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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콰이엇 - 한 번뿐인 인생, 꿈을 위해 바친다!
리드머 작성 | 2009-10-26 23:5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4 | 스크랩스크랩 | 33,382 View

1108528165.jpg콰이엇(The Quiett)은 정말 부지런한 뮤지션이다. 솔로 앨범만 해도 벌써 3장이나 되며, 많은 뮤지션의 앨범에서 우린 그의 이름을 볼 수 있다. 그런 그가 발표한 세 번째 앨범 [The Real Me]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패기와 음악에 대한 진지하고 성숙한 시선이 담겨있다. 지금부터 [The Real Me]에 대한 이야기와 음악에 대한 그의 사랑을 쫓아가보도록 하자.

리드머(이하 '리') : 활동한지 2년 만에 세장의 앨범을 냈어요. 왕성한 활동인데요, 세 번째 앨범은 준비기간은 얼마나 됐나요?

콰이엇 (이하 '콰') : 준비기간은 여태까지 작업한 앨범 중에 가장 길었어요, 곡을 모았던 것은 계속해왔고 가사를 쓰기 시작한 것은 2007년 4월쯤인가로 기억해요. 제가 작업할 때 작업일지를 쓰는데 그때 첫 가사를 쓰기 시작했었어요.

리 : 그때 썼던 첫 가사가 수록이 된 거죠?

콰 : 네, 제 기억으로는 1번 트랙 ‘More Introduction’을 원래 인트로로 쓰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심심해서 가사를 써보자 했던 건데 인트로로 쓰기에 괜찮겠다 싶어서 쓰게 된 거죠.

리 : 비트보다는 일단 가사부터 썼던 거군요?

콰 : 네. 가사를 썼는데 그동안 제가 골라놓은 비트 중에 ‘More Introduction’이라고 정해놓은 곡이 있었어요, 그것에 매칭을 시킨 거죠.

리 : 보통 앨범 한 장을 만들 때 다작을 많이 하는 편인가요?

콰 : 평소에 집에서 곡을 많이 만드는 편인데, 제 앨범에 쓸 곡들은 따로 모아놓거든요. 모아진 상태에서 앨범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 싶을 때 비트를 고르고 가사를 쓰기시작해요.

리 : 그렇게 한 곡씩 모으는 거군요.

콰 : 비유를 하자면, 제 앨범이 나오는 시기가 그릇이라고 생각하면 그 그릇이 꽉 찼을 때, 그럴 때는 가만히 놔둘 수가 없어요. 작업이 굉장히 하고 싶어지죠.

리 : 이번 앨범을 위해 만든 곡은 몇 곡 정도였나요?

콰 : 아마 쓰려고 했던 곡까지 합하면 30곡에서 40곡정도 된 거 같아요. 사실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한 장의 앨범을 만들고 나머지가 너무 아까워서 2CD가 아니더라도 보너스 개념으로 첨부할까하는....

리 : 아, 정말 좋은데 아무래도 프레싱비가 부담이 되니까...

콰 : 예 그런 문제도 있고, 막상 작업 중간쯤 오니까 앨범작업하느라고 바쁜데 그 이상 나머지작업을 할 수가 없더라구요.

리 : 이번 앨범 발매이전에 두 가지 큰 이슈가 있었는데, 두 번째 앨범이 대중음악상을 수상했고, 윤미래 씨와 타이거JK 씨와 작업을 했던 곡이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거예요. 특히, 타이거JK 씨의 ‘8:45 Heaven'은 온라인 음원 쪽에서 오랫동안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고요. 이런 결과들이 꼭 음악적인 면이 아니더라도 영향을 준 부분이 있나요?

콰 : 일단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어요. 솔직히 '검은 행복'이 방송을 탈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앨범 내 유일한 랩곡이었고, 그때 미래 누나가 “이건 너랑 하는 거니까 스타일을 힙합 쪽으로 잡아도 되는 거다”라고 했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처음에는 후속곡으로 한다거나 그런 기대를 안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사실 기자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고 할 수 있죠. 앨범이 발매되었는데 타이틀곡 이야기는 기사에 하나도 없고, ‘검은 행복’ 가사이야기만 계속 나왔었거든요. 저도 처음에 네이버에 들어갔는데 그 곡 이야기가 나오기에 좀 놀랐어요. 곡이 사랑을 받으면서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주목을 받으니까 기분이 이상하더라구요.

리 : 타이거JK 씨의 ‘8:45 Heaven’ 은 앨범에서 이른바 미는 곡으로 가지 않았나요?

콰 : 아니요, 그 곡도 문제가 많았어요. JK형이 회사를 꾸리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다보니 앨범작업 시작단계에서 JK형이 고민을 많이 했죠.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그런 고민도 하셨고... 그동안 다양한 스타일의 작업을 많이 해오셨잖아요. 그 중간에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스타일과 처음 자신이 등장했을 때 팬들이 좋아하던 스타일이 달랐기 때문에 갈등을 많이 하셨어요. 결국 저나 다른 후배뮤지션들을 보면서 영감을 많이 받으셨던 것 같아요. 몸도 안 좋고 앞으로 자신이 힙합앨범을 계속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마지막 앨범이라는 각오로 하고 싶은 힙합을 하겠다고 했었죠. 그래서 타이틀곡을 의도하고 만든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흔히 노림수라는 것이 전혀 없이, JK형의 랩들만 쭉~~ 있는 앨범이거든요. 그중 ‘8:45 Heaven'같은 경우, 다 아시다시피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이후에 만들어진 곡인데 처음에 그 곡이 완성되고 나서 JK형은 회사 내에서 가장 큰형이기 때문에 항상 미안한 마음을 느끼고 계셨어요. 그래서 회사를 살릴 핫싱글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곡이 없는 거예요. 처음에 회사에서는 그래도 '주정'이란 곡을 팬들이 많이 좋아할 거라고 해서 그 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했어요. 제가 JK형과 전화통화로 타이틀곡은 정하셨냐고 물어봤는데 아직 못 정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드렁큰타이거 홈페이지를 가보니까 타이틀곡이 '주정'으로 되어있는 거예요. 그만큼 회사에서는 그 곡을 밀고 싶었나 봐요. 그런데 JK형이 굉장히 정신없는 와중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할머니를 제대로 배웅 못해드린데 대한 자책감 때문에 '주정'을 부를 수가 없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회사에 우기다시피해서 그 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했어요.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신경전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8:45 Heaven'의 경우 인트로에 연주가 30초에서 1분정도 있고, 곡자체도 긴 트랙이다 보니까...

리 : 한 마디로 방송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던 거죠.

콰 : 네, 라디오에서는 그런 노래를 안틀어준다고 그랬었죠. 그런데 의외로 성과가 있더라구요.

리 : 결과적으로 잘됐죠. 엄청.

콰 : 보컬도 없었고, 별다른 흥행요소가 없었는데도요.

리 : 원래 할머니 추모곡인 것을 알고 썼던 곡인가요?

콰 : 아니요. 원래는 앨범작업을 할 때 제가 10개에서 20개정도 비트를 보내드리면, 그중에서 JK형이 비트를 고르셨어요. “개인적으로 뭘 쓸지는 모르겠지만, 가사가 먼저 나오는 것부터 쓰겠다.”라고 했었죠. 사실 그중에서 안 쓰인 곡들이 제 앨범이나 키비(Kebee) 형 앨범에 들어간 곡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키비 형 앨범의 ‘Twisted Words’도 JK형이 2번 트랙으로 써야한다고 하셨는데 안 썼고, 제 앨범의 '뛰어가'라는 곡도 JK형이 꼭 쓰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수록이 안됐어요. 그 와중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이후에 연락이 두절되었다가, 얼마 후에 그 비트에 가사를 썼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리고 이 비트를 완성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리 : 만약 돌아가신 할머님을 위한 곡이라는 것을 알면 곡 작업에 부담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네요.

콰 : 그렇죠. 만약 슬픈 노래가 필요하다고 하셨으면 저는 어쩔 줄 몰랐을 거예요. (웃음)

리 : '뛰어가'라는 곡이 이번에 JK씨하고 함께한 곡 맞죠?

콰 : 예 맞아요. 제가 그걸 특별히 부탁드렸어요. 형이 곡하고 되게 잘 어울리시니까 꼭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리 : 아직 이를 수도 있지만, 히트곡을 가진 프로듀서가 됐어요. 흑인음악 전문프로듀서가 이렇게 대중에게까지 호소할 수 있는 프로듀서로 나아가고 있다는 게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해요. 메이저 기획사에서 곡 제의가 많이 들어올 것도 같은데...

콰 :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 건 없는 것 같아요. (웃음) 힙합뮤지션들이 '이번에 너 그 노래 좋더라, 나도 그런 노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가요 쪽에서 “신동갑 씨 같이 작업해요.”라고 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일단 저는 이 곡들이 제 비트 때문에 히트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두 곡 같은 경우 가사의 깊이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JK형은 가사상도 받았고... 타샤누나도 그 곡으로 정확히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문화대표로 선정되셨다는 말을 들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운이 좋았던 거죠. 그래도 제가 이런 이야기하면 “너도 잘했다”라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구요. (웃음)

리 : 네. 물론 곡들이 히트하는데 가사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콰이엇 씨의 비트가 어우러지지 않았다면 감동이 덜 했을 겁니다. (웃음) 그럼 앨범 이야기를 해보죠. 타이틀이 범상치 않아요.

콰 : 전 앨범인 [Music]이나 [Q-Train] 같은 경우는 타이틀을 정하고 시작했어요. 몇 개를 놓고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라 "이번앨범은 'Music'이야, 이번앨범은 Q-Train이야‘ 그렇게 자연스럽게 떠올랐는데, 이번앨범은 그렇지가않았어요. 작업 시작 후 마무리는 되어가는 데 마땅히 떠오르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리 : 가상으로 정해놨던 것도 없구요?

콰 : 부제도 없었어요. 이상하게 없더라구요. 하하. 거의 작업이 끝날 때쯤 지었어요. 브레인스토밍을 막 하면서 생각나는 대로 적었어요. 생각보다 쉽게 안 나와서 한 달 정도 됐을 때 지금의 제목을 생각해냈거든요, 자기 전에 누웠는데 갑자기 그게 생각나면서 잠이 깨더라구요. 왠지 이 제목에서 곡들의 내용과 잠재적으로 제가 표현하고자했던 것들이 맞물리더라구요. “아 요거다!” 했죠. (웃음)

리 : 잠재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것들이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콰 : 제가 이번앨범에서 딱히 정한 주제는 없는데,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마음속에 있는 것들 있잖아요. 그것들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어요. 가사적으로 응집력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고요. 그 잠재적인 것들은 지금 생각해보면, 20대 초반에 세상을 살아가는 어떤 힘이나 희망, 마음가짐 ‘State of Mind’라고 해야 하나? 뭐 그런 것들 같아요.

리 : [The Real Me]를 만들면서 전반적으로 주력했던 점이 궁금하네요.

콰 : 곡들의 컬러가 통일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곡들의 흐름도 예전부터 중요시 생각했었구요.

리 : 그렇군요. 앨범에서 가장화제가 되었던 부분이 랍티미스트(Loptimist)와 작업이었어요. 누가먼저 작업의 접촉을 시도한 건가요?

콰 : 일단 그 친구와는 로퀜스 앨범 작업하면서 보게 되었는데...

리 : 전에는 한 번도 본적이 없었나요?

콰 : 네. 서로 얼굴을 본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아, 어렸을 때 잠깐 본적은 있는데, 그건 옛날이고 그 당시에 한창 네티즌들이 게시판에 랍티미스트와 저와의 불화설을 퍼뜨렸었죠. 문제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뮤지션들도 많이 동화돼서 갑자기 어떤 뮤지션이 오더니 '난 니편인 거 알지?'라는 말을 하기도 했고... 자칫하면 상황이 안 좋아지겠다 싶었어요. 그런 것들이 분위기를 흐리면 여러 사람이 피곤해지잖아요. 그래서 그때 로퀜스 앨범작업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었어요. "니가 그런 오해가 있었다면 풀어라"하면서. 그리고 랍티미스트도 적극적으로 제 앨범이나 작업을 도와줬었고, 우리가 지금당장 많은 것을 할 순 없지만, 그런 뜬소문을 박살내는 트랙을 하자고 했었어요. 사실 그 곡에 얽힌 추억이 많아요. 처음에는 랍티랑 저랑 랩 벌스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하자고 그랬어요. 랍티미스트도 옛날에는 훌륭한 MC중의 한명이었거든요, 지금은 프로듀서의 이미지로 많이 굳어진 상황인데, 저도 그런 MC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 중 하나였구요. 그런데 최근에 그 친구가 랩을 많이 안하고 힘든 일이 많아서 집에서 지내고 하다 보니 가사가 잘 안 나오더라구요. 아무래도 곡의 성격상 약간 강하게 나와야하는 펀치라인도 필요하다보니 힘들어했어요. 비트도 세 번정도 바꿨죠. 처음엔 제 비트에 둘이 랩을 하기로 했는데 결국 안됐던 거죠. 앨범작업이 끝나갈 때까지도 질질 끌게 되니까 스트레스가 좀 됐었어요. 근데 막판에 더는 못하겠으니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라고 했고 결국, 랍티가 훅을 맡는 걸로 가게 된 거예요. 랍티와 같이할 때 쓰려고 훅은 제가 전에 먼저 써놓은 건데, 그걸 그 친구가 부르고 제가 솔로로 세 벌스를 하면서 트랙이 완성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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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 원래는 아예 콰이엇 씨 비트로만 채워질 예정이었나요?

콰 : 예. 처음엔 그렇게 구상을 했었어요. 그렇게 랍티의 비트가 들어가게 된 건 앨범마무리단계에서 급하게 결정된 부분이에요.

리 : 그래서 오해는 잘 풀린 거죠?

콰 : 예.

리 : 아무래도 랍티미스트 씨와 콰이엇 씨 사이에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콰 : 제가 그 사건에서 느낀 건, ‘사람들이 그런 게임적인 요소를 원하는구나’라는 거였어요.

리 : 굳이 '8:45 Heaven'이나 ‘검은 행복’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힙합 프로듀서로서 입지가 어느 정도 굳어졌다고 생각해요. 경제적으로 조금이라도 나아진 부분이 있나요?

콰 : 아니요. 그렇지는 않아요. 곡비는 여전히... (웃음) 많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페이는 주자는 게 저희 생각이지만, 사실 저는 언더뮤지션들이랑 작업할 때는 받고 싶은 맘이 없어요. 지금까지도 개의치 않는 부분이고요. 만약 제가 다듀나 JK 형들한테도 곡비를 못 받았다면 좀 억울했겠지만, (전원웃음) 저는 운 좋게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뮤지션들에게 곡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리 : 페이를 떠나서 도움을 주고받았는데, 그냥 입을 싹 닦는 경우도 있지 않나요?

콰 : 네, 맞아요. 리스펙트가 전혀 없는 뮤지션들도 있어요, ‘내가 곡을 준 것을 고마워하고는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뮤지션들도 있는데, 그런 걸 일일이 확신할 수 없는데다 그런 걸 가슴에 담아두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냥 뭐...

리 : 개인적으론 아무리 언더그라운드라도 나중에 잘 되는 분들은 후에라도 보상을 하든지 적어도 술을 산다던지 밥을 산다던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이게 돈이 얼마냐 만이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콰 : 저도 그냥 지하철비라도 줬으면 좋겠어요. (전원웃음)

리 : 앨범의 대표곡 '한번뿐인 인생'이라는 곡을 쓰게 된 모티프가 있나요? 패기 넘치는 가사가 인상적이었어요.

콰 : 사람 각자마다 가장 큰 고민거리가 있잖아요? ‘한번뿐인 인생’은 제가 가진 고민을 쓴 거예요. 저는 그래도 어린나이에 제가 좋아하는 걸 찾아서 열심히 하면서 인정도 받고, 모든 게 행운을 가지고 잘 돌아가고 있는데, 제 친구들은 막상 그러지 못해서요.

리 : 음악 하는 친구들을 말하는 건가요?

콰 : 아니요, 음악 하는 친구들은 그래도 꿈을 찾았으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저의 옛날 중학교친구들이나 대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은 대학교 1학년 때는 좋다고 노는데, 2학년 때부터 고민하기 시작해요. 자기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한번뿐인 인생’은 항상 인생의 화두였어요. 정말 한국의 젊은이들이 일방적으로 강요당하면서 살고 나중에 결국은 대부분 뭔지를 모르는 삶을 살더라구요. 그게 항상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하면 한 명의 친구에게라도 좀 더 용기를 주고, 세상이 요구하는 것들을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요. '상자속의 젊음'도 그런 맥락의 트랙이었고 '한번뿐인 인생'도 그런 생각을 담아서 쓴 거죠. 근데 이번에는 제가 좀 격하게 화자의 설정을 했는데, 화자는 굉장히 착실히 세상의 요구 속에서 잘살아온 화자에요. 그런데 나중에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예전에 꿈꿨던 자신의 모습도 그리게 되고 ‘이제 이렇게 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는 내용입니다.

리 : 콰이엇 씨는 일찍 꿈을 찾았지만, 음악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편이었나요? 착실하게 요구에 응하고 사는 편이었나요?

콰 : 착실하진 않았어요. (전원웃음) 제 가사에 가끔씩 등장하는데 음악을 만나기전에는 굉장히 소심하고 세상물정모르고 어영부영 살던 아이라는 가사들이 군데군데 있을 거예요. 하하. 착실하게 공부를 하지 않았고, 대책 없이 살고 있었어요. 부모님말씀은 잘 듣고 사고를 치고 그러진 않았는데, 무엇을 원했는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 몰랐어요. 공부라도 해야 되는데 말이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꼬마인 저 자신을 만나면 굉장히 뭐라고 했을 거예요. 공부를 하든지 뭘 하든지 둘 다 안 되니까...

리 : 키비 씨는 모범생이었나요? (웃음)

콰 : 키비 형은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했죠. 학교에서 본건 아니지만, 딱 봐도 사이즈가 나오는 그런. (전원웃음)

리 : 아까 자기 앨범을 위해서는 비트를 따로 빼놓는다고 했었잖아요? 혹시 '뛰어가'를 제외한 나머지 곡들 중에 다른 앨범에 수록될 뻔 했던 곡이 있나요?

콰 : 글쎄요. 다른 앨범에 수록될 뻔 했던 곡은 '뛰어가'외에는 없어요.

리 : 원래 자기 앨범에 실을 곡은 아껴두는 편인 것 같아요.

콰 : 예. 아무래도 제 앨범이 가장 중요하니까, 제가 단순히 곡을 쓰는 프로듀서이면 상관이 없겠지만, 저는 MC이고 제 솔로앨범도 항상 브레인스토밍하고 있기 때문에 곡을 아끼는 편이죠. 가끔 그래요. 제가 쓰기에 너무 좋다는 그런 곡들 같은 경우는 진짜로 인정하는 뮤지션들과 함께 하려고하죠.

리 : 전 사실 이번 앨범에 게스트로 참여하는 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예전보다 유명세를 탔으니까. 그런데 예상보다는 화려하거나 많지 않더군요.

콰 : 저는 화려한 스킬을 가진 랩퍼는 아니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고 저만이 쓰는 그런 메시지가 있어요. 그래서 솔로곡을 만들 때 제가 하고픈 이야기만 하게 되기 때문에 누군가와 같이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의 이야기이고 제 앨범이니까요. 이번 앨범은 피처링을 화려하게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리 : 콰이엇 씨에게 랩과 프로듀싱의 비중이 어떤가요?

콰 : 지금은 거의 같다고 보면 되는데, 예전엔 그렇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죠. 시작은 랩이었는데 그다음엔 비트메이킹이 그것을 넘은 적이 있었어요. 그땐 비트메이킹에 많이 심취했었고 그 덕분에 많은 것을 깨닫고 얻었죠. 그 이후에는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고요.

리 : 키비 씨와 메타 씨가 함께한 곡이 흥미로워요.

콰 : 아! 네 '진흙 속에서 피는 꽃'이요.

리 : 국내에서 외국뮤지션들을 향한 곡은 종종 있었지만, 국내뮤지션을 리스펙하는 곡은 거의 없었잖아요. 그 곡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콰 : 메타형은 예전부터 가까이서 지켜봐왔고 스킬에 대한 직접적인 조언은 아니었지만, 어릴 적부터 인생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셨어요. 고3때 메타형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이 배워나갔어요. 공부는 안했지만, 고3이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는데 메타형을 뵙고 항상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을 많이 가졌었죠. 그런 면에서 저에겐 대단한분이에요. 음악하면서 많은 선배들을 만나봤지만, 형은 나이 차이가 많이 났음에도 항상 후배들에게 공손한 태도를 보여주셨어요. 물론, 음악적으로도요. 형이랑은 ‘夏夢(하몽)’ 리믹스작업도 했었지만, 그땐 어렸을 때고 그 이후로도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제가 부족한걸 아니까 그럴 수가 없더라구요. 근데 이번앨범작업하면서 꼭 함께 키비형까지 셋이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왜냐하면, 옛날에 키비형하고 저는 메타형에게 영향을 받아온 학생들이었고 나중에 소울컴퍼니를 만들 때에도 저희의 정신적인 지주이셨거든요. 그 이후에 못 챙겨드린 것도 있고, 그것에 대해 형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역사가 있는 언더그라운드에 대한 정신이 담긴 그런 노래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죠. 마치 예전에 [MP HIPHOP 超]에 있을법한 언더그라운드 찬가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언더그라운드의 산증인이신 메타형께서 “이제 와서 언더그라운드를 운운하면서 정의내리고 가둔다는 건 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 우리가 잊고 있는 게 많이 있는 것 같으니 우리가 성장해오면서 느낀 그리운 감정들을 담아서 가사로 써보자”라고 하셨어요. 메타형은 그런 이야기를 반어적으로 쓴 거고 키비형은 언더그라운드 씬을 보며 자라온 젊은 뮤지션의 비애를 썼죠. 그리고 저는 메타형에 대한 리스펙트를 쓴 거예요. “형이 저한테는 언더그라운드였으니까 저는 형에 대한 이야기를 쓰겠다. 그걸로 언더그라운드를 이야기 하겠다.”라고 했죠.

리 : 멋지네요. 곡에 대한 반응이 어떻던가요?

콰 : 트랙리스트가 떴을 때 피처링진에 키비와 메타가 있으면 사람들은 굉장히 기대를 많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에 비해서 곡의 컨셉이나 부수적인 요소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근데 싸이월드 쪽지로도 너무 좋아서 쭉 듣고 있다는 반응이 오는 것을 보면 많은 분이 저희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들을 어렴풋이 느껴주시는 것 같아서 좋아요.

리 : 메타 씨를 리스펙하는 가사를 쓰겠다고 했을 때 메타 씨의 반응은 어땠나요?

콰 : 녹음 끝날 때쯤 들으시더니 한 마디 하셨어요. “가사 고맙다”고... 메타형한테 좋은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리 : 이렇게 국내뮤지션에 대한 리스펙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콰 : 감사합니다. 하하.


리 : MC 메타 씨는 콰이엇 씨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콰 : 저한테는 배울게 너무 많은 분이에요. 한국에서 많은 선배들을 만나왔지만, 편하면서도 영감을 주는 두 분을 꼽자면 메타형하고 JK형이거든요. JK형은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오해를 많이 사는 편이에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잘 안 나오거든요. 메타형은 어디든지 나타나시고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주시지만... 그에 비해 JK형은 오해를 많이 받는 편이죠.

리 : 앨범 작업 중에 데이터가 날아간다던지 하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웃음)

콰 : 다행히도 파일이 날아가거나 하는 일은 없었구요, 중간에 좀 미스테릭한 일이 있었어요. 그게 뭐냐면, 데이터는 아닌데 곡을 EXPORT한 폴더가 사라진 거예요. 휴지통에 있거나 한 게 아니라 완전히 없어졌었어요. 굉장히 깜짝 놀랐었는데 다행히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었어요.

리 : 음, 혹시 뭐 므흣한 파일이 함께 있어서 비밀 폴더로 지정을 했던 건 아닌지... (전원웃음)

콰 : 왜 그렇게 된 건지는 모르겠어요. 작업하면서 조금 지체됐던 건 JK형 앨범과 키비형 앨범작업에 참여하느라 그랬던 거고요.

리 : 그 앨범작업들을 솔로앨범 작업 중간에 했었군요?

콰 : 예. 제 작업을 잠깐 쉬고 형들 작업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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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 음. 키비씨 앨범과 콰이엇씨 앨범중 어느 앨범이 더 잘 나가고 있나요? 곤란하면 말씀 안 해주셔도 되구요. (전원웃음)

콰 : 판매량은 얼추 비슷하다고 들은거 같구요. 반응은 잘 모르겠는데 둘 다 좋은 앨범이라... 하하.

리 : 전략적으로는 두 앨범 간의 발매일이 너무 가까운데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요?

콰 : 아~ 그 부분에 대한 우려는 없었어요. 제가 더 빠르게 낼까도 생각했었는데 비슷하게 발매를 하면 둘이서 같이 공연도 다니고 좋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게다가 서로 음악스타일도 좀 다르고 가사스타일도 비슷한 듯 다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없었어요.

리 : 그렇군요. 참, 2008년 소울컴퍼니에서 깜짝 놀랄만한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콰이엇 씨도 비밀인가요?

콰 : 아 그래요? 별거 아닐 것 같은데. 하하하. 저도 잘...

리 : 이런. 낚인 건 아니겠죠? (전원웃음) 프로듀서로서 이번 앨범의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주시겠어요?

콰 : 괜찮다고 생각은 하는데 아쉬움도 많고 다음단계로 가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고, 결코 완벽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리 : 다음 단계라면 앞으로 음악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있을텐데요.

콰 : 저도 그런 생각 많이 했었어요. 보통 뮤지션들이 앨범작업이 끝날 때쯤에 다른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리 : 지겨우니까?

콰 : (하하하하) 저는 이런 제 음악스타일에 살짝 느끼는 바도 있고, 그런 싫증이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시도한 여러 요소들을 가지고 다른 느낌의 좀 더 탄탄하고 본질적인 앨범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지금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일 것 같다고 이야기는 못 드리겠지만, 어느 정도 구상은 하고 있어요.

리 : 윤미래 씨가 앨범에 참여했잖아요? 이야기는 많이 나눠봤나요?

콰 : 사실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은 아니에요. 제가 좀 쑥스러움이 있어서요.

리 : 예전 리드머 인터뷰할 때 콰이엇 씨를 엄청 좋아하던데?

콰 : 저를 많이 귀여워해주세요.

리 : 굉장히 좋아하던데요. 콰이엇 씨 이름나올 때마다 계속 웃으면서. (전원웃음)

콰 : 아, 그게 아마 타샤 누나가 무브먼트에서 가장 어린 또래이다 보니까 그럴 거예요. 다 나이 많은 오빠들이라 저나 도끼를 보면 굉장히 반가워하시거든요. 저희가 오면 굉장히 뿌듯하신가 봐요. (웃음)

리 : 녹음 작업할 때도 엄청 신경을 많이 써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여하튼 콰이엇 씨에 대한 칭찬이 대단했죠.

콰 : 그때 몇 번을 갔어요. 녹음작업도 몇 번을 재녹음하는 상황이었고요. 저는 정말 좋았어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 것들이 이번앨범에 많은 영감이 되기도 했고요.

리 : 윤미래 씨와 인터뷰하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콰이엇 씨 얘기하면서 웃던 거였을 정도에요. (전원웃음)

콰 : 미래 누나가 이번앨범에 참여하는 것도 당시 많이 바쁜데다가 마침 몸살기운까지 있어서 힘들 뻔했어요. 그런데 데드라인까지 갔을 때 녹음을 해서 보내주셨죠. 정말 고마웠어요. 

리 : 이상하게 데드라인이 다가오면 그렇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콰 : 예! 기적의 힘이 막 생기더라구요. (전원웃음)

리 : 프로듀서로서 신조, 혹은 바라는 점이 있나요? 가령 어떠어떠한 뮤지션들과 작업하고 싶다 라든지...

콰 : 저는 뮤지션을 가리는 편이 아니에요. 저는 잘한다면 누구와도 하고 싶어요. 뮤지션을 가리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런 타입은 아니구요. 그런 사람들과 작업하면서 몰랐던 제 컬러가 나오는 순간이 많더라구요. 프로듀서로서 특별한 신조라는 건 없는데 예전부터도 그렇고 앞으로도 힙합은 드럼이기 때문에 드럼 부분에 많은 노력을 할 거예요.

리 : 예전에 저희와 인터뷰할 때도 ‘힙합은 드럼이다’라는 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씀했던 게 기억나네요.

콰 : 아 그렇죠. 항상 그렇죠.

리 : 앞으로 계획된 작업이 있으면 좀 말씀해주세요.

콰 : 제가 곡을 제공한 뮤지션은 몇몇 있는데,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어요. 트래스패스와 리오 케이코아 형에게 제공했는데...

리 : JK 씨 앨범처럼 전반적인 작업을 하는 앨범은요?

콰 : 아, 아직 그런 건 없어요.

리 : 여전히 피트락(Pete Rock)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있나요?

콰 : 피트락은 저의 비트메이킹 기술이나 스타일의 초기 발판을 많이 배웠던 뮤지션이구요,  지금은 피트락의 음악을 안 들어요. 이미 너무 많이 들어서 물린 것도 있고 최근 작업물이 별로 없잖아요. 그동안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주류 힙합스타일들을 섭취 못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했어요. 제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음악들이 굉장히 많아져서 제 스케일이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리 : 그럼 최근에 즐겨듣거나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뮤지션이 있다면 누군가요?

콰 : 팀바랜드(Timberland)요. 다 찾아들은 건 아닌데 몇 곡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리고 뮤지끄(Musiq) 음악도 다시 많이 듣고 있고요. 비트와 보컬의 그루브함을 좋아해요. 또, 칸예웨스트(Kanye West)도 즐겨 듣고 있고요.

리 : 음. 디깅(Digging)의 범위도 좀 달라졌겠는데요?

콰 : 아니요. 기본적으로 흑인음악인 것은 변함없어요. 단지 옛날하고 달라진 건 지금은 LP 디깅을 하고 있고 건반작업도 많이 하기 때문에 제가 활용하는 소스가 좀 더 넓어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리 : 개인적으로 LP에서 따는 샘플이 느낌상으로 더 깊은 맛을 주는 것 같긴 해요. 콰이엇 씨는 어떤가요?

콰 : 사실 사운드의 차이는 없는데, 느낌의 차이인 것 같아요. LP라는 게 트는 장소마다 다 다르잖아요. 사운드세팅이 턴테이블마다, 바늘마다, LP마다 다르거든요. 또 저희 집에서 녹음을 할 때도 마이크앰프도 있고 컴프레서도 있는데, 마이크앰프일 때 나는 소리와 컴프레서일 때 나는 소리가 다르니까 그런 재미는 있는 것 같아요. 저는 LP를 많이 모은 건 아닌데 그냥 틈날 때마다 사고 있어요. 가끔씩 들으면서 (샘플로) 딸 게 있으면 따고 그래요.

리 : 주로 어디에서 디깅하나요?

콰 : 인터넷에서도 많이 하고 회현상가에서도 하구요. 국내에선 사실 사람들 가는 데가 한정적이잖아요. 여유가 되면 일본에서 많이 사오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리 : 가요 판들도 많이 구입하는 편인가요?

콰 : 최근에 많이 샀어요. 그래서 한국판도 써볼까 생각했는데 스타일이 제가 소화하기 힘들다보니 잘 안 맞더라구요.

리 : 개인적으로 옛 가요를 샘플링한 힙합음악이 참 매력적이에요. 그런데 국내에는 그런 시도가 별로 없어서 아쉬워요. 콰이엇 씨도 멋지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콰: 그래서 이번에 궁극적으로는 한국샘플을 쓰지는 않았지만, 한국뮤지션들의 영향력을 표현하고 싶어서 가사를 인용하기는 했어요. ‘한번뿐인 인생’에서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어'가 예가 되겠네요. 예전에는 단순히 힙합 자체만 생각해서 이런 부분을 신경 쓰지 못했는데 지금은 제가 한국뮤지션으로서 할 수 있는 역사적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게 샘플을 따는 일뿐인데, 아직까지는 여기서 제 스타일을 못 찾겠어요. 그래도 노력하다보면 개발이 되겠지요.

리 : LP 얘기가 나와서 말씀인데 아는 DJ 분 얘기를 들어보니 한때 일본이 국내 LP들을 다 쓸어가서 국내 희귀앨범들이 일본에 다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콰 : 아, 그렇군요. 하긴 저 일본에 갔을 때 중고CD샵이었는데, 들국화 1집 CD가 있더라구요. 물론, 희귀 CD는 아니지만, 그래도 놀랍더라구요.

리 : 혹시 프로듀서로서 ‘몇 년 안에 몇 장의 앨범을 내겠다.’하는 계획을 갖고 있나요?

콰 : 아니요. 저는 계획을 길게 안 세워요. 인생이건 음악이건 오늘만 생각하고 내일만 생각하는데 앞으로 제작업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앨범을 작업하면서 생각한 게 당분간은 쉬면서 연말에 해야겠다는 거예요. 다음 솔로앨범을 냈을 때 뭔가 대단한 걸 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일 년마다 한 번씩 앨범을 내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리 : 참, 미발표 비트를 모은 [The Lost Me]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국내 뮤지션들이 그런 음원을 잘 공개 안 하던데... (웃음)

콰 : 그렇죠. 그런데 저는 그런 걸 좀 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아끼는 것 같아요.

리 : 앨범에 수록되지 못한 곡들에 대한 부끄러움이 좀 심한 것 같기도 해요. 사실은 그런  결과물들이 힙합 씬에서는 정규 수록곡 못지않게 사람들이 많이 흥미로워하는 부분인데 말이에요.

콰 : 네. 맞아요. 솔직히 프리모 같은 경우도 미발표 곡 중에 들어보면 별로인 곡들 많잖아요. 이번에 공개한 음원의 반응을 봐서 계속 공개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비트가 너무 많거든요. 그리고 제가 혼자 듣고 즐기려고 만든 게 아니니까요.

리: 대환영입니다. 하하하. 자, 이제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었던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콰 : 좋은 음악 많이 들으시구요. 제 이번앨범이 들으시는 분께 조금이나마 삶의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리 : 꿈을 찾아 헤매는 분들에게?

콰 : 헤매던 분도 좋구요, 열심히 자기 일을 하고 있는 분도 좋구요. 제 앨범이 자신을 찾아나가는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데 영감이 된다면 최고일 것 같아요. 제목인 'The Real Me'가 굉장히 맘에 들었던 게 잠재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진정한 나’라는 것과 상통이 되었기 때문이거든요.

리: 멋지네요. 소녀 팬들에게도 한마디해주세요. (전원웃음)

콰 : 지금은 힙합 듣는 어린여성분과 학생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옛날에 힙합을 듣는다고 하면 거의 다 남자들이었어요. 남자들만의 어떤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라서 참 좋아요. 다만, 여자 팬들이 좀 더 깊이를 가지고 접근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남자 팬들은 깊이는 있는데 리액션이 별로 없고, 소녀 팬들은 리액션은 있는데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자세가 좀 부족한 것 같거든요.

리: 오랜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콰: 넵. 감사합니다.


※“아! 이건 정말 내가 만들었어야 하는데!!”라고 생각하는 비트 Best 5
랍티미스트(Loptimist) - K.O Is The Name
Musiq - Newness
에스피오네(Espionne) - 어쩌면
가리온 - 이렇게
INI - Fakin' Jax



기사작성 / 강일권, 사진: 박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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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 등록
  • 이진혁
    1. 이진혁 (2011-03-01 18:59:01 / 175.200.38.**)

      추천 0 | 비추 0

    2. 지하철비는 약간 씁쓸하네요ㅋ
  • 한형권
    1. 한형권 (2009-11-02 16:29:36 / 218.37.41.***)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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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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