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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머 첨삭지도 1강: '힙합인의 염원이 리얼 연주...' 뭐요?
남성훈 작성 | 2012-06-01 15:57 업데이트 | 추천추천하기 74 | 스크랩스크랩 | 45,730 View



‘리드머 첨삭지도’는 각종 매체(온•오프 잡지와 신문 등)에서 흑인음악, 또는 관련 대중문화의 기본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작성되어 잘못된 정보나 왜곡된 내용을 전파할 우려가 있는 공식적인 글을 콕 찍어내어 대놓고 태클을 거는, 장르 문화와 흑인음악 바로 세우기를 위해 리드머가 기획한 도발적인 프로젝트입니다. 단, 글과 말의 출처가 된 매체는 밝히되 실명은 거론하지 않는다는 걸 규칙으로 합니다.

"리쌍의 경우는 힙합에서의 복고가 기껏해야 레트로 소울일 것이라는 전제를 넘어서려는 타개책이다. 겉으로만 보이기에는 우습게 보여도 힙합계의 두 맏형은 적어도 할 것은 하더라."

이상은 음악비평 웹진 이즘(IZM)의 5월 앨범리뷰로 등록된, 리쌍의 [Unplugged] 앨범 리뷰의 마지막 문장이다.

우선, "힙합에서의 복고가 기껏해야 레트로 소울일 것이라는 전제" 부분을 보자.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진 생각이기에 “전제”라는 말까지 사용했는지부터 궁금하다. 만약, 칸예 웨스트(Kanye West) 등이 한차례 바람을 일으켰던 고전 소울과 알앤비 고유의 품격을 이어가면서 힙합 특유의 비트감을 입혀 재가공한 샘플링 작업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기껏해야” 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고, 무엇보다 복고 밴드사운드를 재현한 편곡과 샘플링작법을 동일 선상에서 그것도 “넘어서려는 타개책”으로 판단한 것은 힙합 비트메이킹의 문화적 이해가 결여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불편한 전제와 판단 후 나온 결론은 “할 것은 하더라”인데, 여기서 혹시 평자가 특정 장르의 음악을 타 장르와 비교우위, 혹은 비교열위에 두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 노파심에 얘기하자면, 지금 리쌍의 탈 장르 편곡 자체에 대해 논하자는 게 아니다. 결국, 의심을 지울 수 없어 찾아봤다. 같은 평자가 역시 이즘에 기고한 트레비스 바커(Travis Barker)의 [Give The Drummer Some]을 읽어보니 의심이 아님은 확실해진다.

"허를 찌르는 펑크 드러머의 일대사고가 힙합 팬들에게는 무척 반갑다. 힙합 팬이나 심지어 뮤지션까지 리얼 연주가 탄탄하게 받쳐주는 힙합 사운드를 향한 염원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더 루츠(The Roots)의 드러머 퀘스트러브(?uestlove)에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릴 웨인이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일렉 기타를 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뮤지션의 시각에서는 '힙합은 악보도 못 읽는 이들이 만드는 저급 음악'이라는 편견에 도전하는 몸부림의 표현이다. 무엇보다 팬들 역시 재미없는 루프에 랩을 얹기만 하는 직무유기 아티스트보다는 살아 꿈틀거리는 재밍 안에서 빛나는 랩을 듣고 싶어 한다."

위 마지막 문단은 정말 한 문장도 버릴 것이 없는 굉장한 해프닝이다. 디깅(Digging), 샘플링(Sampling), 루핑(Looping)으로 이어지는 힙합 고유의 작법 자체가 갖는 문화적/음악적 가치와 성취를 부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힙합 팬이나 심지어 뮤지션까지 리얼 연주가 탄탄하게 받쳐주는 힙합 사운드를 향한 염원이 가득" 했다는 오명을 씌우는 것에서 정점을 찍는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고민이 되는 “릴 웨인이 그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일렉 기타를 잡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란 문장은 장르/문화 자체를 해괴한 논리로 부정하고 있다. 한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의 짧은 외도가 언제부터 자신이 속한 장르의 발전(?)을 위한 “몸부림의 표현”으로 해석되었는지 궁금하다. 더해서 아티스트에 따라 확연한 수준 차이가 생기기 마련인, 특유의 질감과 밀도가 만드는 그루브가 주는 중독적인 루프는 “재미없는 루프” 하나로 묶였다. “직무유기 아티스트”는 힙합 고유의 방법론을 지키는 랩퍼를 향하는 것 같은데, 랩의 수준을 말하기보다는 “얹기만 하는” 랩이 “재밍 안에서 빛나는 랩”이 되는 납득하기 힘든 과정을 말하는 것이 과연, 더 중요한 지점인가 싶다. 자, 이제 [Unplugged] 리뷰를 다시 읽어보면 좀 더 평자의 속내가 잘 읽힌다. 단어 하나하나에 편견을 가질 필요가 있음이 잘 설명되었기를.

오늘의 리드머 첨삭지도 끝.

- Copyrights ⓒ 리드머(www.rhythmer.net) / 글: 남성훈
모든 리드머 콘텐츠는 사전동의 없이 영리적으로 이용하실 수 없습니다.

코멘트

  • 등록
  • didodidodip베플
    1. didodidodip (2012-06-01 16:46:38 / 1.241.11.***)

      추천 14 | 비추 2

    2. 와.. 이즘.. 말같지도 않은 힙합리뷰를 써서 안들어간지 오래됬지만
      이렇게 보니까 또 화가 나네요..
      그나저나 이 글 ㅋㅋㅋ 완전 돌직구인데요 ㅋㅋㅋㅋ
      이렇게 써도 괜찮으실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너무 재밌네요 ㅋㅋ
      완전 힙합 ㅋㅋㅋ
  • 임정식
    1. 임정식 (2013-01-23 14:51:21 / 121.173.199.**)

      추천 0 | 비추 0

    2. ㅋㅋㅋ좋은글감사합니다
  • Abrasax
    1. Abrasax (2013-01-11 16:20:11 / 210.110.61.***)

      추천 0 | 비추 0

    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Fukka
    1. Fukka (2012-06-08 23:53:33 / 211.246.77.***)

      추천 0 | 비추 0

    2. 최곱니다. 더불어 새 리드머도 최곱니다.
  • 조원희
    1. 조원희 (2012-06-07 14:24:31 / 76.172.149.**)

      추천 0 | 비추 0

    2. 대박이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제가 원하던 기사 ㅋㅋㅋㅋㅋㅋㅋ
  • 요다심
    1. 요다심 (2012-06-03 08:09:05 / 122.35.252.***)

      추천 1 | 비추 0

    2. 완전 제대로인데요 ㅎㅎㅎ
  • 김진수
    1. 김진수 (2012-06-02 22:41:41 / 222.107.215.**)

      추천 0 | 비추 0

    2. 아 정말 시원한 기획인데요..ㅋ
  • 박상현
    1. 박상현 (2012-06-02 15:58:33 / 1.247.186.**)

      추천 2 | 비추 0

    2. 꼰대들 많기로 유명한 이즘 역시...
  • 버기
    1. 버기 (2012-06-02 00:58:56 / 125.177.105.***)

      추천 0 | 비추 0

    2. 아 그리고 제 리플이 좀 혼란스럽게 표현된것 같은데
      깎아내린다는 의미가 리드머가 이즘을 깎아내렸다는게 아니라 이즘이 힙합을
      굳이 깎아내릴 필요가 있냐 그런 뜻 이었습니다 ㅎㅎ
  • 박정현
    1. 박정현 (2012-06-01 23:52:00 / 203.226.205.***)

      추천 2 | 비추 0

    2. 이즘 흑인음악 리뷰 뭣같기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신...ㅋㅋ꼰대 지식인들의 어휘력 자랑대회ㅉㅉ 이런 기획 정말 사랑합니다...
  • DeadMB5
    1. DeadMB5 (2012-06-01 23:24:59 / 14.33.208.**)

      추천 1 | 비추 0

    2. 이게 이즘을 비롯한 한국 평론계의 현실. 아는건 X도 없으면서 말만 배배 꼬면 다 평론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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