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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igy - Return Of The Mac
예동현 작성 | 2009-10-27 17:14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0 | 스크랩스크랩 | 25,546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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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Prodigy Of Mobb Deep
Album: Return Of The Mac
Released : 2007-03-27
Rating : +
Reviewer : 예동현






본작은 여러모로 프로디지(Prodigy Of Mobb Deep)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거듭된 실패로 말미암아 그룹 맙 딥의 위상도 예전만 못하거니와 프로디지 개인으로서도 촌철살인의 라이밍으로 추앙받았던 리릭시스트의 명예는 그야말로 낡아빠진 녹슨 훈장과 다름없는 위치에까지 몰렸다. 좀 과장하자면 거리의 지지마저 잃어버린 그의 부활을 위한 최후의 선택이 바로 본작 [Return Of The Mac]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비장함마저 감도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5집 이후로 부진을 거듭했던 해복의 프로듀싱 대신에 믹스테이프 형식의 스트릿 앨범이라는 명분으로 90년대 후반부터 극강의 조합을 자랑했던 동료 알케미스트(Alchemist)에게 도움을 청하는 한편, 피(Pee) 그 자신은 다시금 자신의 거리에 대한 진정성을 증명하고자 펜을 들었다.

거두절미하고 본작은 상당히 흥미롭다. 아니, 흥미롭다 못해 인상적이다. 마피아처럼 정장을 차려입고 시가를 피워대는 앨범 커버에서부터 풍기는 냄새이지만 본작은 철저히 과거 지향적이며 고전적인 테마들을 가져와 매력적으로 포장한다. 앨범 전체를 프로듀스한 알케미스트는 색 바랜 느낌의 오랜 소울 샘플들을 가져와 더욱 고전적이고 아련하며 동시에 고독한 느낌으로 가공했는데 앨범의 트랙 전체를 이와 같은 스타일로 점철시키면서 흡사 옛 마피아 영화의 향수를 청각적 이미지로 재현해내고 있다. 예를 들면 “Return Of The Mac"의 공격적인 진행은 영화 [언터쳐블(untouchable)]의 그림자를 연상시키는가 하면 베스트 트랙으로 꼽을만한 ”Nickel And A Nail"의 경쾌한 그루브는 [좋은 친구들(Goodfellas)]의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간다. 대부분의 트랙이 고전 소울 샘플들을 사용했으나 그것을 현대적 감각으로 컨버젼시켜 활용하거나 재해석하는 방법이 유행인 지금 알케미스트는 오히려 고전적인 샘플들을 더욱 철저하게 고전적으로 활용하고 정석적으로 들리게끔 다루면서 오히려 색다른 신선함을 던져준다.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전체적으로 훌륭한 스타일을 창조해준 알케미스트가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준 가운데 프로디지 역시 그동안의 부진에서 벗어나 이전의 예기를 다소 회복한 기량을 들려준다. 비트가 그려주는 전체적인 그림에 프로디지의 가사는 좀 더 디테일한 부분의 붓질을 충실히 해내는데 그동안 그가 들려주었던 의미 없는 갱스터 랩에서 벗어나 묘사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주고 있다. 애초 “New York Shit"이랑 타이틀로 공개되었던 ”Return Of The Mac"은 버스타 라임즈(Busta Rhymes)의 “New York Shit"을 빌려와 프로디지가 다시금 자신이 바라본 뉴욕을 묘사한다. 사실 앨범 전반의 가사들은 그가 10년 넘게 랩씬을 누벼오며 들려주었던 내용과 별다른 점은 없지만 전작들과는 달리 돈을 벌고 싶어 하는 갱스터가 아니라 갱스터로서의 갱스터 랩을 들려주려고 노력한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뭔가 허전한데 그 이유는 내가 이 앨범을 감상하고 평가함에 자꾸 그의 솔로 전작인 [H.N.I.C.]와 무의식적으로 비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은 솔직하게 고백해야겠다. 두 앨범 모두 끊임없이 뻐기고 자랑하며 자신을 미화하거나 혹은 자신의 약점을 고백하거나 하는 종전 메시지의 기본 형태에서는 크게 빗나감이 없지만 그 묘사의 수준이나 그 묘사를 청각적인 자극으로 압도하는 라임과 플로우의 측면에서 그의 신작이 들려주는 것은 아무래도 솔로 전 작보다 훨씬 약하다. 사실 그의 살벌한 가사는 [Murda Muzik] 이후로 점차 신선함을 잃기 시작했고 [H.N.I.C.]까지는 메시지를 초월한 프로디지만의 스타일과 화려한 라임의 매력이 유지되었기에 리릭시스트 프로디지의 명성이 유효했지만 본작의 랩을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그런 나름의 매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무리 들어봐도 “Return Of The Mac"의 김빠진 훅은 옥에 티로 작용하며 스타일의 문제로 넘기기엔 너무 숨차 보이는 그의 플로우가 아쉬움이 남는다. 예전과 같은 힘이 느껴지지 않는 랩의 흐름은 알케미스트 비트의 훌륭하지만 인상적인 포인트는 없이 일관적으로 흘러가는 전체적인 사운드에 강렬한 마침표를 찍어주지는 못한 채 그저 그 흐름을 타고 흘러가는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모르지만 공격적인 바이브가 넘실대는 "7th Heaven”보다는 향수에 젖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Nickel And A Nail"이나 “Legend"에서의 랩이 좀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

약간의 불안이 잔재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본작은 그간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며 존경을 잃고 의심당했던 그의 위상에 전환점이 될 만한 앨범이다. 메인스트림의 상업적인 감각이 전혀 배제된 채 철저히 인디적인 형태로 흘러가는 본작의 사운드와 작정하고 써내려간 그의 랩은 최고까진 아니더라도 훌륭하고 대담한 시도로써는 손색이 없다. 본작이 보여준 가능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기적인 음악이 대중들의 외면을 받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상업적 성공이건 무엇이건 작품 외적인 어떤 것에 지배받는 상태에서 만든 앨범은 높이 평가받기 힘들다. 결국,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음악을 하고 그것이 훌륭하다면 청자는 그것을 알아보기 마련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예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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