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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씬에서 더는 통하지 않는 성공 전략
예동현 작성 | 2011-08-05 02:16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6 | 스크랩스크랩 | 32,612 View



런 디엠씨(Run D.M.C.)가 랩 그룹으로서는 처음으로 플래티넘 디스크를 획득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힙합 음악은 미국 대중음악계를 주도하는 핵심적인 위치에 올라서며 수많은 슈퍼스타를 배출했다. 힙합 음악이 발전할수록 힙합의 마케팅 기술 역시 발전했으며, 그 발전이 거듭될수록 레코드 회사들은 성공의 공식들을 체계화시켜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운데 많은 공식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는데, 이는 신선해야 할 스타들이 비슷한 공식에 의해 ‘창조’되면서 팬들이 그들로부터 고유의 개성과 매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런 공식 가운데 몇 가지를 살펴보자.


총에 맞고 살아남기

투팍(2pac)은 이 공식의 빛과 그림자를 대표한다. 투팍의 94년 맨해튼 총격 사건은 힙합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의 시작인 동시에 가장 큰 비극을 예고했다. 수많은 힙합 아티스트들이 총성과 함께 세상을 떠났지만, 그 총격에서 살아남는 순간 그가 ‘제2의 투팍’이 될 수 있다는 유혹은 매력적이었다. 피프티 센트(50 Cent)가 그랬고 더 게임(The Game)이 그랬다. 총격전에 휘말리거나 총상을 입었던 아티스트들은 그것을 자신의 진실함과 갱스터멘탈리즘의 형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이용하여 짭짤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수많은 스타 지망생들의 무분별한 남용과 이를 이용한 레코드사의 뻔한 수작들은 생사를 가르는 사건이 만들어내는 드라마를 게토의 일상으로 전락시켰다. 결국, 힙합계에 끊이지 않는 폭력에 대한 숱한 경고들은 무시되었고, 생명을 놓고 벌인 오락거리는 시시한 것으로 전락했다.




법정 공방

역시 투팍과 관련되어있다. 투팍의 [Me Against The World]는 수감 중인 뮤지션이 발표한 앨범 가운데 최초로 빌보드 1위에 올랐으며, 멀티 플래티넘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역시 갱스터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래퍼들은 별다른 죄의식도 없이 뻔뻔하게 자신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면서 스스로 리얼함을 강조했고 스타덤에 올랐다. 사실 수많은 랩 스타를 두 분류로 나누면 기소당했던 래퍼와 그렇지 않은 래퍼로 나눠도 될 정도다. 하지만 이런 법정 공방과 수감 경력은 신인을 홍보할 때에는 제법 효과적이었을지 몰라도 투팍을 제외하면 이미 스타반열에 오른 뮤지션들에게는 커리어에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스눕 독(Snoop Dogg), 샤인(Shyne), 블랙 롭(Black Rob), 자 룰(Ja Rule), DMX를 보라. 그들의 커리어는 기소 전과 기소 후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히트 싱글 배출하기

90년대까지만 해도 탑 10 싱글, 아니 탑 40 싱글을 배출한 래퍼의 앨범 가운데 대다수는 골드 레코드 이상을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힙합 앨범은 싱글 차트에서 강한 편이 아니었으며, 차트의 히트곡과 스트리트 크레드(‘street credibility’의 준말로 ‘거리에서 쌓은 평판’을 의미한다)에 기반한 앨범의 판매량은 별개였다. 하지만 싱글 차트에서의 선전이 앨범 판매량에 호재가 되었음은 분명하다.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플래티넘 앨범이 탑 40 히트 싱글을 배출하지 못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탑 40 히트곡을 배출한 아티스트의 앨범이 골드 이상을 기록하지 못한 사례는 극히 드물었다. 그러나 아이튠즈 시대에 들어서면서 얘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MP3의 대중화는 이제 싱글이 앨범의 예고나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단위 역할을 하게 만들었다. 히트 싱글은 음원 판매를 넘어서서 공연의 레퍼토리와 링톤, 외부매체 삽입곡 등 다양한 수익 창구 역할을 해낼 수 있었고, 음반사들은 싱글 하나의 홍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싱글 차트의 권위는 무너졌고 새로운 유행으로 부상한 서던 랩과 클럽튠, 랩 앤 블루스 송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 2000년대 중반부터 싱글 차트에서 힙합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상승했다. 하지만 그와 반비례로 앨범 판매량은 급감했다. 밈스(Mims)가 넘버원 싱글 “This is Why I’m Hot”을 배출한 뒤 발매한 그의 메이저 데뷔 앨범 [Music Is My Savior]의 판매량을 기억해보라.




블록버스터 앨범 만들기

여기서 말하는 블록버스터 앨범이란 유명 게스트의 피처링과 탑 클래스 프로듀서들의 비트, 그리고 레이블의 어마어마한 홍보를 등에 업고 발매된 상업적 기대작을 의미한다. 90년대 초•중반 배출된 클래식은 거리의 지지를 바탕으로 철저히 집중된 타깃을 노린 마케팅과 인 하우스(in house) 프로덕션에서 벗어난 레이블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동료 뮤지션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피처링 품앗이가 결합한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렇게 랩 게임의 판은 커져갔다. 많은 뮤지션이 위대한 선배들의 이름과 씬을 주름잡는 프로듀서들의 멋진 비트 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패볼러스(Fabolous), 더 게임(The Game), 블랙 롭(Black Rob) 등이 이런 대대적인 마케팅의 수혜자였으며, 스눕 독(Snoop Dogg), 엑지빗(Xzibit),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 등 베테랑들은 이런 방식으로 그들 커리어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문제는 점점 급상승해가는 제작비와 안전제일주의식 캐스팅이었다. 이런 앨범이 흔해지면서 매력은 감소하고 익숙함은 증가했는데, 이 때문에 레이블들은 당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션을 섭외해 흥행을 보장받고자 했다. 비슷한 곡에 참여한 인기 뮤지션의 목소리는 당연하게도 참여한 앨범 가운데 다수의 흥행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고, 이는 곧 앨범의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때문에 요즘은 아예 발매계획 자체를 취소하거나 딜레이를 거듭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거대 레이블들은 이런 유형의 앨범을 통해 신인을 스타덤에 올리는 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명레이블 레이블에 들어가기

한때 러프 라이더스(Ruff Ryders)와 애프터매스(Aftermath), 그 이전의 데스로우(Death Row)와 배드 보이(Bad Boy), 데프 잼(Def Jam) 등은 랩 음악 종사자들이 생각하는 꿈의 직장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DMX와 이브(EVE), 엘엘 쿨 제이(LL Cool J)와 제이지(Jay-Z), 에미넴(Eminem)과 피프티 센트(50 Cent)의 성공신화를 보고 자랐다. 실제로 거대 레이블의 전성기 속에서 소속 뮤지션들은 앨범이 발매만 되면 일정 이상의 성공을 보장받았다. 드랙-온(Drag-On)과 샤인, 더 게임, 멤피스 블릭(Memphis Bleek) 등의 뮤지션들을 보라. 그들은 스스로 우상과 동등한 위치, 혹은 그들 바로 곁에 설 수 있는 위치를 획득했다. 문제는 거대 레이블을 동경했던 래퍼들은 에미넴과 피프티 센트, 제이지의 찬란한 광채에 시야를 뺏겨 한때 그들의 레이블 메이트였던 킹 티(King Tee)와 힛맨(Hitman), 마크 커리(Mark Curry), 카툰(Cartoon)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치 국외 유명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앨범을 발매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유명 레이블에서 커리어다. 아무나 성공할 수 있었다면, 랩 게임은 아마 지금쯤 미국의 주력 내수사업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실력과 행운이 겹쳐야만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누군가를 디스하기

지금까지도 널리 쓰이지만, 역시 약발이 다 되어서 아무런 감흥이 없는 마케팅 수단. 유명인과 배틀은 신인이 자신을 알리거나 죽어가던 커리어를 살리는 데 큰 힘이 된다. 백 마디의 잘 포장된 말과 글로는 이끌어내기 어려운 드라마를 비교적 쉽게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투팍과 비기의 커리어에서 배틀 이전과 이후의 앨범 판매량을 비교해보라. 그리고 나스와 제이지가 벌인 역사적인 전쟁이 후세 힙합의 역사에 어떤 식으로 기록되고 있는지 살펴보라. 골드 레코드를 기록했던 캐니버스(Canibus)의 데뷔 앨범에서 “2nd Round K.O.”를 제외하면 어떤 곡이 기억에 남는지도 생각해보라. 그리고 에미넴과 피프티 센트가 그들의 히트앨범에서 씹어 젖힌 유명인의 리스트를 작성해보라. 그러나 배틀은 너무 많았고 그 가운데 대다수는 소모적이고 너무 감정적인 것이 많았다. 음악 내부와 외부를 아우르는 가장 드라마틱한 소재가 너무 뻔한 막장 드라마로 변질되었고 이제 새로운 앨범에서 누구를 겨냥한듯한 가사가 발견되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가 되었다. 여기가 무슨 시장바닥도 아니고.




랩 잘하기

예전에는 랩만 잘하면, 그것을 매우 심하게 잘하면 앨범을 발매하고, 명성을 얻고, 앨범을 팔아치워 부를 쌓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랩을 심하게 잘하면 너무 어려워서 팬들이 못 알아 듣는다는 이유로 스스로 멍청한 가사를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한 번 들으면 기억할 수 있는 훅을 만들고, 잘나가는 친구들에게 밉보여선 안 된다. 더는 랩만 잘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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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진광희
    1. 진광희 (2011-09-08 05:24:52 / 112.72.187.**)

      추천 0 | 비추 0

    2. 옷은 유행 따라가려고 열심히 사재끼는데 왜 음악 유행 따라는건 거부하는지 모르겠어요.
  • 리듬을 타는 렉스
    1. 리듬을 타는 렉스 (2011-08-26 01:26:14 / 211.246.70.**)

      추천 0 | 비추 0

    2. 절절이 동감합니다...
  • Cole World
    1. Cole World (2011-08-20 18:41:08 / 180.228.16.***)

      추천 0 | 비추 0

    2. 글쎄요... 다른건 그렇다 쳐도 마지막은 너무 비약이 심하시네요.
      예전에도 랩 실력은 별로지만 곡을 잘 골라서 히트치고 성공하는 랩퍼들 많았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랩만 잘하면 성공하기 힘들죠. 아무런 상업적 요소없이 랩실력만으로 성공한 랩퍼도 있었던가요?
  • DeadMB5
    1. DeadMB5 (2011-08-17 14:45:49 / 112.170.115.***)

      추천 0 | 비추 0

    2. 저스틴 비버와 함께 뭔 얘기만 나오면 까이는 솔쟈보이...
  • yseman
    1. yseman (2011-08-16 22:47:45 / 111.118.18.***)

      추천 0 | 비추 0

    2. 뭔 얘기만 나오면 솔자보이. 솔자보이에 대해서 알기나 하나. 솔자보이 나오기 몇년전부터 해당되는 글인데 그냥 사람들이 솔자보이 까이나 왜까는지도 모르고 같이깜. 솔자보이까면 자기가 힙합좀 아는것처럼 보이나봄
  • 재경
    1. 재경 (2011-08-08 16:47:21 / 218.154.54.***)

      추천 0 | 비추 0

    2. 솔직히 솔자보이좀 그렇죠 ^^;;

      나스가말한 Hiphop is dead... 공감하네요 저도 힙합을 15년넘게듣고 있지만 요즘은 정말 길게 들을곡도 없고 클럽튠만 넘쳐나죠

      모든게 뮤지션만 탓하기보단 훅만듣고 음악을 선택하게되는 현상도 문제가있죠
      요즘 음악도 좋은게 있지만 예전만 못한건 사실이죠
  • 뮤직쿤
    1. 뮤직쿤 (2011-08-06 15:56:39 / 220.12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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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 나가는 친구들에게 밉보여선 안 된다.

      ㅋㅋㅋㅋㅋ 저는 이게 제일 재미있네요. ㅎ
  • Raaaam
    1. Raaaam (2011-08-06 10:05:40 / 218.209.143.***)

      추천 0 | 비추 0

    2. 랩 잘하기ㅋㅋ 참 공감되는 부분이었습니다
  • 고누
    1. 고누 (2011-08-06 09:12:54 / 220.76.48.***)

      추천 0 | 비추 0

    2. 잘 읽었습니다
  • 신대섭
    1. 신대섭 (2011-08-06 09:07:22 / 211.246.78.***)

      추천 0 | 비추 0

    2. 스눕독 사진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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