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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ykah Badu - New Amerykah, Pt. 1: 4th World War
오이 작성 | 2009-10-27 17:40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2 | 스크랩스크랩 | 23,400 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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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Erykah Badu
Album: New Amerykah, Pt. 1: 4th World War
Released : 2008-02-26
Rating :
Reviewer : 오이







아, 이럴 수는 없다. 아무리 뛰어난 뮤지션이라해도 평작과 수작은 항상 공존하기 마련이다. 이는 실수하는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당연한 결과이거늘, [Baduizm]으로 충격적인 데뷔를 이루었던 에리카 바두(Erykah Badu)에게는 그런 인간의 취약점은 아예 존재조차 하지 않은 것 같다. 다시 한번 우릴 혼란 속에 빠트리는 그녀의 새 앨범 [New Amerykah, Pt. 1: 4th World War]는 돌이켜보건대 그동안 그녀가 쌓아왔던 커리어 중에 단연 최고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생각해보면 90년대 후반에도 지금과 상황은 비슷했다. 힙합은 90년대에도 주류였고, 락음악을 즐기는 젊은이들 보다는 힙합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 힙합을 흡수해 인기를 얻었던 뉴잭스윙이 서서히 쇠락하고 이후 새롭게 등장한, 힙합과 알앤비 가운데 어느 범주에 포함시켜야 할지 알 수 없는 모호한 흑인음악들이 메인스트림을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시대든 주류가 있으면 비주류도 존재하는 법이다. 네오 소울은 그 즈음해서 고개를 들었다. 사실 네오 소울의 상업적 인기는 그리 오래간 편이 아니다. 다소 혁신적이긴 했으나 음악 판도를 180도 바꿔 놓을 정도로 성공한 작품들은 많지 않았다. 물론, 디엔젤로(D'angelo)나 맥스웰(Maxwell), 라산 패터슨(Rahsaan Patterson)처럼 대형 신인들을 거물급 뮤지션으로 키우는 길을 열어 주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뮤지션들이 당시 양상을 띤 앨범을 발표하고 있으니, 그 등장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에리카바두는 바로 그런 짧지만 굵은 시절에 그들과 함께 등장했다. 디엔젤로 곡들에서 보컬을 담당하면서 메인스트림에 이름을 알린 그녀는 그 뒤 [Baduizm]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세상에 내놓았고, 그 결과물은 매우 완벽했다. 오버사이즈의 터번을 머리에 두르고 주술적인 마법과도 같은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그녀는 흡사 빌리 홀리데이가 환생한 것만 같았고,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음악은 알앤비 팬들뿐만 아니라 음악계 전반을 흥분시켰다. 그리고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은 힙합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려 한다. 비대한 아프로 머리와 함께 말이다.

[Worldwide Underground]가 EP의 형식으로 발매되었으니 이를 제외하고 보면 정규 앨범으로는 8년 만에 발표하게 되는 [New Amerykah, Pt. 1: 4th World War]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힙합'이다. 이는 굳이 음악을 들어보지 않아도 나인스 원더(9th Wonder), 사라(Sa-Ra), 매드립(Madlib) 등 참여진의 이름만 봐도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점들 때문에 그녀를 '네오 소울의 여왕'으로 아는 이들에게 다소 섭섭함을 안겨줄 수도 있다. 하지만, 사운드를 떠나서 그녀의 소울풀한 보컬은 여전하니 그런 것쯤은 금방 묻어 두고야 만다. 게다가 힙합적 성향을 대놓고 드러냈음에도, 이 앨범에는 랩이 없다.

신나는 R.A.M.P의 훵크로 시작하는 첫 곡 'Amerykahn Promise'는 원곡을 거의 손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몇 가지의 스킬만 입힌 곡으로, 70년대 사운드에 전적으로 의존해, 미래인지 과거인지 알 수 없는 빈티지와 퓨쳐리즘이 공존하는 트랙이다. 사람들과 세상에 대해 이야기 하려는 그녀의 의도가 있으니만큼 이번 앨범이 전작들과 좀 다를 것이라는 선전 포고처럼 들리기도 한다. 첫 싱글곡이자 재미있는 뮤직비디오를 보유하고 있는 'Honey'는 나인스 원더와 함께한 트랙으로, 훵키하고 그녀만의 재기가 살아있는 곡이다. 나인스 원더 비트를 전면에 깔고 기본적인 형식의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이 곡은 싱글 곡임에도 앨범에는 보너스 트랙으로 실려 있는데, 아마도 애초 2CD로 발매 예정이었던 상황을 고려해보면 싱글을 염두에 두고 수록한 곡이 아닐까 싶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매드립(Madlib)이 담당한 두 번째 트랙 'The Healer'는 그의 팬들도 만족할만큼 그만의 감각적인 비트와 사운드를 담은 트랙으로, 힙합에 대한 그녀의 애정이 묻어나는 곡이다. 아마도 팬이라면 에리카 바두가 데뷔 전 애플즈(Apples)라는 힙합 듀오를 결성해 랩을 한 경력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앨범의 성격을 완전히 힙합에 의존했음이 어색하지 않음은 이전의 이런 경력을 갖고 있기 때문일 듯하다. 또한, 이 곡을 비롯해 'My People', 'Soldier', 'Twinkle' 등 간결하고 견고한 비트로 만으로 이루어진 트랙들은 현재 그녀가 추구하는 성향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소울 음악뿐만 아니라 힙합에서까지 자신의 스타일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구성함으로써 에리카 바두란 인물에 일관성을 이루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도 일단 힙합은 힙합이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알앤비 뮤지션이며 소울 시스터이다. 소울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배제하지만은 않은 트랙을 꼽자면 'That Hump'나 'Master Teacher'가 될 수 있다. 이들 트랙은 마치 힙합보다는 그녀의 소울을 듣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선사하는 선물처럼 수록되어있다. 특히, 두 가지의 상반된 스타일이 한 곡으로 묶여 있는 이 트랙들은 언제나 얼굴을 잡아먹을 듯한 안경, 세상 넓은 줄 모르고 부풀린 아프로 머리 등 비대칭적으로 몸에 지니기에는 큰 무언가를 하고 등장하고는 하는 그녀의 커스튬 특성이 그대로 담겨 있는 트랙들이 아닐까 싶다. 싱글 곡 'Honey'를 제외하면 마지막 트랙이 되는 'Telephone'은 작년에 사망한 힙합 뮤지션 제이 딜라(J Dilla)를 추모하는 곡으로 그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트랙이다. 제임스 포이저(James Poyser)와 퀘스트러브(?estlove)가 함께한 이 곡은 톤 다운된 사운드가 네오 소울적인 감각을 한껏 살리고 있다. 제이 딜라뿐만 아니라 제이 딜라를 사랑했던 모두가 이 곡을 통해 그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본래 2CD로 발매예정이었던 탓에 앨범 트랙 수는 비교적 짧지만, 그만큼 양질의 곡을 담고 있어 오히려 예의상 어정뜬 몇 곡으로 양을 채운 긴 트랙의 앨범들보다 훨씬 더 만족을 준다는 것은 당연한 결과리라. 힙합이면 힙합, 재즈면 재즈, 소울이면 소울. 장르간에 극적인 효과를 콜라주 기법처럼 자르고 붙여 하나의 스타일로 창조해내는 것은 이번 앨범뿐만 아니라 그녀의 모든 음악을 지배하고 있는 에리카 바두의 이데올로기다. [New Amerykah, Pt. 1: 4th World War]는 그녀의 그런 이데올로기의 집약이다. 네오소울의 퍼스트 레이디. 수많은 힙합 뮤지션들의 사랑스러운 뮤즈. [Baduizm]을 발표한 후, 꼭 10년 세월 후에 등장한 이번 앨범을 통해 뮤지션으로서 진정한 정체성을 완성하고 있는 그녀는 아직 Part 2가 남아있어서 이렇다 하게 확실히 할 수 없지만, 그 뒤편이 궁금하면서도 걱정은 없다. 적어도 Part 1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뭐, 어떤 관점에서 앨범을 듣느냐에 따라 실망도, 탄성도 낼 수 있는 앨범이지만 분명한 것은 이 앨범은 'So f**kin' Cool!' 하다는 사실이다. 



기사작성 / RHYTHMER.NET 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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