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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스 - Upgrade II
남성훈 작성 | 2011-07-24 17:0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54 | 스크랩스크랩 | 78,428 View
Artist: 스윙스(Swings)
Album: Upgrade II
Released: 2011-07-21
Rating: +
Reviewer: 남성훈









스윙스의 경력은 자기 증명의 역사다. 재미난 점은 자신이 던져놓은 개념과 모양새를 스스로 따라잡는 것이 고스란히 어떻게든 드러났다는 것이다. ‘스윙스’라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펀치라인' 역시 짧은 감탄과 웃음을 유발하는 작법을 보여주기 위해 몇 대단한 라인들마저 피곤하게 느껴질 정도의 과잉기를 거치기도 했다. 아티스트가 구체적으로 어떤 이상향을 미리 던져놓았기 때문에 결과물과 괴리는 크게 받아들여지며, 결국 소비자와 일종의 심리게임이 된다. 분명히 스윙스는 [Upgrade]를 통해 랩이 주는 언어유희를 전면으로 끌어내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후의 싱글과 앨범에서 그는 래퍼로서 자아와 결과물 자체를 일치시키는 과정 속 과욕과 실패, 그리고 여전한 기대와 작은 성공 사이에 있는 듯했다. 덕분에 듣는 이에게 스윙스의 경력은 쉽게 비아냥을 던지거나 반대로 뒤통수를 맞는 설득의 경험일 가능성이 크다. 스윙스는 2010년 발표한 "500BOMBS"에서 25분에 걸쳐 랩을 쏟아내는데 단순 이벤트를 넘어 그의 뇌를 처음부터 끝까지 탐험한 듯한 놀라운 경험을 선사했으며, 비로소 앞서 말한 과정을 거치며 인간적인 자아와 래퍼로서 자아, 그리고 밖으로 뱉는 랩을 일치시키는 여유로움을 획득했다는 선언같이 들렸다.

[Upgrade II]는 그렇게 준비된 스윙스에게 품은 기대와 우려 모두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대단한 순수 오락물이다. 스윙스는 “The King is Back”부터 “내 인생의 첫 Review”까지 래퍼 ‘스윙스’ 자체로만 존재한다. 꼭 노림수나 타협점이 있지 않더라도, 한국힙합앨범에서 곡에 따라 래퍼로서 자아를 굳이 드러내지 않거나, 효과적인 곡의 구현을 위해서 스스로 어떤 식으로든 각도를 비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스윙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스윙스’라는 자아를 한순간도 버리지 않는다. 컨셉트를 잡고 있다거나, 캐릭터에 과한 집착을 보인다는 느낌은커녕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누구보다 진실해 보인다는 것이 흥미롭다.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는 것보다, 어떤 래퍼가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랩 고유의 재미를 일체의 자기훼손 없이 담아내는 감각은 대단하다. “It’s Just Music”, “Change'd' the Game”, “양아치에서 날라리로”에서의 자기 과시, “The King is Back”, “짜증나게 하지마”에서의 분노, “For the Hustlers”, “You wanna be a star?”의 충고까지, 중요한 것은 내용의 스펙트럼이 아니라 온전히 스윙스의 것이기 때문에 게임을 관전하는 재미를 획득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몇 사랑노래들은 그가 여성들에게 보내는 노래, 일명 ‘Song for the ladies’의 매력을 가진다. 이런 앨범 전체를 감싸는 기운 덕분에 앨범의 가장 극적인 순간들은 스윙스가 중간마다 듣는 이에게 말을 걸 때 만들어진다. “It’s Just Music”의 도입부와 앨범의 마지막에서 존대를 쓰고, “For the Hustlers”에서 부연설명을 한다든지, “Punchline놀이 II”에서 감상을 묻는 등, 스윙스의 랩 외의 제스쳐는 노골적으로 청자를 향한다. 음악과 현실의 경계를 슬쩍 허물며 앨범 전체를 그의 랩과는 별개로 심각하지 않게 래퍼 고유의 엔터테인먼트로 승화시키는 방법을 스윙스는 알고 있는 것이다. 시쳇말로 굉장히 쿨하다.

[Upgrade II]는 때로는 한국에서 나오기 힘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래퍼가 이끄는 대형힙합앨범의 면모를 제대로 갖춘 작품이다. 이 앨범, 아니 스윙스는 한국힙합 안에서 자연스레 구분 지어진 비주류와 주류, 작가적, 상업적이라는 수평적 평가의 경계선 위에 살짝 올라가 있다. 인간 문지훈과 래퍼 스윙스의 절충점을 찾아 일치시킨 후, 그 자체로만 날것을 뱉음으로써 오락성을 이끌어내는 순간에서 노림수나 균열을 찾기 어려운 것은 실력이나 완성도를 가늠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앨범 속 ‘이제 무슨 말이든 랩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라는 스윙스의 자기 고백은 이 모든 것을 포함한다. 물론, 특유의 작법, 기술적인 부분의 과시나 의식을 버린 잘 정돈된 라이밍, 그리고 깊게 관여한 것이 분명한 (좋은 의미의) 적당히 신선하고 군더더기 없는 프로덕션의 완급조절은 [Upgrade II]의 성취를 도왔다. 그는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자신을 포함한 소위 랩괴물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지향했던 것으로 보인 지점에 가장 먼저 올라섰다. 스윙스는 앨범을 통한 자기 증명을 드디어 해냈고, 나는 뒤통수를 심하게 얻어맞았다.

(첨언: 앨범을 아직 감상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앨범반복 설정을 해놓으시길.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앨범의 마지막에서 다시 첫 곡으로 넘어가는 순간이 [Upgrade II]의 가장 끝내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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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에이킴보
    1. 에이킴보 (2012-03-04 14:31:46 / 203.226.208.**)

      추천 1 | 비추 0

    2. 힙플애들은 소수를 제외하고 힙합에 대한 안목을 떠나 수준이 낮습니다. 저러는 것도 당연하죠
  • 박상현
    1. 박상현 (2012-02-25 11:07:07 / 1.247.186.***)

      추천 0 | 비추 0

    2. 앨범자체는 사실 말로 까자면 손상이 많이 가는 앨범인데 앨범외적인 모든 조건을 둘러보고 Swings에게 이 앨범이 앞으로 남길 커리어라던가 뭐 음악적 영향 그리고 발매의 시기 같은 것을 봤을 때 별점을 많이 주신 것 같네요
  • 아비브
    1. 아비브 (2011-09-24 15:40:09 / 219.241.191.***)

      추천 0 | 비추 0

    2. 평가 리뷰 잘 모르겟으나 들을떄 지루햇고 그뒤로도 손에 안가는 앨범.
  • 이병준
    1. 이병준 (2011-08-08 11:24:51 / 203.81.138.**)

      추천 0 | 비추 0

    2. Meth가 이 리뷰를 까는거지 이 앨범을 듣고 좋다, 재밌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싸잡아서 까는건 아니라고 보는데 열폭하는 분들 많네요

      어차피 리뷰 쓰는 사람도 리스너인데 뭐 생각이 다를수도 있는거지

      난 여태껏 리뷰에 댓글 보면서 저렇게 조목조목 나름의 평가기준을 언급한 사람은

      처음 보는데 저런 것 까지 까이면 그야말로 답이 없다고 봄
  • 손병기
    1. 손병기 (2011-08-07 12:44:33 / 114.206.230.***)

      추천 0 | 비추 0

    2. 네 개 반이나 되는 앨범이라니...들어봐야겟
  • 김형석
    1. 김형석 (2011-08-01 09:21:28 / 125.185.4.**)

      추천 0 | 비추 0

    2. 아마 혁신님이 티칼님을 메스님이랑 헷갈리신듯
  • tical
    1. tical (2011-07-31 23:24:51 / 180.227.26.**)

      추천 0 | 비추 0

    2. 혁신/ 난독증 있으세요? 제 글을 눈씻고봐도 화냈다고보이는 부분은 전혀 없는데요?
  • 혁신
    1. 혁신 (2011-07-31 02:29:01 / 183.96.165.***)

      추천 0 | 비추 0

    2. 티칼님 화내지마세요
      사쿠라짱이 예쁘다 기모찌짱이 예쁘다 싸우는 오타쿠 같아요
  • tical
    1. tical (2011-07-31 01:06:09 / 180.227.26.**)

      추천 0 | 비추 0

    2. 제 생각엔 별 세개반 정도? 가사에서 공감을 자아내게 하는 면이 많이 부족하고 자주 언급되는 도치법 문제는 이번앨범에서 조금 거북할정도로 두드러지더군요. 자신이 뭔가 진솔하게 얘길하려고는 하는데 그걸 정확히 전달하지못한다고 느꼈어요. 자의식 과잉인거같기도하고ㅋ 유년기를 미국에서 보내서 그런지 아직도 한글 가사 부분에서는 어색함이 느껴지는 부분도 많고요. 뭐 좋은 앨범이긴 한데 그닥 인상적이지는 않았네요.
  • 김형석
    1. 김형석 (2011-07-30 16:55:39 / 125.185.4.**)

      추천 0 | 비추 0

    2. 갑자기 댓글이 늘어났네...... 이번 앨범은 논란이 많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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