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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성 - 놈들이 온다
이병주 작성 | 2011-10-22 01:01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18 | 스크랩스크랩 | 17,827 View

Artist: 휘성   
Album: 놈들이 온다
Released: 2011-10-10
Rating: 
Reviewer: 이병주









국내에서 오랫동안 쉼 없이,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R&B 보컬리스트를 꼽아보면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그 몇 안 되는 가수 중에서도 꾸준히 대중의 관심 한가운데에 자리했던 이는 역시 휘성이다. 기본적으로 노래를 정말 잘하기도 하지만, 작사와 작곡을 포함한 음악적 역량도 두루 보유하고 있는 그이기에 그저 노래 잘하는 대중음악 가수 중 한 명으로만 놔두기는 아무래도 아쉽다. 종종 그를 향하는 다소 가혹한 평가나 높은 기대치도 따지고 보면 다 거기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휘성은 어느덧 정규 앨범 6장과 2장의 미니앨범을 포함해 여러 장의 싱글을 발표했다. 앨범으로 그의 음악을 접하고 생각해보면, 초창기 몇 차례의 성공을 거둔 이후로는 어떤 음악을 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는 듯 보인다. 익숙한 패와 새로운 패를 양손에 들고 머뭇머뭇 돌려 내미는 모습이랄까. 과감하게 모험을 단행한 적은 없었지만, 꾸준히 여러 가지를 시도했던 걸 보면 알 수 있다. 그 과정이 길어진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래도 2009년에 나온 정규 앨범 [Vocolate]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었다. 작사가이자 작곡가로서 휘성이 궤도에 오른 때이기도 하고, 프로듀서로서 다양한 작곡가들을 기용하고 조율해 꽤 재미있는 앨범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앨범도 앨범이지만, 그 이후를 더 기대하게 하는 면이 있었다. 하지만 입대를 목전에 두고 나온 그의 이번 미니앨범 [놈들이 온다]는 마치 시계추를 거꾸로 되돌려놓은 듯하다.

일단 작곡가 도니 제이(Donnie J)와 휘성이 공동 작업한 첫 곡 “Music”은 앨범 내 베스트 트랙이다. 다른 수록곡들이 대부분 큰 특징 없이 무난한 가운데, 강렬한 비트 위에 자전적인 내용을 담은 첫 트랙이기에 더욱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 다시 김도훈과 손을 잡고 만든 타이틀 곡 “놈들이 온다”는 그가 잡을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이고 손쉬운 선택인데,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둘의 합작물들에 비해 매력이 한참 떨어진다. 고급스럽지만, 아주 전형적인 편곡이 곡을 에워싸고 있고, 멜로디도 그리 캐치하지 않다. “결혼까지 생각했어”와 같이 그의 특정한 캐릭터가 드러나는 경우도 아니다. 이어져 나오는 나머지 곡들도 그리 인상적이지 못한 멜로디와 진부한 표현을 대동소이하게 담고 있다. 눈앞에 상황이 그려지도록 묘사를 해나가는 “OJ”의 경우가 그나마 어느 정도의 차별성을 획득하고 있는 판국.

휘성의 보컬이 주는 즐거움도 제한적이다. 그는 역시 능수능란하고 세밀한 표현력을 가진 출중한 보컬이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너무 조심스러운 느낌이다. 곡 자체가 갖는 어떤 포인트가 부족할 때 보컬의 아우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무래도 명 보컬리스트의 앨범이란 것을 상기해보면 더욱 그렇다. 마련된 클라이맥스에서나 수록곡 곳곳에서 추임새의 역할 등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계속해서 성대 문제로 고생해 온 그인데, 그 영향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앨범이 휘성의 입대를 기념하는 쉼표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전작에서 보였던 작곡가로서나 작사가로서 성취를 별달리 더 끌어내지 못했거니와 본작의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던 힙합과 알앤비의 결합도 전혀 주목할만한 음악적 성과가 느껴지지 않는다. 데뷔를 준비시키고 있다는 에일리(Ailee)를 소개했다는 점이 그나마 성과라면 성과랄까. 그의 화려했던 이력에 비하면 다소 밋밋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것으로 그의 길었던 활동이 일단락됐다. 더욱 폭발적인 재등장이 제대 후에 뒤따르길 기대해본다.



Track List

1. Music
2. 놈들이 온다
3. UUU
4. OJ
5. Oh Lon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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