를 끌어와 전면에 부각시킨 세 곡의 팝 넘버 “I Don’t Need No Bitch”(Devin the Dude), “Platinum”(R.Kelly), “Boom”(T-Pain)을 지나면 지역찬가 “We Rest In Cali”, “El lay”와 갱스터찬가 “Gangbang Rookie” 등 세 곡이 균형을 맞춘다. 대단한 완성도의 세 곡과 대단히 영리한 세 곡의 과감한 배치다. “The Girl is Mine”을 패러디한 더없이 유쾌한 마리화나 찬가 “This Weed Iz Mine”과 영국 윌리엄 왕자의 총각파티를 위해 만들었다는 “Wet”은 뻔뻔한 유머를 구사하는 스눕 독의 진면목이다. 스눕은 앨범의 많은 부분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럼에도 프로덕션과 게스트들을 완전히 감싸 지배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자신이 벌인 판을 돌리고 적당한 선에서 힘을 실어주는 듯하다.
고릴라즈(Gorillaz), 윌리 넬슨(Willie Nelson) 등 타 장르의 장인들과 협연도 앨범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 특히, 하모니카와 기타의 소박한 연주 안에서 즉흥적인 기운을 담아낸 컨트리 곡 “Superman”은 장르를 떠나 음악 자체에 대한 이해와 경외심이 담긴 듯한 묘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오히려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힙합과 타 장르의 잡종교배를 노린 “Eyez Closed”가 유난히 스눕 독과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는 게 흥미롭다. 무려 80분에 달하는 시간을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구성으로 꾸민 스눕 독은 다행히 닥터드레(Dr.Dre)와 함께 했던 “Imagine” 이상의 감동을 선사하는 “Cold Game”을 마지막에 배치했다. 4분 30초의 곡에서 듣는 이를 숙연하게 만드는 랩을 딱 90초간 쏟아내고 사라지면서 만들어내는 아쉬움과 여운은 대단하다. 완벽한 마무리다.
[Doggumentary]는 레코드 레이블(Priority Records)의 중책을 맡아 무언가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감흥 없는 앨범을 만드는 우를 범했던 스눕 독이 재빨리 강박을 버리고 다양한 모습을 자유롭게 보여주어야 한다는 욕심을 바탕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욕심이 만든 소통은 그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면면을 조금씩이라도 불러냈고, 얄미울 정도로 노련한 스눕 독은 적절하게 곡을 걸러내고 많은 양의 구성요소들을 산만하지 않게 유기적으로 배치하는데 성공했다. 어느 순간부터 [Doggystyle]을 제외하고 스눕 독의 앨범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은 의미가 없어졌지만, 이제는 [Doggumentary]가 당분간 그 답이 될 듯 하다. 스눕 독 브랜드의 가장 많은 것을 가장 즐겁게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의 오랜 팬이라면 앨범을 듣는 즐거움은 더 클 터. 그런데 까놓고 말해서, 이 앨범을 듣는 사람 중 스눕 독 팬이 아닌 사람이 있기는 한가? 적어도 우리는 모두 스눕 독의 네퓨(Nephew)이자 홈보이(Homeboy)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 사람들이지 않은가. (like superzany s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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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참 잘해왔는데 이번 앨범은 쓸데없이 너무 곡이 많아요
루즈함 한번에 쭉 듣기가 힘들어요 퀄리티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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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후에 앨범들은 쭉 마음에 들었습니다. 뷰티풀 사인 렛겟 브라운 드랍인라이킷핫 에서 바토 또 최근의 스폐셜까지 넵튠과의 시너지과 대단했죠.
앨범 전체로 보자면 블루카펫까지 좋았고 이후부터 좀 별로라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 입니다.)
솔직히 이 앨범도 리뷰의 극찬에 비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약간 아쉬웠습니다. 고릴라즈와의 콜라보 엄청 기대하고 두근두근 됐었는데 기대가 커서 그런지 너무 평이하고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고...
그리고 요즘 슈퍼맨 처럼 심플한 구성의 어쿠스틱 기타 트랙은 위즈 칼리파 앨범을 비롯 유행처럼 앨범에 하나씩은 꼭 들어가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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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Need No Bitch, Platinum, Boom 이 세 곡 다 별로던데..
프로듀서를 보니 scott storch, lex luger 막 이렇던데 실제 곡들은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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