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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 제이 유감, '대마초는 힙합계 관행' 발언
강일권 작성 | 2011-05-29 21:59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4 | 스크랩스크랩 | 30,944 View



잊을만하면 우리 곁을 찾아오는 대마초 사건이 또 터졌다. 평소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되고 심하게는 연예계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이들을 볼 때마다 난 두 가지 안타까움이 들곤 했다. 하나는 여전히 대마초와 (순식간에 인생을 망치는) 마약을 동일시하는 언론과 대중의 태도에, 다른 하나는 그러한 세간의 인식 아래 결국, 직업을 잃고 엄청난 범죄자로까지 분류되는 그들에게. 그렇다. 이성과 담배에 눈뜨기 시작하는 사춘기 시절부터 이제껏 여자에게 혼을 뺏긴 적은 있어도 담배에는 눈길조차 준 적 없지만, 난 이른바 ‘대마초의 비범죄화’ 주장에 공감하는 편이다.

진실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대마초를 통해 쉽게 강성 마약에까지 손댈 위험이 있다는 ‘관문이론’이나 (매우 과장되고 잘못된) 환각성에 대한 문제는 이미 의학적으로나 실질적으로 설득력이 없는 근거들이라는 것이 증명된 상황이다. 특히, 전자는 대마초에 대한 법적인 규제가 가장 강력한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이 가장 심각한 마약 문제를 안고 있다는 예만 봐도 얼마나 아이러니한 이론인지 알 수 있다. 게다가 그 법적인 규제라는 것도 공공장소가 아닌 이상 단순 흡연자가 아니라 판매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바로 유통 과정에서 일어나는 폭력 사건이나 불법적으로 소득을 노리는 이들을 막기 위해서다. 대마초 자체에 대한 위험이 우선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정도면, 앞서 언급한 ‘안타까움’에 대한 배경이 무엇인지 설명되었으리라 믿는다. 노파심에 강조하자면, 뼛속까지 비흡연자로서 ‘우리나라도 이제 대마초 마음껏 피게 해~주세요!’라는 건 아니다. 다만, 세상에 몹쓸 짓을 한 범죄자로 낙인이 찍히는 웃지 못할 현실이 씁쓸할 뿐(아, 물론, 법을 어긴 건 명백한 잘못이다).

그래서 이번 크라운제이 사건을 보며 난 또 한 번 몹시 안타까웠다. 더구나 미국에서 한창 힙합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며 조금씩이나마 무언가를 이루어가는 것이 보이던 그였기에 더더욱 그랬다. 여전히 ‘대마초 = 강성 마약’이라는 공식에 사로잡힌 이들은 손가락질할지 모르지만, 굳이 따지자면, 난 법이 아닌 그의 편이었다. 적어도 그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대마초 흡연이 미국 힙합계에서는 친분을 과시하는 관행이다. 흡연을 거절했지만, 분위기상 몇 차례 흡연하게 됐다.’ (언론 보도를 참고한 것이기 때문에 토씨까지 100% 정확하진 않을 수 있다.)
 

크라운제이의 첫 공판 결과 기사가 나왔던 지난 24일, 난 친분 있는 기자 둘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둘 모두 ‘정말로 미국힙합 씬에서는 대마초 피우는 게 친분 과시를 위한 관행이냐, 그렇다면, 미국힙합 씬에서 활동하려면, 대마초를 피워야 하는 거냐?’라는 걸 묻는 전화였다. 이게 왠 황당무계한 소리인가 싶었다. 질문을 한 배경을 물어보니 크라운제이 측이 공판 자리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전화를 끊고 부리나케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다를까 ‘크라운제이, '대마초 힙합계 관행' 발언 논란’이라는 헤드라인을 단 기사 몇 개가 떡- 하니 올라와있더라. 한숨부터 나왔다.

크라운 제이 측의 이 한 마디는 그가 사랑하는 음악, 더 나아가서는 세계 대중음악계의 흐름을 이끌고 있는 문화적 키워드인 ‘힙합’의 위치를 국내 대중 앞에서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시켜버렸다. 가뜩이나 유독 힙합에 대한 음악적 편견이 강한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 아주 좋은 씹을 거리를 선물(?)한 셈이다. 도대체 미국의 어느 힙합 뮤지션이 대마초를 피우는 것으로 친분을 과시한다는 말인가?! 랩을 잘하거나 비트를 잘 만들고, 인기 많은 동료와 친분을 과시하는 건 봤어도 대마초 함께 피운 걸 과시했다는 말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분명히 국내 여론과 법적인 제재를 의식하여 급하게 찾아낸 변명거리였을 것이다. 그런데 경솔해도 너무 경솔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어쩔 수없이 피웠어요.’는 중고생 시절 몰래 담배를 피우다가 선생님, 혹은 부모님에게 걸렸을 때나 할 얘기지 다 큰 성인이 할만한 변명이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거기에 애꿎은 힙합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러다가 국내 힙합뮤지션이 미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약물검사부터 받게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물론, 실제로 미국의 힙합 뮤지션들이 대마초를 즐겨 피우는 건 맞다. 하지만, 이건 힙합 뮤지션들뿐만 아니라 대부분 장르의 뮤지션에 해당한다. 더구나 대마초는 힙합 형제들이 친해지기 위한 필수 요소가 아니다. 대마초 말고도 어울릴 수 있는 거리는 많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언이 크라운 제이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니면, 변호사의 단독 발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누구 한 명이 독단적으로 꾸며서 한 이야기는 아닐테고, 그래서 매우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말만 잘하면 천 냥 빚도 가린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인기를 과감히 뒤로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씬의 최고 인기 랩퍼 중 한 명인 티아이(T.I.)가 이끄는 그랜드 허슬(Grand Hustle)과 인연을 맺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기존에 편견을 가졌던 힙합팬들의 맘까지 돌려놓은 그는 이번 말실수로 힙합과 힙합인들을 제대로 엿먹였다.

국내에서는 큰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이 복귀를 하기 위해서 반강제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이 있다. 바로 ‘머리 숙여 사죄하기’이다. 만약, 그가 다시 국내 연예계로 돌아오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사죄해야 할 대상은 이 땅의 많은 힙합 뮤지션과 힙합팬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본 칼럼은 국민일보-쿠키뉴스에 기고한 칼럼을 일부 수정하여 게재하는 바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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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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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르치
    1. 스페르치 (2011-06-18 11:07:01 / 220.90.146.***)

      추천 0 | 비추 0

    2. 대마초 합법화 운동도 있고, 함께 피운 걸 과시하진 않아도 담배 피는 사람들끼리 모여있는 것처럼 받아들이면 될 것 같은데요...
  • 사도
    1. 사도 (2011-06-16 21:27:20 / 71.177.232.**)

      추천 0 | 비추 0

    2. 대마 피는 얘들이 힙합음악을 하던것이었을 뿐이지 힙합음악을한다고 대마를 관행처럼 꼭 해야하는건 아니죠. CJ가 끼려고 했거나, 물러서면 약해보일까봐 허세부린거겠지 씬 전체를 다 약쟁이로 만들었네요.
  • 밀두리
    1. 밀두리 (2011-05-31 21:17:25 / 119.203.122.***)

      추천 0 | 비추 0

    2. 아 좋은글 잘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그.. 음..

      한국에서 힙합음악이란 모든 음악중에서 가장 어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가장 어리다는건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거구요.

      힙합음악이 자라도 점잖은 이미지는 될 수 없겠지만

      퇴폐적이고 범죄행위를 저지르는 모습으로 계속 비춰지는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이미지라는게 한번 머리에 박히면 정말 정말 정말 웬만해서는

      바뀌지가 않잖아요.




      "대마를 때우는 것은 미국 힙합계에서 친분을 과시하는 행동이다"라는

      발언을 변호사가 했네요.. 흠.

      그 변호사가 어떤분인지, 크라운 제이와는 어떤 대화를 했는지는 전혀 모르나...

      크라운 제이의 변호사가 힙합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라고

      가정을 하고 크라운 제이와 사전에 이러한 이야기가 오고가지 않았다라고 까지

      가정을 하더라도 훗날 사람들은 발언을 한 사람이 크라운 제이 혹은

      크라운 제이 측근이라고 기억할겁니다.
  • thathiphop
    1. thathiphop (2011-05-31 15:37:39 / 49.17.95.***)

      추천 0 | 비추 0

    2. 어제 락 좋아하는 친한친구놈 하나가 그러다군요. '에이 대마초나 하는 힙합 ㅋㅋ' 물론 농담섞인 말이었지만 이 정도면 오버는 아닌거 같은데요
  • 누에군
    1. 누에군 (2011-05-31 15:04:16 / 203.249.71.***)

      추천 0 | 비추 1

    2. cj도 매슬로도 관심 없지만
      이 칼럼이 좀 오버한 듯한 느낌이에요
      너무 확대해석하신듯
  • 브라운성환
    1. 브라운성환 (2011-05-31 13:23:22 / 49.63.101.***)

      추천 1 | 비추 0

    2. 윗분들 편을 들걸 드셔야지 과시의 사전적 의미가 남한테 자랑하는건데 어떰 의미로 썼건 어쨌든 저단어 쓴거 자체가 잘못된거죠 어휘 잘못 선택한 걸 짐작까지 해줘야 함? 근데 그거도 웃긴게 변호사가 잘못 선택한 거 자체가 개그 아님? 그리고 님말대로 한거면 괜찮다는 거임? 게다가 진짜 심각한건 과시가 아니라 관행이라고 한 거라는 거. 

      매슬로는 원래 병맛이라 관심없고 글에서처럼 사람들이 저렇게 물어본다는 거 자체가 이미 문제아님? 힙합이미지를 저렇게 비쳐지게 하는데? 

      그리고 크라운제이 직접 발언이든 변호사 발언이든 어쨌든 다 둘이 합의보고 하는 거지 누구 혼자 얘기할 수 있는게 아님 글에서도 누가 직접 얘기했는지가 정확하지않다는 거지 누구 생각인지를 말한 건 아니지 않음? 아님 말고.

      그리고 끝으로 저 미국에서 유학할때 흑인들 많은데서 살아서 많이 놀아봤는데 같이 대마안한다고 찐따취급하거나 소외안시킴 술이나 여자등 같이 놀거 많음 문제는 이중 하나도 같이 못하면 칠링하기 힘들지만 좀 알고 편을 들던지 하심. 난 힙합팬으로서 저 얘기듣고 좀 열받았었음
  • 1OVE
    1. 1OVE (2011-05-31 13:06:46 / 180.150.215.***)

      추천 0 | 비추 1

    2. probe// 저도 이칼럼을 보고 같은느낌을 받았습니다
      좋은글이시네요
      강일권님 트위터에도 보니 그냥 넘어갈수가 없다 등등 하는글을 보았는데요 흠...

      저는 댓글 하나 달려고 가입 했습니다

      일단 칼럼자체가 자세히보면 의외로 상당히 공격적이군요

      글에서 보여지는 분위기가 이미 가정자체를 확고하게 내려놓고 글이 진행되네요

      //문제의 발언이 크라운 제이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니면, 변호사의 단독 발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누구 한 명이 독단적으로 꾸며서 한 이야기는 아닐테고,//

      엿먹였다는 표현까지....


      저는 다른말 안하겠습니다

      직접 CJ팬카페에 이글을보고 어떤분이올리셨더군요

      직접 글을 달았습니다 CJ가...
      공판당시에 변호사님이 하신말이라고 답했습니다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CJ의 발언이 아니고 의도한것도아니고
      변호사가 변호하는과정중 나온 발언으로 보여집니다

      이글을 보는 다른분들의 오해를 풀수있을까 하고
      또 안타까워서 올립니다
  • PROBE
    1. PROBE (2011-05-31 03:32:14 / 116.124.51.***)

      추천 0 | 비추 1

    2. 도대체 미국의 어느 힙합 뮤지션이 대마초를 피우는 것으로 친분을 과시한다는 말인가?! 랩을 잘하거나 비트를 잘 만들고, 인기 많은 동료와 친분을 과시하는 건 봤어도 대마초 함께 피운 걸 과시했다는 말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
      이 부분에서는 '과시'라는 단어의 범위를 왜곡해서 크라운제이의 발언을 부러 공격하고 있는 거 같은데요, 크라운제이가 "대마초를 피우면서 친분을 과시한다"라고 했을 때 친분 과시는 "A와 B가 함께 대마초를 피울 때 A와 B가 서로 친분을 확인한다" 정도의 뉘앙스인데, 그 과시란 단어를 끌어와서 강일권씨의 문장안에서는 "랩을 잘하거나 비트를 잘 만들고, 인기 많은 동료와 친분을 과시하는 건 봤어도" 라고 약간 '과시'의 의미를 바꿨네요(사전적이 의미로는 그렇게도 볼 수 있죠 당연히), 인기많은 동료와의 친분을 '과시' 한다는 것은, 본인과 그 동료 외의 다른 사람에게 "나 얘랑 친해~" 하면서 과시하는 걸 뜻하게 되잖아요. 당연히 그 누구도 "나 얘랑 대마초 폈어~" 하면서 제3자에게 그걸 과시하지는 않죠, 즉 크라운제이가 친분을 과시한다고 말했을 때 그 의미는 대마를 함께 피우는 이들끼리 친분이 확인된다는 뉘앙스이고 강일권씨가 그걸 인용해서 비판할 때는 "누구도 대마초를 다른 누구와 피운걸 자랑하지 않는다" 라며 약간 과시의 의미를 바꾼 거 같은데요. 물론 '친분을 과시하다'라는 말은 충분히 강일권씨가 한 대로 해석이 가능하니 강일권씨가 악의를 가지고 단어의 분위기를 왜곡했다는 것이 아니고, 당연히 크라운제이의 어휘 선택이 위험할 수 있는 이유가 드러난 것이지만, 크라운제이의 문장 안에서 '친분 과시'가 그런 식의 과시가 아니라는 것쯤은 알 수 있는 것 아닌지...
  • PROBE
    1. PROBE (2011-05-31 03:21:23 / 116.124.51.***)

      추천 0 | 비추 0

    2. 너무 심각하게 보는 거 아닌가요.... 국내 대중이 힙합을 '씹을 거리'를 제공했다는 건 맞지만, 그리고 생각해보면 대마초를 피우게 된 게 "힙합 이라서"는 아니지만, 거절하기 어려웠던 정황을 설명하다가 그렇게 된 거 같은데요, 근데 크라운제이 발언 자체에서 '힙합'은 미국 본토의 그것을 뜻하기 때문에 국내 대중이 그걸 가지고 우리나라 힙합계를 씹게 될 거 같진 않는데요. 국내 힙합 팬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해야 하는 건 매슬로죠. 크라운제이가 "우리나라 힙합계에선 너도 나도 대마초 피운다~"라는 식으로 말한 게 아닌 이상 국내 힙합 팬이나 힙합 아티스트들에게 해를 끼칠 행동을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 Fukka
    1. Fukka (2011-05-31 00:18:12 / 211.246.68.**)

      추천 0 | 비추 0

    2. 다들 불리하면 힙합 팔기 바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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